제목 | 부끄럽게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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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07-17 | 조회수3,066 | 추천수32 | 반대(0) 신고 |
7월 17일 연중 제15주간 목요일-마태오 11장 28-30절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부끄럽게도>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또 수도자나 사제들에게 있어서 "참된 휴식"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참된 휴식이란 예수님 그분께로 나아가는 일입니다. 예수님 그분 발치에 자리잡고 앉는 일입니다. 그분의 얼굴을 마주 뵙는 일, 그분의 감미로운 사랑을 느끼는 일입니다.
결국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참된 휴식이란 기도하는 일입니다. 예수님 그분의 좋으심을 찬미하는 일, 그분의 아름다움을 관상하는 일입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부끄럽게도 엉뚱한 곳에서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찾기 위해 숱하게도 헤매 다녔습니다.
남들이 좋다는 휴양지로, 낚시터로, TV앞으로...결국 그 모든 휴식들은 찰나적인 것들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더욱 부끄러운 것은 "매일의 기도와 미사, 묵상은 내 삶에 있어서 가장 감미로운 휴식의 순간인가?" 반문해봤을 때, 한마디로 "아니올시다!"였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부담스럽고, 때로 짜증나고, 때로 속박이고 그랬습니다.
이 말은 결국 제 영적 생활에 대한 총체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표시겠지요.
다시 한번 예수님 그분 앞에서의 참된 휴식, 참된 마음의 평화, 삶의 기쁨을 추구하는 하루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진정한 휴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 사랑하는 사람의 눈동자를 바라보고, 함께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죽이는 것이 참 휴식입니다. 결국 기도입니다.
<휴가 때의 기도>
바쁘고 숨차게 달려오기만 했던 일상의 삶터에서 잠시 일손을 멈추고 쉼의 시간을 그리워하는 저희를 따뜻한 눈길로 축복하시는 주님,
가끔 한적한 곳으로 들어가 쉼의 시간을 가지셨던 주님처럼 저희도 휴가가 게으름의 쉼이 아닌 창조적인 쉼의 시간으로 의미 있는 하얀 소금 빛 보석이 되게 해주십시오.
피곤한 몸과 마음을 눕히는 긴 잠도 주님 안에 머물면 달콤한 휴식이리니 저희가 쉴 때에도 늘 함께 하여 주심을 믿습니다.
휴가의 순례 길에서 저희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좀 더 고요하고 슬기로운 사람으로 새로워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넓디넓은 바다에서는 끝없이 용서하는 기쁨을 배우고 깊고 그윽한 산에서는 한결같이 인내하는 겸손을 배우며 각자의 자리에서 성숙하게 하십시오.
항상 곁에 있어 귀한 줄 몰랐던 가족, 친지, 이웃과 담담한 인연을 더없이 고마워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은혜로운 휴가가 되게 해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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