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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1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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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7-18 조회수1,251 추천수10 반대(0) 신고

◎ 2003년 7월 18일 (금) -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12,1-8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1)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는데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잘라먹었다. 2)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저것 보십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3)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4) 그는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서 그 일행과 함께 제단에 차려 놓은 빵을 먹지 않았느냐? 그것은 사제들밖에는 다윗도 그 일행도 먹을 수 없는 빵이었다. 5) 또 안식일에 성전 안에서는 사제들이 안식일의 규정을 어겨도 그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책에서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6) 잘 들어라. 성전보다 더 큰이가 여기에 있다. 7) ’내가 바라는 것은 나에게 동물을 잡아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았더라면 너희는 무죄한 사람들을 죄인으로 단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8)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법을 선행(先行)하는 정신

 

그리스도교의 모태가 되는 유대교의 핵심은 야훼 하느님께 대한 유일신관(唯一神觀)이다. 이는 유대인들이 다신론적인 근동 아시아 세계 안에서 오랜 시간과 노력을 거쳐 얻어낸 그들 신앙의 핵심이다. 신앙은 무릇 내용(contents)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행위(action)를 수반해야 하듯이 유일신 하느님에 대한 유대교 신앙의 내용은 그분이 내려주신 율법(토라, 모세오경)이며, 신앙의 행위는 이 율법을 준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율법을 실제로 지킨다는 것이 곧 그들 신앙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하느님과 동일시되는 율법을 준수하는 데 있어서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해석하느냐는 것이다. 결국 유대교 안으로 율법의 관리와 해석을 담당하는 그룹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들이 바로 랍비(선생)들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사람들이다. 이 선생들이 율법을 관리하고 해석하면서 "시행세칙"을 만들었으니 이것이 바로 탈무드(Talmud)이다. 탈무드는 유대교 율법의 시행세칙과도 같은 것으로서 율법의 해설, 구전(口傳, 미슈나), 전통적 관습, 축제, 민간전승 등을 총망라한 책으로서 유대인의 정신적, 문화적인 유산으로 평가된다. 탈무드는 약 1만 2천 권의 엄청난 규모로서 유대인들 지혜의 총집합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지금도 이 책은 계속 기록되고 있다.

 

어제 헌법의 제정을 기념하는 제헌절을 지낸 우리에게 예수께서는 오늘 마침 법과 법의 정신에 관하여 들려주신다. 마태오복음사가는 원전(原典)이 되는 마르코의 같은 대목(2,23-28)을 참조하면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27절)는 말을 삭제하였다. 그 이유는 자칫 이 부분이 안식일 법을 폐기하려는 의도로 착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마태오는 이미 예수께서 율법이나 예언서의 말씀을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는 자신의 독자적인 편집을 통하여 율법의 완성을 강조한 바 있다. 오늘 복음에서 마태오는 "안식일"과 "제자들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밀 이삭을 잘라먹는 행위"를 놓고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예수님의 대립상황을 묘사하고 있다.(1-2절) 율법은 "이웃집 밭에 서 있는 곡식 이삭을 손으로 잘라먹는 것은 괜찮지만 곡식에 낫을 대면 안 된다"(신명 23,26)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제자들의 행위는 범법행위가 아니지만,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이를 안식일 법과 관련짓고 있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다윗과 그 일행의 행동(1사무 21,1-10)과 아론과 그의 아들들, 즉 사제들에 대한 안식일의 예외규정(레위 24,9)을 들어 그들의 생각을 흩어버리신다.(3-5절)   

 

오늘 복음의 요점은 사람의 아들이 바로 법(法)의 주인이시라는 것이다.(8절) 여기서 사람의 아들은 예수님을 지칭한다. 그분은 메시아의 상징인 다윗이나 대사제인 아론보다 크신 분이시며, 유대교 신앙의 요람인 성전(聖殿)보다 크신 분이시며, 율법의 주인이시다. 어떤 법이든 그 법이 제정되기까지의 정신이 있다. 이 말은 법을 제정하는 정신이 제정된 법을 선행(先行)한다는 말과 같다. 오늘 복음에서 "내가 바라는 것은 나에게 동물을 잡아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호세 6,6; 마태 9,13)는 구약의 인용이 바로 법의 정신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제사(祭祀)는 곧 규정된 법이요 자선(慈善)은 이 법을 제정한 정신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좋은 양심과 도덕이 법을 앞질러 간다는 말씀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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