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4달 동안의 대피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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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07-29 | 조회수2,274 | 추천수34 | 반대(0) 신고 |
7월 30일 연중 제17주간 수요일-마태오 13장 44-46절
"하늘 나라는 밭에 묻혀 있는 보물에 비길 수 있다. 그 보물을 찾아 낸 사람은 그것을 다시 묻어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4달 동안의 대피정>
벌써 몇 달째 뵙지 못했던 저희 집 단골 할머니께서 오셨기에 반가운 마음에 차를 한잔 같이 마셨습니다.
"어디 해외로 효도관광이라도 다녀오셨겠지"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면도로를 걸어가시던 중에 한 운전자의 부주의로 할머니께서는 장장 4개월 동안이나 병원 신세를 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그래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냐? 지금은 좀 어떠시냐?"고 여쭸더니, "솔직히 평생 처음으로 그렇게 4달 동안 꼼짝없이 침대에만 누워있었다. 처음 한 두 달간은 견딜 수가 없었다. 통증도 컸지만, 가해자가 그렇게 원망스러웠고, 미운 마음이 가시지 않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세 달 째 들어서면서 마음을 바꾸어먹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내게 대 피정 한번 하라고 이런 기회를 주신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운신이 온전치 못하심에도 불구하고 활짝 웃으시면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요즘은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옆 침대에 누워있던 사람들을 보며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머리도 다치지 않았고, 뼈도 제대로 붙었고, 정말 고마운 일이다. 병실에서 지낸 네 달이 힘들었지만 내 평생에 가장 좋았던 시간이었다. 하느님을 정말 만난 시간이었다."
고통 안에서, 이해하지 못할 불운한 사건 가운데서도 하느님의 뜻을 찾고 하느님의 눈으로 만사를 바라보려는 할머니의 신앙이 참으로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묵상해봅니다. 취직하기도 힘들뿐더러 직장에 견뎌내기도 점점 힘들어지는 이 팍팍한 세상에 가장 우선적인 것이 돈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돈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있으면 좋기야 하겠지만 언제까지나 가둬둘 수 없는 것이지요. 좀 모였다 싶으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마는 것이 돈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남겨진 재산으로 인해 형제간에 의가 상하고 못 볼 일도 보는 것이 우리네 삶이지 않습니까? 갑자기 생긴 목돈을 주체하지 못하다가 사람 버리고 패가망신하는 모습을 수도 없이 보지 않습니까?
삐까번쩍하는 최고급 가구들이나 첨단 가전제품들, 나비 날개같이 가볍고 질이 좋은 값비싼 메이커 옷들, 정말 좋지요. 그러나 세월 앞에 지들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때가 끼고 싫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갖다 버리려 해도 괴롭습니다.
그토록 죽고 못살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변하지요. "사랑이 어떻게 변할 수 있어?"라고 반문하지만 사랑도 변합니다. 특히 성장시키지 못할 때, 성숙시키지 못할 때 즉시 퇴락하고 마는 것이 우리 인간의 사랑입니다.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할 목표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십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존재, 아무리 만나도 싫증나지 않는 대상,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 끊임없이 뭔가 새로운 가치가 솟아나는 보물창고 같으신 분,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만이 영원하십니다. 그분이야말로 우리의 한평생을 걸어볼 만한 분이십니다. 그분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좌표요 그분이야말로 우리의 전부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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