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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애정결핍의 가장 좋은 치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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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8-03 조회수3,406 추천수32 반대(0) 신고

8월 4일 월요일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마태오 14장 13-21절

 

"예수께서 배에서 내려 거기 모여든 많은 군중을 보시자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들이 데리고 온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애정결핍의 가장 좋은 치료약>

 

아이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면 가급적 아이들의 가정사, 특히 부모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피하는 편입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비행청소년 관련 논문을 위한 설문조사나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도 최대한 사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안 그래도 상처받고 가슴아파하는 아이들에게 또 한번 상처를 안겨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아이들 쪽에서 먼저 부모와 관련한 이야기를 꺼낼 때가 있습니다. 물론 자신들의 부모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부모에 대해 큰 자부심을 지니고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부모와 관련한 좋은 추억거리보다는 가슴 미어지는 사연들뿐이어서 이야기의 끝은 대부분 씁쓸할 따름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이야기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슬픔에 겨워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합니다.

 

부모와의 이별, 부모의 부재로 인한 저희 아이들의 애정 결핍 상태는 때로 심각합니다. 애정 결핍의 결과 먹어도먹어도 늘 허기가 지는 아이도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은 하늘에 떠가는 뭉게구름만 봐도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요. 단란한 가정을 소재로 한 TV드라마만 봐도 갑자기 우울해집니다.

 

이런 아이들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측은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이런 애정 결핍에 가장 좋은 처방전은 물론 헤어졌던 부모의 재결합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렇다면 차선책은 무엇이겠습니까? 부모의 결핍으로 인한 애정 결핍을 메꿔줄 수 있는 그 누군가의 더 깊은 애정, 더욱 찐한 사랑뿐입니다.

 

3년 간의 애정결핍 상태를 살아왔던 아이에게는 9년 간 그 누군가의 진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10년 간의 애정결핍 상태에서 살아왔던 아이에게는 30년 간의 더 깊은 애정이 필요합니다.

 

결국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사랑뿐입니다. 끝없는 용서와 끊임없는 격려뿐입니다. 결국 예수님의 한없는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 그것이 애정결핍의 가장 좋은 치료약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목자 없는 양들처럼 방황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눈여겨보십니다. 측은한 마음이 들어 당신 친히 그들의 목자가 되겠노라고 다짐하십니다.

 

목자가 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백성들을 향한 구체적인 애정의 표현으로 앓는 사람들을 낫게 하시고 굶주린 백성들에게 빵을 먹이시는 기적을 행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애정 표현의 대상이 누군가를 절대로 따지지 않으십니다. 이방인인지 이스라엘 사람인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죄인인지 의인인지도 따지지 않으십니다.

 

그저 그가 한 측은한 인간이기에, 오랜 세월 고통을 겪어온 인간이기에, 지금 당신 눈앞에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는 한 나약한 인간이기에 자비를 베푸시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 한없는 사랑,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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