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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마리아 비안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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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8-04 조회수1,540 추천수12 반대(0) 신고

◎ 2003년 8월 3일 (월) -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

 

아르스의 성자(聖者) "세례자 요한 마리아 비안네"는 1786년 5월 8일 프랑스의 리용 근교에서 태어났다. 1789년 7월 14일부터 1794년 7월 28일에 걸쳐 일어난 프랑스 시민혁명 시기에 그는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 혁명으로 말미암아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살해되고 추방되는 가운데 비안네는 비밀리에 첫영성체를 받았다. 18세 때 부친의 허락을 받고 에퀼리 본당 발레 신부의 지도를 받으며 개인적으로 사제직을 위한 공부를 시작하였으나, 기초 교육이 부족하고 수학 능력도 많이 뒤떨어져 패색(敗色)이 짙었다. 그러나 발레 신부의 도움으로 신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신심과 성품을 인정받은 비안네는 1815년 8월 13일 그르노블에서 시몽 주교로부터 사제 서품을 받았다. 비안네 신부는 본당 발레 신부의 에퀼리 성당에서 2년 동안 보좌신부 생활을 거친 후 1818년 신자 230명의 작은 마을 아르스에 부임하게 된다. 아르스 마을의 사람들은 포악하고 못된 것으로 이름나 있었다. 당시 총대리 신부가 내린 임명장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비안네 신부님을 아르스의 본당신부에 임명합니다. 아르스는 사랑이 부족한 곳이니 신부님의 사랑을 그들과 함께 나누시길 빕니다." 아르스에 도착한 비안네 신부는 가진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다. 그에겐 마을 사람들을 위한 기도와 참회뿐이었다. 수년간 감자만 먹으며 금욕적인 생활을 통해 사랑을 실천했던 비안네 신부를 통해 사람들은 변해갔다. 그는 밤낮없이 고해소에 앉아 고해성사를 베풀었다. 다른 지방의 사람들도 아르스에 몰려와 그의 영적 설교를 듣고 참회하며 고해성사를 받았다. 그의 모범적 사제활동은 범교구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하였고, 1855년 정부에서도 그에게 지방기사작위를 수여했다. 비안네 신부는 1859년 8월 4일 세상을 떠났고, 교황 비오 11세 (1922-1939)에 의해 시성되었다. 비안네 신부는 겉으로 보기에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신부였다. 그러나 그는 내적으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성인은 사람들과 나누었던 것이다.

 

[오늘의 복음]  마태 14,13-21

<예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 때에 13) 예수께서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들으시고 거기를 떠나 배를 타고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그러나 여러 동네에서 사람들이 이 소문을 듣고 육로로 따라왔다.

14) 예수께서 배에서 내려 거기 모여든 많은 군중을 보시자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들이 데리고 온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15)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늦었습니다. 그러니 군중들을 헤쳐 제각기 음식을 사 먹도록 마을로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보낼 것 없이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셨다. 17) 제자들이 "우리에게 지금 있는 것이라고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입니다" 하고 말하자 18) 예수께서는 "그것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19) 군중을 풀 위에 앉게 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20)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21) 먹은 사람은 여자와 어린이들 외에 남자만도 오천 명 가량 되었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

 

오늘 복음은 마태오가 전해주는 예수님의 오천 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이다. 4복음서 전체를 살펴보면 예수님께서 행하신 빵의 기적은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마르 6,32-44; 마태 14,13-21; 루가 9,12-17; 요한 6,1-15)과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마르 8,1-9; 마태 15,32-39)의 두 가지 형태로 전해진다. 앞에서 보듯이 오천 명의 기적은 4복음서 모두가 전하고 있으나, 사천 명의 기적은 마르코와 마태오만 전하고 있다. 물론 마르코복음이 구전(口傳)이나 예수어록의 원전(原典)에 제일 충실했을 것이고, 마태오와 루가복음은 저자의 의도에 따라 다소 수정을 가하였으나, 요한복음은 원전의 기적사화를 토대로 완전히 독창적인 신학을 펼치고 있다.(연중 제18주일 복음 참조)

 

마태오복음에서 예수님의 갈릴래아 활동기(4,12-18-35) 중 비유설교(13장)와 공동체설교(18장) 사이에 등장하는 주된 모티브는 "빵"이다. 적어도 마태 14장 13절에서 16장 12절까지에 기록된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을 이끌어 가는 핵심적인 사상이 바로 "빵"이라는 것이다. 이 대목은 우선 오천 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14,13-16)으로 시작하여, 그 가운데 사천 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15,31-39)을 삽입하고, 마지막 부분에 가서 두 가지 빵의 기적에 대한 의미해석(16,9-12)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 복음에 의하면 세례자 요한의 죽음소식을 접한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고 한다. 아마 요한의 죽음을 애도(哀悼)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예수님이 계신 곳을 찾아 몰려들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데리고 온 병자들을 모두 고쳐 주신다.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에겐 끼니걱정이 함께 엄습한다. 제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란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뿐, 자기들이 먹기에도 부족한데,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아찔하고 눈앞이 캄캄했을 것이다. 그들이 내린 결론은 예수께 청하여 사람들을 헤쳐 물리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생각은 달랐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는 것이다.(16절) 무엇을? 어떻게?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조족지혈(鳥足之血)도 안 되는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를 주란 말인가?

 

복음이 전해주는 빵의 기적은 다른 기적들과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메시아적 특성을 드러내는 기적이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다니면서 많은 기적들을 체험하였다. 자신들의 평범한 이론과 습관들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예수님은 마치 평범한 일처럼, 그냥 우리가 늘 생각하고 행하는 패턴처럼 여기신다. 가진 것이 많건 적건 간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는 것이다. 그러니 가진 것, 있는 것을 그냥 주면 되는 것이다. 요한복음사가가 단순한 빵의 기적을 가지고 생명의 빵(성체성사신학)을 구상하거나(요한 6장), 마르코복음에는 없는 "여자와 어린아이들"(21절)을 끌어들여 누구나 참여하는 미사성제를 마태오복음사가가 구상하든지 간에, 오늘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의 축일에 예수께서 우리에게 내리시는 복음(福音)은 있건 없건, 많든 적든 간에, 있다면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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