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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영화 쪽지 캡슐 작성일2003-08-04 조회수1,444 추천수5 반대(0) 신고

 

 

   시간은 날 기다려 주지 않는가 봅니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곧잘 나도  

   어린아이처럼 변해가는 것을 느끼고 어른들과 함께 있으면 금새 애늙은이 하나

   앉아 있다고 할 만큼 나 자신을 잊고 사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나이도

   잊어버리고 살고 가끔 어떤 일에 열중하다가 문득 답답하여 정신을 차려보면

   숨쉬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별로 건강한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살아 있습니다. 신비스럽게도 말이죠...

 

   요즘 세상을 너무 쉽게 떠나가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오늘은 잘잘못을 떠나서

   우리 사회의 큰 일꾼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인물을 또 어이없이 떠나보내야 합니다.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죽음에 대한 관심이 두려움을 넘어선 어떤 평화같은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런 저는 이렇게 살아 있는데 너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앞장을 서서 가고 있군요. 세상에 남아 있는 이들이 죄책감에 시달리

   기 충분한 이유들을 남겨 놓고 말입니다.

 

   캠퍼스 한 구석에 앉아 우연히 보게된 노을의 황홀한 빛깔에 정신이 팔려 있는 나를

   발견한 친구는 내 모습이 너무 진지해 보여 말도 건넬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나는 그때 내가 죽게 된다면 저 빛깔을 닮은 아름다운 이야기 한 토막 정도는 남기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지요...

 

   그때 그 노을 앞에서 친구도 잊고 했던 나만의 작은 맹서가 날 지금까지 지탱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심으로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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