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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3-08-16 조회수1,415 추천수5 반대(0) 신고

8월 16일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말씀(여호 24, 14-29: 마태 19, 13-15)

 

예수의 제자들은 자기를 버림으로써 예수의 운명에 굳게 결속되어야 한다. 제자들의 자기포기는 무엇보다 형제들의 공동체인 교회 안에서 서로 돕고, 작은 이들에게 보다 관심을 가지고, 형제들끼리의 전적인 용서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실현해야 한다(18장의 주 가르침).

 

그러나 이러한 공동체적 삶은 제자들 각자의 진정한 회개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진정한 회개란 무엇인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가치전도의 삶이다. 마태오 19-20장은 그러한 삶의 예를 연이어 보여준다. 즉, 형식적인 이혼장만 있으면 여자를 내치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했던 당시의 가치체계를 바로잡고, 하느님의 일을 위해서 스스로 결혼하지 않는 가치를 선택할 수 있음도 제시한다. 이어서 오늘 복음의 내용과 부자청년의 예화, 그리고 뒤늦게 일에 참여한 ’포도원 일꾼의 비유’, ’섬기는 자가 다스린다’는 내용들이 바로 그런 <가치전도의 삶>이라는 큰 맥락 속에 연달아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오늘 복음의 어린이와 다음에 이어지는 부자청년과는 그 입장이 완전히 반대인 것이다. 한쪽은 가진 것없는 ’보잘 것 없는 이’(8월 12일 복음묵상에서 설명)에 틀림없지만, 한쪽은 가진 것이 많아서 오히려 걱정인 사람이다. 한쪽은 ’하늘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라고 축복을 받는 것에 비해, 한쪽은 그 상태로라면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판결을 받는다(산상설교의 "영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니.."와 같은 맥락).

 

한편 독서에서는 여호수아서의 가장 중요한 대목일 듯한 부분이 나온다. 약속의 땅을 점유한 후, 세겜에서 여호수아는 백성들을 모아 새롭게 계약을 맺고 갱신하는 대목이다. 시나이 산에서 맺은 계약 안에 미처 흡수되지 못한 새 세대의 많은 사람들, 가나안 땅에 먼저 와 살던 민족(이민족까지 포함)도 새로 하느님의 백성으로 받아들여지는 예식을 갖는다. 이로써 그가 누구든지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 함께 계신 하느님을 인정하고 오로지 그분의 법과 계명을 따른다는 서약을 하면 그분의 백성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그렇다. 하느님의 백성은 어떤 나라 민족만을 말함도 아니고 어떤 계층만의 고유한 전유물도 아니다. 주님이 세상과 역사 안에서 이룩하신, 또는 이룩하시려는 사랑의 구원업적을 인정하고 그 사랑에 나를 맡기며, 세상의 가치를 따라 살지 않고 오로지 그분이 보여주신 삶의 방식을 따라 살겠다고 응답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면 모두가 하느님의 백성이다.

 

제자들은 ’어린이들에게 손을 얹어 기도해주는 것’을 막으려 했으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나무라시고 어린이들의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축복해주셨다. 그분 안에서는 어떤 사람도 축복의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이민족이라해서, 가진 것이 없다해서, 소외받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먼저 예수님을 알았다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별볼일 없이 바라보는 영적 교만도 버려야한다. 소위 기득권이란 것은 하느님 나라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주님, 오늘 어린이에게 얹어주셨던 손을 저희에게도 얹어주십시오!

당신의 축복을 듬뿍 받아 매일 당신의 삶을 따라가는 회개의 삶이 되도록 이끌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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