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탕 속에 숨어있는 말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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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봉순 | 작성일2003-08-18 | 조회수1,404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어쩌다 주일에 청년미사를 다녀오면 한동안 기분이 고조되어 있습니다. 옥잠화에 맺힌 아침 이슬 같은 신앙으로 비춰지는 그들, 그 뜨거운 젊 음에 주님께서 지고가신 십자가를 받아드리는 자세가 너무도 아름다워 보입니다. 게다가 평화의 인사 시간에 나누어주는 사탕을 받는 날에는 그 사탕 속에 숨어 있는 말씀을 만날 수 있어 더욱 기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청년들과 교우들이’오늘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말씀은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쪽지에 적혀있는 성서구절을 펼쳐 보기도 합니다. 이 때 그 표정들을 살펴보면 초등학생들이 성적표를 받을 때와 비슷합니다.
어제 제게 주신 말씀은 골로사이 3장 13절, "서로 도와주고 피차에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입으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이라는 주님의 말씀에 성찰의 시간도 가졌지만 어쩐지 정곡을 찌르는 말씀 같아 한동안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온갖 좋은 아이디어를 짜내 신자들에게 이런 저런 기쁨을 주시고 싶어 노심초사하고 계신 보좌 신부님들을 뵐 때마다 성모님의 마음을 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로 존경받아야 할 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들께서 이모저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대입니다. 그 분들에게 존경이라는 단어가 아주 멀리 달아나고 있는 듯한 느낌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원인을 일일이 따지지말고 먼저 기도하라고 권고하시는 성모님의 간절한 마음도 함께 느껴집니다. 이런 기도에 동참하실 오늘의 묵상 가족이 있으시면 하느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를 생각해 봅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글로써 한마음 되어 공동으로 기도할 수 있는 이 좋은 사이버 공간도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곳이 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담없는 자유스러운 공간에서 교회를 지키고, 발전시켜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으신 사제들을 위해 기도할 때 우리의 신앙도 같이 여물어 가리라 믿습니다.
묵주의 9일 기도를 오늘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청원 기도문은 < 가톨릭 기도서 > 92페이지 < 사제들을 위한 기도 2 > 로 할 것입니다.
제가 이런 글을 올릴 수 있게 용기를 심어 준 것은 며칠 전, 어느 수녀님으로부터 받은 이메일의 마지막 말씀에 힘입어서입니다.
< 촛불 한개라도 켜는 것이 어둡다고 불평하는 것 보다 낫다 >는 중국의 격언을 기억하면서 오늘도 인내의 작은 노력으로 행복한 삶이 되기를 바라신다는 수녀님의 말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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