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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 한 집에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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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01 조회수1,628 추천수22 반대(0) 신고

아이들과 깜짝 여행을 다녀왔다.

3명의 아이들(5학년 2명, 6학년 1명)과 서해 변산반도에 있는

채석강(격포항)이 우리의 여행지 였다.

 

오전에 미사를 끝내고서 아이들이 오후에는 무엇을 할까?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수영장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었다.

난 괜히 끼어들어 "야, 바다는 어때?"하고 말을 했고,

그곳에 가면 낚시, 수영 모두를 할 수 있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먹을 수 있다고 유혹(?)을 했다.

 

점심식사동안 동요를 많이 보이던 녀석들이

3명으로 줄어들었고,

난 아이들과의 약속 반,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 반을

합쳐 변산 반도로 차를 몰았다.

 

그곳은 요즘 핵폐기장 문제와 새만금 갯벌 방조제 문제로

여기저기 울긋불긋한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목적지 였던 격포항에 도착한 후

방파제를 돌아보고, 아이들의 소원이었던 수영도 했다.

뒤 이어서 낚시를 시작했고

아이들은 생전 처음해보는 낚시여서 그런지

작은 물고기만 잡아도 연신 행복해 하며

"신부님, 저 잘했죠?"를 연발했다.

그런 모습을 모며 내심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물론 언제 어디서나 나의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사내아이 3명과 낚시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이상했던지 지나가던 사람들과

길거리 상인 아줌마들이 이상한 생각이 들었나보다.

그래서 "3명다 아저씨 아이들이예요?"

"아야..느그들 다 형제냐?"하는 전라도 사투리의 질문도 받게 되었다.

난 괜한 신분 노출을 우려하여
"우리 한 집에 살아요" 라고 대답했고

지나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던 길을 갔다.

 

그런데 결정적인 것은

5학년 아이들의 실수아닌 실수였다.

방파제에서 연신 낚시를 고치고, 미끼를 끼고 있는 나를 보며

큰 소리로 "신부님 수년님 지나가요"라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지나가던 수년님도 그 말을 들었나보다.

수년님들께서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황급히 지나쳐가셨따.

주변에 있던 분들은

"아~~ 신부님 이시구만요.." 라는 반응을 보였다.

 

괜지 모를 쑥쓰러움이 밀려왔고,

난 괜히 멋적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야, 이녀석아, 그런 말을 그렇게 크게 하면 어떡하니?"라고 반응했다.

 

주변사람들은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와 아이들의 낚시를 알려주고 미끼를 끼워주는 일을 거들었다.

 

한편으로는 쑥쓰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겪게되는 체험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나의 처지와 사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전제 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오늘 복음에서 자신의 사명을 받아들이시는 예수님을 묵상해보며

격포항(채석강)에서 있었던 체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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