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병원에 오신 말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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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남현 | 작성일2003-09-02 | 조회수1,752 | 추천수16 | 반대(0) 신고 |
[병원에 오신 말씀]
작년 10월, 중이염이 악화되어 작은 종양들이 발견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여의도 성모병원에 수술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입원을 하게 되었다. 다행히 일찍 발견되기는 했지만 6시간의 대수술, 특히 머리수술을 해야 하기에 두려움과 심적 부담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컷던게 사실이다. 더욱이 한 두 번도 아니고 네 번에 걸쳐서 담당의사와 병원 관계자들이 수술중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고나 또는 수술후에 겪을 수 도 있는 수술 후유증에 대해서 설명해 주기도 하고 그때마다 각서 같은 것을 받아가곤 했는데 아마도 이게 더 심적으로 두렵고 떨 게 했는지도 모른다. 수술전날 수술부위의 머리를 자르고 금식은 시작되고 몇대의 주사는 팔 다리에 동시에 꽂혀지면서 삶의 두려움은 더 고조되었다.
저녁이 되어서 잠을 청해 보았는데 두려움 때문에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다. 차라리 삶과 죽음의 공포로 온통 뒤덮혀서 잠이 오질 않았다는게 올바른 표현일런지 모르겠다. 뜬눈으로 새벽을 맞이하고, 이젠 4시간후면 수술대에 올라가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하느님을 불러 보는 시간을 가졌다. 두려움을 없애달라고, 그리고 나를 다 맡기겠노라고, 그렇게 기도하였다. 그때만큼 절실히 하느님을 불러보고 마음을 다해 기도했던 기억이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성서을 폈다. 그 두껍던 성서를 폈는데 우연히도 이사야서 38장[히즈키야의 병이 고침받다]이었다. 말씀의 내용은 이러했다. 히즈키야왕이 몹시 앓아 죽을 병에 걸렸다. 히즈키야왕은 이사야 예언자가 시키는 대로 단식을 하고 병이 다 낳을 때가지 하느님께 기도를 하고 모든걸 다 맡기면서 의탁하였다. "나의 주여, 내가 마음으로 당신만을 바라보고 살겠습니다. 마음을 진정시켜 주시고 살려 주십시오."(이사 38,16). 그리고 히즈키야왕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15년 더 수를 누리게 되었던 성서 구절이었다.
이사야서 38장을 읽고나서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나의 간절한 기도에 말씀은 이렇게 다가왔다. "모든 것을 맡기라"고 말이다.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가 가셨다. 오히려 평안했다. 그리고 그동안 설쳤던 잠이 쏟아졌다. 이제 3시간후면 수술대에 오를텐데 잠이 덮쳐 온 것이다. 내일 아침에 출근을 해야 하는 사람같이 말이다. 그리고 수술이 끝날 때 까지 말이다.
"정말 그 말씀은 신기하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더러운 마귀 들린 사람을 한순간에 치료하십니다. 말씀으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곳에 계셔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군중들에게 기적을 보여주시고 가르쳤던 것과 같이 지금도 우리에게 역사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 역사하심은 제게도 다가왔던 것입니다. 말씀을 통해서 그날의 수술을 성공으로 이끌어 주셨던 것입니다. 며칠전에 병원에 갔는데 이전보다 더 좋아지는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담당의사께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그날 말씀으로 제게 다가오셨던 예수님을 다시한번 그려 보면서 힘들고 지치고 어려울때면 그날 그순간, 말씀과 하나되는 소중한 추억을 꺼내 보면서 말씀으로 하나되라고 하신 가르침을 되새기면서 당신의 성실함을 알리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제게 다시금 자주 오시는 말씀이기를 청해 보면서 그날의 은총,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이 몸이 당신을 찬미하듯이 살아 숨쉬는 자만이 당신을 찬미하옵니다. 나도 한 아비로서 자식들에게 당신의 성실하심을 알리겠습니다.(이사 38,19)
<통신성서모임 - 마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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