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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버리지 못한 전과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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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남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04 조회수1,553 추천수6 반대(0) 신고

[ 버리지 못한 전과기록]

 

10여년전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여름철인 것으로 기억되는데 요즈음과 같이 폭우가 자주 내려서 현장의 어려움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현장 뒷편의 언덕을 깍는 공정시기임에도 장마 때문에 계속 미루고 있다가 마침 장마가 끝났다는 일기예보을 접하면서 중장비를 동원해서 언덕을 깍기 시작했다.  일기예보에 맑게 개이고 비는 오지 않는다고 한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밤중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버린 것이다. 그 여파로 토사가 유실이 되어 하천으로 빨깐색의 황토물이 흘러 내려 가게 되었다. 벼가 누렇게 익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논에 우리 공사현장에서 내려간 황토 때문에 농사를 다 망쳤다고 진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황토물이 논에 들어가면 농작물에 해가 되는 것인줄 그때사 알았다. 민원에 대한 진정을 하게 되었는데 그리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서 그쪽 주민들과 원만하게 합의를 보면서 일단락 되는 듯 했다.  문제는 뜻밖의 다른곳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군 담당 공무원들이 민원 진정 조사차 나왔다가 건축 폐기물, 특히 암면과 석고보드의 잔 쓰레기들이 하천으로 흘러 내려가는 것을 사진을 찍어서 환경고발 조치를 하게 된 것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암면과 석고보드는 발암물질로써 건축폐기물이 아닌 산업폐기물로 분류가 되어서 처리하는데 아주 고비용이 부담되기도 한다. 환경고발이 되어 우리 회사엔 비상이 걸렸다. 내가 근무하는 현장직원들은 모두 시말서를 쓰기까지 되었다.

 

그 산업폐기물을 다 모아놓아다가 사건전날 폐기물 처리업체에 버리기로 하였다고 하는데, 서로의 사정에 의해서 그전날 버리지를 못하고 한곳에 모아두게 되었다가 그날 밤중에 폭우가 내려서 폐기물이 하천으로 떠내려 가게 되었다는 것이다...그전날 다 버려야 하는데 버리지 못한 것이다.

 

 

   "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버릴 것과 버리지 못한 것에 대한 판단을 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어려울 때가 많은 경우를 접하곤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보면 베드로는 과감히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예수님을 선택하는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예수님께서 부르심이 있어서 겠지만,.  그때 공사현장에서 폐기물을 버려야 하는 타이밍을 놓친 우리 현장은 환경고발 조치되어 불이익을 받았고, 그때의 전과기록은 그 회사가 없어지는 날까지 기록에 남아 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예수님은 베드로를 불렀을 때와 같이 나를 자주 부르고 있는 듯 하는데 내 짐을 버리지 못함에 따라 예수님께서는 저를 고발조치하여 세속의 욕심들과 허영들 그리고 미움들을 버리지 못한 기록을 내가 없어 지는 날까지 가지고 있지나 않을까 싶다.  

 

                                                <통서가족모임 - 마스코>

 

                    ..지방출장다녀와서 늦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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