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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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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05 조회수1,925 추천수31 반대(0) 신고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막내가 학교를 다녀왔다.

오자 마자 가방을 던져놓고

만화 영화를 보며 넋을 잃고 있었다.

 

"잘 다녀왔니?" 하며 다가갔는데

이상한 냄새가 났다.

화장실에 가면 나는 그런 냄새 말이다.

"00야 가서 씻고 오면 어떨까? 이상한 냄새가 나네?"

순간 아이는 긴장을 하는 표정이었고

걷는 걸음도 이상했다.

 

옷을 벗어놓고 샤워장에 갔길래

아이의 옷을 살폈더니

속옷에 응가가 묻어있었다.  그것도 상당히 많이...

난 이것이 원인이었구나하고 생각하고

샤워장으로 속옷을 들고가서

속옷을 빨며 아이한테 말했다.

 

"아하..이것때문이었구나. 괜찮아 00야. 어릴때는 가끔이래.

근데 언제 이랬을까?"

 

아이는 학교에서 3교시때라고 말했다.

순간 그동안 당황했을 아이와 주변아이들의 태도가 상상이 되었다.

 

그래서 비누를 듬뿍 묻혀서 아이의 몸을 닦아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와..00 몸을 씻어주니까. 신부님 기분이 무척좋으네?  너는 어떠니?"

"저두 좋아요...*^^*"

"여기는 깨끗히 닦아야 해요...*^^*

"*^^*"

 

아이와 처음 나누었던 이런 경험이 나에게는 조금 쑥스럽고 어샜했다.

그리고 평범한 엄마의 삶, 아빠의 삶을 사는 분들이 보기에는

별것이 아니겠으나

난 무척 행복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저녁에는 초등 3학년 녀석의 비누칠을 도왔다.

그랬더니 5학년 다니는 아이가 하는 말,

 

"와~~ 부럽다"

"그럼..담에 너두 씻어줄께...*^^*"

 

오늘 하루도 이렇게 내 마음 가는대로 살았다.

그래서 그런지 저녁에 잠자리 향하는 녀석들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우렁차게 들려왔다.

 

"안녕히 주무세요..."

 

이 아이들하고 있는 것이

바로 나에게는 너무도 큰 의미가 담긴 안식일이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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