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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행복이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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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남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10 조회수1,195 추천수5 반대(0) 신고

[행복이 형님]

 

  ’행복’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분이 있다.  우리 친척되는 분중에 이름이 행복인 육촌뻘되는 형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태몽에 ’행복’이란 단어가 선명하게 나타나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울산에서 살고 있는데 몇 년전까지만해도 사업이 크게 번성하여 돈을 아주 많이 벌었던, 그야말로 자수성가의 대표적인 인물로 대변되면서 행복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 지금 같이 추석 명절에는 종가집인 우리 시골에 다녀가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 형님 태몽 얘기를 했으며 그 태몽대로 행복하게 된게 아니냐 하면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 형님은 사업이 바쁘다는 것 때문에 가족과 함께 온적이 없었고 더욱이 당일 운전기사가 몰고온 차에 그냥 가 버리곤 했다. 내려올 때면 으레껏 고향 마을에 선물 보따리를 다 돌리기도 했다. 부러웠고, 그땐 그 형님이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몇 년전 IMF 경제 위기는 그 형님에게도 찾아왔다. 상호 지급 보증을 하였던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덩달아 쓰러지고 말았다. 빚 독촉에 시달리다 못해 수시로 도망을 다니는 듯 한 3년 정도 연락이 없었다가 지난 구정 명절때 우리 고향에 내려온 것이다. 그것도 가족과 함께 고향에 찾아온 것이다. 누추한 우리 시골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외모상으로는 예전 회사사장의 위세등등했던 모습은 도무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회사가 하루 아침에 망해 빈털터리가 되었으니 얼마나 마음고생이 컸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면서, 그땐 그 형님이 정말로 행복하지 않게 보였다.

 

하지만, 저녁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이면서 그 형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지금 이 순간이 여느때보다 행복하다고 한다. 지금은 군대 다녀온 아들도 취직을 했고 부인도 식당에 나가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었다. 셋이서 어렵게 벌어서 모은 돈으로 3년동안 떠돌이 신세에서 벗어나 전셋집으로 들어 간다는 것이었다. 힘들 게 일하고 있지만 지금같이 보람을 느끼고 가족애를 느낀적이 일찍이 없었다고 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고 있기에 물질적인 부자는 아니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마음으로는 부자가 되었다고 했다. 술에 취해서 본 그 형님네 가족은 낮에 보았던 불행이 아닌 진정 행복함이 가득하게 보였다. 태몽에서 말해주듯이 행복을 독차지라도 하듯이 말이다.

 

자가용도 없이 버스를 타는 번거로움에 먼 길을 가야 하는데도 고향의 보따리를 주렁 주렁 메고서 가족 셋이는 그렇게 그 다음날 떠나갔다. 나에게 행복을 가뜩 나누어 주고 말이다.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우리는 말이죠, 남들에게는 잘하면서도 가장 가까운 이웃인 가족에게는 소홀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은 늘 가까이 있기 때문에 나의 소홀함도 받아 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이웃인 가족에게 나눔과 관심과 사랑을 주지 못한다면 다른 이웃에게 베풀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행복은 나눠주고 베풀 때 다시 돌아온다고 했습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늘 소홀히 했던 가족들과의 만남에서 내가 먼저 양보하고 나눔을 실천하도록 합시다. 그러면 행복이 찾아올 것입니다. 가난이 가져다준 우리 행복이 형님네 같이  말입니다.  

 

추석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넉넉함과 풍요와 행복이 넘실대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다지도 좋을까, 이렇게 즐거울까!

 

   형제들 모두 모여 한데 사는일!" (시편 133,1)

 

                                     ▒ 통신성서모임 마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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