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Deuteronomy 15:16
그러나 만일 그 히브리인이 너희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여 너희와 너희 집안 식구들을 사랑하고 집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하거든,
But suppose your servant says, `I will not leave you,’ because he loves you and your family, and he is well off with you.
***************************************************************************
저희 신부님은 노래를 참 좋아하십니다. 새로온 교우가 있으면 꼭 앞으로 불러내 신고식으로 노래를 시켜야 직성이 풀리시지요. (*^^*) 새로온 교우에게야 좀 황당한 일이겠지만, 덕분에 다른 교우들은 참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지나고 돌이켜 보면, 바로 그 노래 시간들이 우리 서로들을 안으로 모아당겨주는 그런 의미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신부님의 노래사랑은 거기서 끝나지 않지요. 때로는 영성체 끝난 후의 짧은 침묵시간에 당당히 밀고 들어오십니다. 휴대용 카셋트와 마이크를 이용해서 성당이 노래로 그득찰 정도로 크게 틀어주시지요. 신부님 덕분에 저희는 처음으로 듣는 이상한 전통미사음악, 퓨전미사음악...등등이 많습니다. 그 음악과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면, 마음 속에 작은 동요가 일어나면서 성당전체의 거대한 정적을 기꺼이 즐길 수 있게 되지요.
그런데 지난 번 미사 때는 이 노래를 아주 크게 틀어주셨습니다.
아....,,!
정말 마음속에 신선한 충격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젊디 젊은 시절, 아니, 아주 나이가 어렸던 시절(*^^*),
도대체 인생이 뭔지도 모르고, 고독이 뭔지도 정말 모르고, 침묵은 도대체 잠시도 할 수 없으며, 하느님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도 아무 것도 모르고 제 멋대로 삶을 살던 때...,
그 아주 어리고 어리던 시절부터
무언지 모르는 매력으로 우리를 고독하게 하고, 침묵하게 하고, 하느님이 만드신 하늘과 산과 대지와 온갖 나무와 새들을 생각하게 해주었던 그 노래....
아, 그 노래... 이게 도대체 얼마만입니까...
신부님이 들려주신 노래 - 시인의 마을 (작사, 작곡, 노래, 정태춘)
(음악을 들으실려면 여기 ♡ ♡ ♡ 를 누르세요)
창문을 열고 음, 내다 봐요
저 높은 곳에 푸른 하늘 구름 흘러가며
당신의 부푼 가슴으로 불어오는
맑은 한줄기 산들 바람
살며시 눈감고 들어 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가쁜 자연의 생명의 소리
누가 내게 따뜻한 사랑 건네 주리오
내 작은 가슴을 달래 주리오
누가 내게 생명의 장단을 쳐 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자연의 친구, 생명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사색의 시인이라면 좋겠소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수도승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
사랑의 주님,
저희는 때로 가요가 좋고 팝송이 좋고 재즈음악이 좋습니다. 그런 것들이 좋아서 하루 종일 흥얼거리며 듣게 되는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 저희가 그런 음악들이 아무리 좋을 지라도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당신께 향하는 찬송가가 마음속에서 울려나오는 그런 소박한 사람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당신의 노래, 당신께서 들려주시는 노래에도 더욱 더 귀기울이는 사람이 되도록 애써 노력하겠습니다.
아름다운 노래와 노래부를 때 나오는 아름다운 미소들과 그 아름다운 마음들을 사랑하시는 우리 아름다운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