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어머니의 마음[생활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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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남현 | 작성일2003-09-15 | 조회수1,510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 어머니의 마음 ]
군대 휴가 나왔을 때의 일이다. 나는 어머니께서 극구 말리셨던 특수부대에 자원입대를 하였다가 입대 8개월만에 꿈에 그리던 첫휴가를 얻게 되었다. 밤늦게 집에 도착 ’어머니’ 하며 크게 불렀다. 어머니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마당까지 뛰쳐나와 얼싸 안으며 소리내어 크게 울다가 얼굴 손 어깨 다리 허리 몸을 차례로 어루 만지면서 아픈데는 없는지, 그리고 한참 후에 안방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평소 체구가 작았던 내가 특수부대에 간 것이 항상 맘에 걸렸던 모양이었나, 꼭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 걱정만 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는데 내가 군생활하는 동안 어머니는 웃는일이 별로 없었고 나날이 근심과 걱정으로 보냈다고 한다.
2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께서는 1950년 입대 전쟁중에 군생활을 전부 보내셨다고 한다. 말이 전쟁이지 그때 같이 군대 가신 분 대부분이 사망하였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집에 계신 어머니께서는 얼마나 애타고 힘든 나날이었을까 생각을 해본다. 그 와중에 아버지께서 한번 휴가를 얻어 집에 올 때가 있었다고 했다. 생사를 오락가락하는 전쟁중에 휴가를 나왔으니 얼마나 반갑고 기뻐했을까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아들인 내가 휴가를 나올 때 만큼 기쁘고 감동적이지는 않았다고 나중에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후에 결혼 자식을 낳아서 키우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혔다.
20여년이 지나 결혼해서 두아이의 아버지가 된 지금 그때를 생각해보니 온통 자식 걱정밖에 없는 어머니의 마음을 어느정도 헤아릴 것 같습니다. 삶전체가 남편과 당신 자신을 위하기 보다 자식 사랑에 온 평생을 쏟아부은 우리 어머니의 사랑,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십자가상 아들함께, 고통받는 성모보고, 누가통곡 않으리? 아들예수 우리죄로, 채찍모욕 당하심을, 애처로이 보시네.<십자가의 길 성모>
오늘은 아들 예수 십자가상 죽음 수난을 지켜 보았던 성모님의 고통과 슬픔을 묵상하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군대에 잠시 떨어져 있을 때에 온통 자식 걱정과 슬픔에 잠겨 있었던 우리 어머니, 이렇듯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의 자식 걱정과 사랑은 어느 다른 사랑보다도 진하고 감동적이라 합니다. 비참하게 십자가상에서 죽어가는 아들 예수를 지켜보면서도 끝까지 "예"하고 세상의 모든 고통을 다 받아들이셨던 성모님의 마음은 세상 어느 슬픔과 고통보다도 크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을 해봅니다.
매 순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고통을 동반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게 우리들의 현실이고 보면, 그때마다 왜 나에게 하필 이런 고통이 주어질까 반문도 해보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변했던 과거를 반성 하면서 삶이 고통 그자체였던 성모님의 고통에 지금 이순간만이라도 참여케 하는 맘으로 기도 청해 봅니다.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맘속에 주님상처, 깊이새겨 주소서." 어머니!
▒ 통신성서모임 마스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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