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늘 조심 조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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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09-19 | 조회수2,491 | 추천수34 | 반대(0) 신고 |
9월 19일 연중 제 24주간 금요일-디모테오 1서 6장 2-12절
"우리는 아무것도 세상에 가지고 온 것아 없으며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먹을 것과 입을 것아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시오."
<늘 조심 조심>
수해복구 작업을 떠난 형제들과 피해지역의 지인들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통해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멀리 떨어져 사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태풍 이후 일주일 내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상태, 세상과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너무나 엄청난 재산의 손실 앞에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몰라 망연자실해있는 이웃들의 한숨소리가 가슴을 하늘을 찌릅니다.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이나 물품기증도 고마운 일이지만, 우선 가장 필요한 것은 피해 복구를 위한 직접적인 도움의 손길이라고 합니다. 특별히 젊은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는 농촌 지역, 철저하게도 매스컴과도 단절된 지역, 도움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는 지역이 아직도 숱하다고 합니다.
이번 주말 망설이지 마시고 한번 피해복구의 대열에 동참해보시기 바랍니다. 혼자보다는 팀을 짜서, 무작정 떠나기보다는 사전 문의를 통해서 현지 상황을 점검하신 후 떠나시면 좋겠습니다.
피해지역에 사시는 한 자매님의 말씀이 내내 제 귓전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번 태풍은 끝도 없이 교만해진 우리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욕심 덜 부리고 살고, 미리미리 준비하고 살며, 충분히 사랑하고 충분히 용서하고 매일을 마지막인 듯 여기며 살라는 하느님의 메시지로 받아들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도 사도 바오로는 우리를 향해 욕심을 버리라고 당부하십니다. 적당히 먹고 살만하면 그것으로 감사하면서 하느님께도 마음을 쓰라고 요청하십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세상에 가지고 온 것아 없으며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먹을 것과 입을 것아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시오."
물론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가난하다 못해 비참해지라고 하지는 않으십니다. 당장 내일 아침 먹을 끼니마저 걱정할 정도로 겨우겨우 연명하며 그로 인해 병들어 죽어가는 것을 원하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셨습니다. 병 없이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기를 축복해주셨습니다. 병자들을 고쳐주셨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신분이 예수님이셨습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둥빈둥 거리면서 구차하게 살기보다는 열심히 일해서 돈도 많이 벌고, 그래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이 되어주기를 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부자 되었다고 해서 너무 떵떵거리지 말고, 늘 소욕지족하면서, 늘 조심조심, 언제나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 먹고 살게 되었다면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며, 주님을 섬기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는 부자는 주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사람일 것입니다.
살면서 정말 명심할 것은 세상의 기쁨은 있다가도 없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제야 좀 살게 되었구나" 하다가도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결국 진정한 기쁨은 재물을 통해서 얻는 기쁨이기보다는 말씀 안의 삶을 통한 기쁨, 예수님을 알아감으로서 얻는 기쁨, 그래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루살렘 부인들처럼 예수님을 위해 헌신함을 통해서 얻는 기쁨입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적당히 먹고살만하면 그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재물을 쌓아올리는 데만 지나치게 혈안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한번 벋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 역시 아름다운 삶입니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것입니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검소하게 산다는 것, 때로 정말 불편한 일이기도 하지만, 때로 얼마나 의미 있는 삶인지 모릅니다.
하루 온종일 문을 열어놓아도 아무것도 가져갈 것이 없으니 마음은 얼마나 홀가분하고 자유로운지요. 무엇을 잃을까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니까 성낼 필요도 없고 그러니 결국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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