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산책 (연중25주간 수요일)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새롭게 드리는 감사의 말씀 | |||
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09-23 | 조회수1,719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 2003년 9월 24일 (수) -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오늘의 복음] 루가 9,1-6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병자를 고쳐 주라고 제자들을 보내시었다.>
그때에 1)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한자리에 불러 모든 마귀를 제어하는 권세와 병을 고치는 능력을 주셨다. 2)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병자를 고쳐 주라고 보내시면서 3) 이렇게 분부하셨다. "길을 떠날 때 아무 것도 지니지 마라. 지팡이나 식량 자루나 빵이나 돈은 물론, 여벌 내의도 가지고 다니지 마라. 4)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그곳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 있어라. 5) 그러나 누구든지 너희를 환영하지 않거든 그 동네를 떠나라. 떠날 때에는 그들에게 경고하는 표시로 발에 묻은 먼지를 털어 버려라." 6) 열두 제자는 길을 떠나 여러 마을을 두루 다니며 이르는 곳마다 복음을 선포하고 병자를 고쳐 주었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복음선포 어제와 오늘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하늘나라의 선포, 병자치유, 구마의 활동을 위해 12제자를 파견하신 내용과 그들에게 분부하신 여장규칙을 전해주고 있다. 12제자 파견과 여장규칙에 대해서는 공관복음 모두가 전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마태 10,5-10; 마르 6,7-13) 마태오는 따로 편집한 파견설교(10장)를 위한 서두에 배치하였다. 마르코와 루가의 대목을 비교하여보면 한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마르코는 전교여행 중에 지팡이와 신발을 허용하고 있는 반면, 루가는 이를 금하고 있다. 루가는 마르코의 원전을 옮겨 쓰면서 의도적으로 "지팡이" 휴대를 금하고 있으며, 신발 이야기는 아예 삭제해 버렸다.
루가나 마르코가 똑같이 휴대를 금하고 있는 식량자루, 빵, 돈은 어떤 것인가? 이들은 선교자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지팡이는 선교자의 생명과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집을 떠날 땐 통상 지팡이를 휴대하였는데, 이는 맹수나 뱀, 강도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던 것이었고, 신발은 돌길과 거친 길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마르코는 지팡이 휴대를 허용하는데 왜 루가는 이를 금하고 있을까? 루가는 선교여행시 선교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철저하게 하느님의 보살핌과 안배에 의탁하라는 것이다.
지금껏 제자들은 예수님의 동반자였고, 그분의 증인들이었다. 이제는 그들도 예수님처럼 세상에 파견된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아무 것도 지니지 말고 있는 그대로 세상에 나아갈 것을 분부하셨다. 그러나 그분은 제자들에게 하늘나라의 신비를 맡기셨고, 병자를 치유하고 마귀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을 주셨다. 그 밖에 필요한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친히 보살펴 주실 것이다. 이렇게 해서 제자들은 실제로 길을 떠나 여러 마을을 두루 다니며 이르는 곳마다 복음을 선포하고 병자를 고쳐 주었던 것이다.(6절)
그러나 모든 제자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였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후일 예수께서는 최후의 만찬을 드신 후 베드로의 3번 배반을 예고하시고는 "내가 너희를 보낼 때 돈주머니나 식량자루나 신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했는데 부족한 것이라도 있었느냐?"(루가 22,35) 하시며 사도들을 질책하신다. 물론 제자들은 "아무 것도 부족한 것이 없었다"(루가 22,36)고 대답하지만 그들 중에 하나는 이를 어겼던 것이다. 오늘날의 선교상황은 그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현대가 매스미디어와 정보화 세계에 살고 있는 만큼 온갖 것을 동원하여 복음을 선포하는 시대로 변했다. 배낭을 매고 온갖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선교길에 오르는 우리들이다. 오늘날 우리가 갖가지 홍보매체와 문명의 이기(利器)를 사용하여 복음을 선포하는 일은 교회도 권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선포하는 복음의 주체이신 예수님이 있는 그대로를 요구하신 "가난한 예수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