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애욕은 그 빛이 감미로우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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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09-28 | 조회수2,504 | 추천수36 | 반대(0) 신고 |
9월 28일 연중 제26주일-마르코 9장 38-48절
"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손을 찍어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꺼지지 않는 지옥의 불속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불구의 몸이 되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애욕은 그 빛이 감미로우며>
요즘 "청장년급사증후군"이란 증세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다국적 연합군처럼 포위해오는 과로와 스트레스, 중압감을 견디다 못해 우리의 육체에는 과부하가 걸리고, 자신도 모르게 세상을 하직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 인생이 제대로 활짝 펴보지도 못한 채 요절한다는 것은 너무도 잔혹한 일이지요. 특히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어제도 저희 집에 사는 한 아이 아버지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겨우 48세의 나이에 말입니다. 병원 영안실로 가던 차안에서 아이는 할말을 잃은 채 눈물만 뚝뚝 떨구었습니다. 흐느끼는 아이의 등을 두드려주는 일 외에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말없이 이승을 떠나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육신이란 참으로 덧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천년만년 언제까지나 이 세상에서 떵떵거리며 살 것 같았는데, 육신을 내려놓기란 순식간입니다.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우리의 육신이란 이렇게 유한합니다. 결국 숨 한번 떨어지면 모든 것이 그걸로 끝입니다. 결국 우리의 육신은 하느님으로부터 잠시 빌린 영혼의 거처입니다. 육체란 어느 정도 빌려 쓰다가 때가 오면 하느님께 반납해야할 유한한 대여품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아주 강경한 표현까지 동원하시면서 우리에게 영혼의 우위성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하느님 앞에서 육체적인 불구가 영적인 불구보다 차라리 더 낫다고 말씀하십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시는 젊은 분들, 건강한 분들, 내게는 아직 멀었으려니 생각하지만 육신의 소멸에는 순서가 없답니다.
죽음이란 순식간에 우리 곁에 다가와 앉습니다. 숨이 끊어진 우리의 육신은 단 몇 일도 지나지 않아 땅에 묻힐 것이며,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면 형태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육체의 본모습입니다.
그에 비해 영혼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요. 육체는 떠나가도 우리의 영혼은 영원히 남습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히 지속될 존재가 영혼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값진 투자, 안정된 미래를 위한 진정한 투자는 잠시 지나가는 육신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바로 우리 영혼을 위한 투자입니다.
이제 영혼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우리의 지독한 이기심과 그릇된 욕망을 내려놓도록 합시다. 이제 우리를 영적으로 살지 못하게 가로막는 모든 비본질적인 요소들을 과감하게 잘라내도록 합시다.
잠시 지나갈 이 세상에 모든 것을 걸지 말고, 그저 나약한 우리 육신의 안위에 너무 지나친 의미를 두지 맙시다. 뜬 구름처럼 흩어져버릴 유한한 것에 목숨을 걸지 않고, 영원으로부터 존재하시는 하느님을 바라보며, 그분을 만날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법구경의 말씀처럼 가까이 사귄 사람끼리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깁니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지요. 연정에서 근심이 생기는 것임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십시오.
오늘 복음과 너무나 유사한 구절도 있군요 "애욕은 그 빛이 곱고 감미로우며 즐겁게 합니다. 또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산산이 흐트려 놓습니다. 관능적인 애욕에는 이와 같은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십시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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