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엎지러진 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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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남현 | 작성일2003-09-30 | 조회수1,682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연중 제26주간 화요일 ----------------------------------------------------- † 복음 루가 9, 51-56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실 날이 가까와지자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시고 심부름꾼들을 앞서 보내셨다. 그들은 길을 떠나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을로 들어 가 예수를 맞이할 준비를 하려고 하였으나 그 마 을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신다는 말을 듣고는 예수를 맞아 들이지 않았다. 이것을 본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여 그들을 불살라 버릴까요?" 하고 물었으 나 예수께서는 돌아 서서 그들을 꾸짖고 나서 일행과 함께 다른 마을로 가셨다.
---------------------------------------------------- [ 엎지러진 물 ]
우리 회사에서 운영하는 레저타운이 있는데, 보완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올해 4월말쯤의 일이다. 산간벽지에 위치한지라 일꾼들 구하기도 힘들고, 설사 구한다 해도 인건비가 여간 비싼지라 일요일 하루를 잡아서 우리 회사 사장님과 임직원들 일부가 마무리 공사의 하나인 화단의 잔디를 심는 작업을 하기로 하였다.
곡갱이로 화단을 파고 잔디를 심고 흙을 돋구고 땅을 다지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당초 20여명의 작업량으로는 오전에 충분히 마칠 수 있었는데도 숙달치 않은 일손과 게으름 그리고 보슬비가 간간히 내리는 악조건이 겹쳐서 오후 두시쯤에 끝이나고 만 것이다.
배고픔은 정말로 참기 어려웠고 힘이 들었지만 일에 대한 보람은 있었다. 그래서 인지 사장님께서 점심은 아주 맛있는 고기를 맘껏 먹을 수 있도록 한턱 사주시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이 생겼다. 근처 고급 음식점인 생고기 전문점으로 갔건만 우리들을 받지 않고 괄시를 하는 것이 아닌가?. 이유인즉, 우리들이 흙이 묻어진 옷하며 땀냄새하며 그리고 보슬비에 젖은 옷, 즉 몰골이 사나운 외모 때문에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일부 직원들이 식당측과 실랑이를 보이게도 했지만, 하는 수 없이 다른 식당으로 향했다.
그때의 인연으로 우리 직원들은 매일같이 그 곳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된 우리들을 받아주지 않고 괄시했던 그 식당측에서 사람을 보내어 잘못을 시인하고 식당을 애용해줄 것을 사정을 하지만 한번 업지러진 물을 그리 쉽게 주워 담을 수가 있겠는가?
『그들은 길을 떠나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 을로 들어 가 예수를 맞이할 준비를 하려고 하였으나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신다는 말을 듣고는 예수를 맞아 들이지 않았다.』
오늘 복음 말씀을 보면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한 하느님의 계획을 완성하시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들어 가시려 하는데 사마리아 사람들은 자기들을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의 길과 믿음을 깨닫지 못하고 예수님 일행을 맞아들이지 않고 쫓아내는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금 이순간 이웃과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가난하고 보잘 것 없고 힘없고 소외당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스한 사랑의 손길과 정성어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는 내 모습이 어쩌면 그때 우리들의 외모만 보고 식당에서 쫓아낸 식당측 사람들이나, 당시 예수님과 일행을 받아 들이지 않은 사마리아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게 없지 않을까 묵상해 봅니다.
구원을 위하여 우리에 희생제물이 되신 주님, 보잘 것 없는 이웃 하나를 맞아들이는 것이 당신을 받아들이는 것임을 다시한번 깨우치게 하시어 오늘 그 조그마한 실천을 하는데 주저함이 없도록 이끌어 주소서. ▣통신성서모임 마남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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