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돌아서시는 예수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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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권영화 | 작성일2003-09-30 | 조회수1,477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길을 가다가 무슨 이유인지 길이 막혀버렸네요. 어떤 사람은 그 길밖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사람의 일인데 무슨 수가 있을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어떤 길을 택해서 가더라도 그 길은 거기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고 누군가가 먼저 걸어간 길입니다. 길이란 것은 이렇게 많은 발자국들이 있는 곳이고 소리없는 역사를 안고 있는 것이지요. 반드시 지나가야만 하는 길도 없을 것이고 또 지나갈 수 없는 길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사랑이 담겨진 길도 있을 것이고 길목을 지키고 서 있는 강도들이 살고 있는 길도 있을 것입니다. 조용히 길을 따라 걷다가 보면 돌들이 나무들이 잎사귀들이 바람들이 햇살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지만, 어떤 때는 정말 느닷없는 여러가지 봉변을 당하기도 하지요.
오늘 복음에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서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을에서 냉대를 받으십니다. 불같이 화를 내는 제자들과는 달리 예수님께서는 조용히 다른 길을 가십니다. 마음이 준비되어 있는 것과 마지못해서 따르는 것과의 차이를 생각해 봅니다. 가야할 곳을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 형식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조금 돌아서 간다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시고 걸으시는 그 길이 옳은 길임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는 듯합니다.
+찬미 예수님, 기쁜 날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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