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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봉헌과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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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흔 쪽지 캡슐 작성일2003-10-14 조회수1,202 추천수8 반대(0) 신고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42-46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그 밖의 모든 채소는 십분의 일을 바치면서 정의를 행하는 일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구나. 십분의 일을 바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이것도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 너희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즐겨 찾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한다. 너희는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다. 사람들은 무덤인 줄도 모르고 그 위를 밟고 지나다닌다." 이때 율법교사 한 사람이 나서서 "선생님, 그런 말씀은 저희에게도 모욕이 됩니다" 하고 투덜거렸다. 그러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율법교사들도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견디기 어려운 짐을 남에게 지워놓고 자기는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햇살이 눈부시게 뜨거운 날이면, 너무도 눈이 부셔서 찬란한 햇살을 바라볼 때면 나는 내 존재의 미약함과 작음을 느낀다. 이토록 나를 드러나게 하고, 나를 비추며 내 존재를 보여주는 저 찬란한 빛이 내 안에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날마다 찾아오는 밤이 몰고 오는 어둠은 나 자신의 존재를 가리기도 하지만, 정작 그보다 더 큰 것은 어둠에 마음이 가려 빛을 덮을 때의 그 어둠일 것이다.

 

 

이토록 작은 내 존재 하나를 둘러싸고 끝없는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아무것도 아닌 이 존재 하나를 그토록 소중히 여겨주시는 그 분의 사랑을 받아왔음을 내가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나’라고 하는 지극히 작은 존재 하나를 둘러싸고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강한 힘들, 절대적인 힘들, 혹은 또 다른 그 무엇이 있음을 나는 느껴간다. 그리고 그 힘들은 잔잔해 보이는 일상 가운데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키며, 나 자신의 도움과 협조를 구하는 것이다.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그 무엇, 아주 작고도 미묘한 선택이나 무의식에서부터 출발하여 인생을 바꿔놓고 변화시켜 놓는 크나큰 선택에 이르기까지...

 

 

깨어 있어야 한다. 작고도 단순한 아무것도 아닌 우리 존재를 그토록 사랑하시는 아버지께 내가 드릴 수 있는 것은 다만 순간의 봉헌 뿐, 아프면 아픈 마음 그대로, 슬프다면 그 마음 또한 그대로, 매 순간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서 아무것도 숨기거나 감추지 않은 채 모든 것을 내보이며 살 수 있다면 나는 진정 복된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또한 알고도 있다. 세상이 끝없이 나를 절망시키려 한다 하여도 결국에는 나는 모든 것을 넘어서서 빛으로 나아가리라는 것을... 지금 아프고 힘들지만 마침내는 크게 웃을 수 있으며, 그 분이 주시는 기쁨으로 가득차리라는 것을...

 

 

젊은 나이에 그 분을 알았고, 느꼈으며, 또한 아낌없이 사랑하였다. 진정 이 사실은 내게 가장 큰 기쁨이며, 내 마음의 마르지 않는 샘이 되어 주었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순간의 봉헌과 내 마음의 아낌없는 봉헌이 충실하고도 끊임없이 이어져 가기를 바라는 것이며, 그것이 나를 아버지의 영광에로 동참시켜 주며, 변함없는 자신의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조를 내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의 삶이라고 하는 이 일상과 현실의 장에서 내게 요구되는 것은 무한하고도 깊은 사랑을 내 주변 사람들과 하느님께로 기꺼이 향하는 자발적인 사랑의 협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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