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차갑지만 왠지 따뜻한 느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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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3-10-28 | 조회수1,930 | 추천수33 | 반대(0) 신고 |
아이들과 우리 집 뒤에 있는 쟁기봉에 올랐다. 오르는 도중에 세찬 바람이 많이 불어서 덩치가 작은 녀석은 비틀대기까지 하였다.
갑자기 3학년을 다니는 아이 하나가 이런 질문을 했다. "신부님, 바람이 뭔줄 알아요?" "글쎄?" "바람은 하느님이 숨을 쉬어서 생기는 거예요. 그리고 비는 하느님의 눈물이예요. 눈은..뭐지? 맞다. 눈은 하느님의 사랑이예요. 하느님의 사랑은 차갑지만 왠지 따듯한 느낌이 들잖아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논리적으로 반박의 여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난 한참을 미소지으며 아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교리라고는 한시간도 배운적이 없는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너무도 영성적이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왔으나 한편으로는 큰 감동과 충격을 받았다.
성령께서는 바람이 불듯 우리 마음을 움직이신다고 했던가? 그 아이의 마음 안에 깃들어 계시는 성령께서 오늘 독서 안에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하느님과 그 아이와의 올바른 관계를 만들어주시기를 청해본다. 아니 이미 그런 관계가 설정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에 그런 감동을 주었던 그 녀석이 저녁에는 다른 아이와 싸우고 엉엉 우는 모습을 보며 "이게 뭐지?" 라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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