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복음산책 (연중30주간 금요일) | |||
---|---|---|---|---|
이전글 | 침묵 | |||
다음글 | 속사랑(113)- Love와 Like의 차이 | |||
작성자박상대 | 작성일2003-10-31 | 조회수2,079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 2003년 10월 31일 (금) - 연중 제30주간 금요일
[오늘의 복음] 루가 14,1-6 <너희는 자기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졌다면 안식일이라고 당장 구해 내지 않고 내버려두겠느냐?>
1)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바리사이파의 한 지도자 집에 들어가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예수를 지켜보고 있었다. 2) 그때 마침 예수 앞에는 수종 병자 한 사람이 있었다. 3) 예수께서는 율법교사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향하여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일이 법에 어긋나느냐? 어긋나지 않느냐?" 하고 물으셨다. 4) 그들은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병자의 손을 붙잡으시고 고쳐서 돌려보내신 다음 5) 그들에게 다시 물으셨다. "너희는 자기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졌다면 안식일이라고 당장 구해 내지 않고 내버려두겠느냐?" 6) 그들은 이 말씀에 아무 대답도 못하였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안식일의 표지
바리사이파 사람이 예수님을 자기 집 식사에 초대했다는 이야기는 4복음서를 통틀어 루가복음에만 보도된다.(7,36; 11,37; 14,1) 예수께서는 식사에 손님으로 가실 때마다 그 자리에 함께 초대받은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에게 새로운 가르침을 주셨다. 루가는 오늘 복음의 식사초대가 안식일에 일어난 일로 소개함으로써, 분명히 예수와 반대자들 사이에 논쟁이 있을 것을 암시한다. 음식을 잡수시는 예수를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1절) 아니나다를까 그때 마침 수종병으로 온 몸이 부어 고통받는 병자 한 사람이 예수님의 시야에 들어왔다.(2절) 이제 문제는 안식일법에 관한 문제로 비약된다.(3절)
이스라엘의 율법에 따르면 안식일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죽을 위험에 처하면 만사를 제치고 사람의 목숨을 구해야 하는 것이 율법의 정신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안식일법보다 사람을 더 중요하게 여기신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은 그 생명의 위독함과 무관하다. 어떤 처지에서든지 사람이 법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루가복음에서 안식일법에 대한 예수님의 새로운 해석을 배웠다.(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병자를 치유함: 6,6-11; 안식일에 회당에서 곱사등이 부인을 치유함: 13,10-17) 예수님은 안식일에 선행할 기회를 피하는 자체가 악행을 방조하는 것으로 보시는 것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안식일, 일곱째 날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 일곱째 날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주일(主日), 즉 일요일을 말한다. 주일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유효한 하나의 표지이다.(창세 2,3) 좋고, 거룩하고, 축복의 날인 일곱째 날, 이 날 하느님께서는 모든 창조를 완성하셨다. 이같이 일곱째 날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의 여섯 날들을 완성해 주신다. 우리의 모자라는 것이 이 날 하느님을 통해 거룩해지고 충만해지는 것이다. 일곱째 날! 이 날은 하느님께서 아직 당신을 찾지 못했거나 망각해 버린 세상에 하늘을 열어 보이는 날이다. 이 날은 예수님께서 고통과 고독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한 인간에게 삶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그런 날이다. 일요일은 그래서 세상을 위한 하나의 표지요 축복이며, 선물이다. 우리를 이러한 의미에로 초대하고 유인하는 그런 표지인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