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초고속 성장촉진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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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3-11-17 | 조회수1,849 | 추천수27 | 반대(0) 신고 |
11월 18일 연중 제33주간 화요일-루가 19장 1-10절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렵니다."
<초고속 성장촉진제>
요즘 이 세상이 너무도 불공평한 세상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극점을 향해 치닫는다는 것을 수시로 느낍니다.
또래가 먹는 "성장촉진 보조식품"을 보고 자기도 "성장촉진제" 좀 구해달라고 제게 떼를 쓰는 아이(제 때 못 먹어서 그런지 나이에 비해 체구가 너무도 왜소해 보이는 아이)를 볼 때마다 아이의 고달팠던 지난날들이 눈앞에 어른거려 눈물이 앞섭니다. 주말이 오면 함께 외출이라도 나가 "초고속 성장 촉진제"라도 한 병 사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언젠가 만난 한 할머니의 사연도 기가 막혔습니다. 자식들이 알아서 조금이라도 용돈을 주면 좋겠는데, 용돈 받은 기억이 너무도 가물가물하다는 할머니. 단돈 천 원 짜리 한 장이 아쉬워 죽겠다는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도 "짠해" 보였습니다. 할 수 없이 제 용돈에서 거금 만원을 빼내 손에 쥐어드리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시절이 시절인 만큼 요즘 주변을 조금만 살펴보면 경제적인 문제로 가슴아파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죽음과도 같은 절박한 상황 앞에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 앞에서 피같은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여유 있는 분들의 관대한 나눔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시기에 걸맞게 오늘 복음은 한 부자(돈 많은 세관장)의 회개 여정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눈에 가장 안타깝게 보이던 부류의 사람들이 "모을 줄만 알았지 세상이 두 쪽 나도 나눌 줄 모르는 사람들", "꽉 움켜 쥔 손을 죽어도 펴지 않는 부자들", "세상 뜰 날이 다가오는 데도 끝까지 재물을 하늘처럼 여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소개되고 있는 세관장 자캐오 역시 돈이 너무도 많았기에, 또 돈의 위력을 늘 실감하고 살아왔기에, 하느님 두려운 줄 모르고 재물을 하느님처럼 모시고 살아가던 사람들의 전형이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자캐오는 예수님과의 극적인 만남을 통해 회심의 기회를 잡습니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예수님과의 만남, 극히 짧은 만남이었지만 자캐오는 회심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구원에 이르는 길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캐오의 회개여정은 극히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 것이었지만, "바로 이것이 회개다"하는 교훈을 우리에게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자캐오는 갑자기 다가온 주님의 초대(자캐오야, 나무에서 어서 내려오너라)에 즉각적으로 응답합니다. 지체 없이 "예, 주님!"하고 무화과나무를 타고 내려옵니다.
그리고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억지로가 아니라 온전한 자유의지로, 기쁜 마음으로 주님을 자기 집에 모십니다. 자캐오는 진정으로, 마음으로부터 예수님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또 얼마나 기특합니까? 회개여정을 시작한 자캐오는 예쁜 짓만 골라서 합니다. 행동 하나 하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다 예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들이었습니다.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 주겠습니다."
자캐오의 이 말은 예수님께서 가장 바라시던 응답이었습니다.
참된 회개는 자캐오의 회개처럼 구체성을 요구합니다. 진정한 회개는 자캐오의 회개처럼 그릇된 생활 태도를 구체적으로 바꾸겠다는 실질적인 다짐이 요청됩니다.
우리의 지난 그릇된 과거를 기워 갚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지한 반성을 토대로 한 철저한 회개입니다. 진정한 회개의 잣대는 다름 아닌 삶의 변화입니다.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관대한 나눔, 그것은 회개의 가장 좋은 결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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