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혼인성사] 성사풀이33: 혼인 무효 - 혼인 무효화, 교회의 합법적 과정 거쳐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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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호식 [ jpatrick ] | 작성일2019-02-24 | |||
[성사풀이] (33 · 끝) 혼인 무효 - 혼인 무효화, 교회의 합법적 과정 거쳐야
가톨릭교회에서 ‘혼인 무효’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혼인 무효란 가톨릭 혼인의 특징인 단일성과 불가 해소성에 위배되거나, 교회에서 정한 유효한 혼인의 요건을 채우지 못해 교회가 혼인이 성립된 일이 없다고 선포하는 것을 말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629항)
혼인을 이루는 불가결한 요소인 신랑과 신부의 혼인합의가 강요로 이루어졌다면 그 혼인은 무효입니다. 또 정신 착란, 정신 이상, 동성애 등과 같이 심리적 원인으로 혼인의 본질적 의무를 질 수 없는 경우에도 혼인이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 부부생활과 가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혼란을 줄 수 있는 결함, 예를 들어 심각한 질병이나 성불구 등을 숨기고 혼인하였다면 그 혼인도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 혼인 생활 중에 배우자의 상습적인 폭행이 있다면 그 혼인도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교회에서 정한 예식으로 혼인하지 않았을 경우도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교회법 1083-1108조 참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혼인의 무효화는 부부들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정한 합법적 과정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소속 본당 신부와 상의해 교구 법원의 심의를 거쳐 혼인 무효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혼인 무효 소송은 이전 혼인을 무효하다고 선언해 혼인을 해소하는 소송을 의미합니다. 혼인 무효가 선언되면 교회법적으로 이전 혼인이 처음부터 없던 것이 되므로 재혼이 가능합니다.
가톨릭교회의 혼인 무효 소송은 무효한 혼인을 맺은 당사자들을 혼인의 유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혼인의 존엄성과 성사성을 지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하려면 본당 신부와 상의한 다음 해당 교구 법원에 문의하면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엇보다 부당하게 별거나 이혼을 당한 이들, 또는 배우자의 학대로 함께 살 수 없게 된 이들의 고통을 받아들여 이들을 성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혼인 무효 소송’이 더 편리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가능하다면 무료로 진행될 수 있도록 권고하셨습니다. (「사랑의 기쁨」 244항 참조)
교회 법원에서 합당하게 이전의 혼인이 무효한 것으로 선언되면 다시 혼인성사도 받을 수 있습니다.
혼인 무효 장애는 무엇인가요
과거 조당이라고 불리던 ‘혼인 무효 장애’는 교회법에 따르면 모두 12가지입니다. 이 장애는 ‘하느님의 법에 따른 장애’와 ‘교회법에 따른 장애’로 나누어집니다. (「사목지침서」 제108-109조 참조)
하느님의 법에 따른 장애에는 혼인 유대 장애, 성교 불능 장애, 직계와 방계 2촌의 혈족 장애 등 3가지가 있습니다. 이 장애는 신자이거나 비신자이거나 모두에게 적용되는 장애이고, 하느님 법에 따라 관면될 수 없는 장애입니다.
반면에 교회법에 따른 장애는 신자에게만 해당되고, 여기에는 9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연령 장애, 미신자 장애, 성품 장애, 수도 서원 장애, 유괴 장애, 범죄 장애, 인척 장애, 내연 관계 장애, 양자 관계 장애입니다. 여기서 성품 장애, 수도 서원 장애, 배우자 살해 범죄 장애의 경우에는 사도좌의 관면을 받아야 혼인할 수 있고, 미신자 장애는 한국 교회에서 본당 신부도 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 특전은 무엇인가요
바오로 특전은 바오로 사도가 선교 중에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는 신자들이 신자 아닌 쪽과 종교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모습을 보고 “신자 아닌 쪽에서 헤어지겠다면 헤어지십시오. 그러한 경우에는 형제나 자매가 속박을 받지 않습니다”(1코린 7,15)라고 하신 말씀에서 유래합니다.
이는 비세례자 부부 중에 어느 한쪽이 세례를 받은 후, 세례를 받지 않은 쪽에서 평화로운 동거를 거부할 경우, 비세례자 때 이루어진 혼인을 해소할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을 말합니다.
이 특전을 얻으려면 첫 번째 혼인이 비세례자 사이의 혼인이어야 하고, 아무런 장애나 결함이 없는 유효한 혼인이어야 하며, 첫 번째 혼인의 배우자가 실제로 떠나갔어야 합니다.
특전은 교회가 특정인에게 특별한 호의로 베푸는 은전입니다. 신앙의 유익과 보전을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2월 24일, 정리=리길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