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병자성사] 대세받은 아버지 별세 전에 병자성사 받을 수 있나요?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병자성사, 병자영성체(봉성체) 예식서 | |||
작성자 주호식 [ jpatrick ] | 작성일2004-10-30 | |||
대세 받은 아버지 별세 전에 병자성사 받을 수 있나요?
Q: 저의 아버지는 약 2년 전 사고를 당해 의식이 없는 위독한 상태에서 어느 수녀님께 대세를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현재까지 혼수상태입니다. 의사의 진단으로는 아마도 아버지께서 곧 돌아가실 것 같다고 해서 신부님을 모셔다 병자성사를 받게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정식으로 세례성사를 받지 않고 대세를 받은 사람도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는지요?
A: 아버님의 사고로 큰 어려움 중에 계시는군요. 무슨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한 마디의 위로의 말씀보다도 병자성사가 더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병자성사를 통해 아버님께 은총으로 다가가실 것입니다. 아버님께서는 병자성사를 받으실 수 있으니 가까운 성당의 신부님께 찾아가 병자성사를 청하도록 하세요. 야고버서는 병자성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앓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교회의 원로들을 청하십시오. 원로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고 그를 위하여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믿고 구하는 기도는 앓는 사람을 낫게 할 것이며 주님께서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또 그가 지은 죄가 있으면 그 죄도 용서를 받을 것입니다"(5,14).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은 물론 가톨릭 신자에게만 해당됩니다. 성사를 받는다는 행위 자체가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의 신앙고백이라고 할 때에 이 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은총이 전해진다고 믿는 가톨릭 신자에게 이 성사의 효과가 주어진다는 의미이지요. 대세라는 것도 당연히 세례성사라고 한다면 대세받은 사람은 병자성사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병자성사는 단순히 죽을 위험에 임박한 사람만이 받는 성사는 아닙니다. 나이가 많거나 육체가 쇠약해지기 시작하면 이 성사를 받기에 합당한 시기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의미는 곧 병자성사는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도달해 있는 사람에게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강화하고 또 평화와 용기라는 은총을 베푸는 성사라는 의미입니다. 비록 아버님께서 의식이 없는 위독한 상태에 계시지만 인생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중요한 시기에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구하고 성령의 은총을 받도록 기도함으로써 한 인간으로서 구원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다는 면에서 아버님의 인생에 있어서 이 병자성사의 순간만큼 중요한 순간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병자성사의 힘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드러나는 구원의 힘입니다. 이 힘이 죽음의 골짜기를 밝혀주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병자성사 예식서에 보면 병자성사를 집전하시는 신부님은 다음과 같이 기도합니다. "힘을 다시 얻어 악을 쳐 이기고 주님의 수난에 참여함으로써 자기 고통의 효과를 바라며 희망을 가지게 하소서." 비록 아버님의 병세가 호전되기를 크게 기대하지는 못하지만 주님께서 아버님을 영원하신 당신 나라로 초대하시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향하는 아버님의 그 길을 주님께서 밝게 비추시길 기도합니다.
[이동익 신부님 홈페이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