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세례성사] 세례명에 대해 알고 싶은 몇 가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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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호식 [ jpatrick ] | 작성일2004-10-30 | |||
세례명에 대해 알고 싶은 몇 가지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을 때 새 이름을 짓습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 사실을 두고 한번쯤 '왜 그럴까?' 하고 궁금해 한 적은 없었나요? 세례명에 대해 알고 싶었던 몇 가지 궁금증들을 한번 풀어봅시다.
세례명을 짓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면 제일 먼저 이름을 지어줍니다. 이름을 골라 짓는 것은 그 이름에 걸맞은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라는 바람이 들어있는 것이지요.
세례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세례 때 새로운 이름을 받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남을 의미하지요. 곧 그 이름에 걸맞게 변화하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훌륭하게 살다 가신 성인의 이름을 따서 일생 동안 그 성인을 자신의 수호성인으로 특별히 공경하고 보호받으며, 그 품행과 성덕을 본받으려 노력하게 됩니다.
세례명은 꼭 성인 이름을 따야 하나요?
르네상스 시대에 유럽에서는 이교도의 이름들이 세례명으로 쓰이기도 했답니다. 특히 동방교회에서 이런 현상이 많았는데 교회는 이것을 우려하여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년) 제25회기에서 그리스도교식의 이름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래서 공의회 이후 공포된 로마 교리서에서는 이교적이고 우상 숭배적인 이름을 지어주지 말 것과, 세례명을 반드시 성인의 이름으로 지어줄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현 교회법에서는 "부모와 대부모 및 본당 사목구 주임은 그리스도교적 감정에 어울리지 아니하는 이름을 붙이지 아니하도록 보살펴야 한다."(855조)라고 규정하면서, 각 지역 문화권에 상응하는 이름과 그리스도교적 뜻을 붙일 수 있는 이름을 세례명으로 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입 교인에게 새 이름을 처음부터 주는 풍습이 있는 비그리스도교 지역에서는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라 예비 신자가 될 때에 즉시 새 이름을 줄 수 있다. 성인의 이름이나 지역 문화권에 상응하는 이름을 줄 수 있다."(어른 입교 예식서 88항) 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세례명을 짓는 전통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3세기 중엽 이후 성서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이나 성인, 순교자 이름을 붙이는 것이 관례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세기초부터 본래의 이름 외에 새 이름을 짓는 관례가 널리 퍼졌는데 요한 크리소스토모(347-407년)와 암브로시오(339-397년) 성인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자녀들의 이름을 아무렇게나 짓는 것을 꾸짖으면서, 그리스도교의 덕이 높고 하느님을 충실하게 신뢰하여 교회에서 공경하는 이들의 이름을 따서 짓거나, 보호와 중재를 받을 목적으로 순교자들이나 성인들의 이름을 따서 짓도록 권하였습니다. 빈 공의회(1311-1312년)에서 유아세례가 합법적인 것으로 선언된 이후부터는 세례성사 때 세례명을 받는 것이 공식적으로 정착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세례명은 바꿀 수 있나요?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남을 의미하는 세례명을 바꾼다는 것은 세례성사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설정하신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는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새사람이 되었다는 의미로 갖게 된 이름을 부정해서는 안되겠지요.
영명축일은 어떻게 지내는 것이 좋습니까?
생일은 거창하게 지내면서 가톨릭 신자로서 영명축일은 그냥 모르고 지나간다면 안되겠지요. 미사에 참석해 성체를 영하고, 자신의 세례명이 성인의 이름일 때는 그 성인의 일생을 묵상하면서 자신의 현재 신앙생활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과 간단하게 기도 모임을 겸한 축하연을 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 될 것입니다.
세례명은 누가 정해야 합니까?
꼭 신부님, 수녀님이 정해주어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유아세례를 받은 경우에는 스스로 이름을 지을 수 없으니까 부모님이나 대부모 또는 신부님, 수녀님이 지어주셨겠지요. 하지만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나이라면 원하는 세례명을 자신이 정해도 상관없습니다.
성직자, 수도자들은 세례명말고 수도명을 따로 정하기도 하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알려진 바로는 적어도 6세기경부터 수도생활을 시작하려는 지원자들이 입회하면서 새로운 이름을 지었다고 하며, 동방교회에서는 자신의 이름과 머리글자가 같은 성인의 이름을 수도명으로 갖는 관습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수도명을 갖는 것은 그리스도께 봉사하기 위해 새로운 한 인간을 온전히 봉헌한다는 의미 외에 세속적인 자신과 이전의 생활양식을 완전히 끊어버리려는 결심이 들어있습니다.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다음 문헌을 참조하세요.
[교회법 해설-교회의 성사법, 정진석,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해설, 정진석,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어른 입교 예식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한국 가톨릭 대사전, 한국교회사연구소] [그건 이렇습니다, 김영배, 성바오로]
[경향잡지, 1999년 10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