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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토론]가톨릭 음악계를 욕한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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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유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0-07-15 조회수2,837 추천수30

오늘은 우선 서양의 교회 음악사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하지요.

서양음악사를 공부하다보면 우리는 싫어도 어쩔수 없이 가톨릭을 알아야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서양음악의 역사라는 것 자체가 교회음악의 역사였으니까요.

언제나 음악의 가장 근간은 종교에 있었습니다.

서양음악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묘한 흐름을 보게 됩니다.

초기 서양음악의 유명한 작곡가의 대부분은 이태리에서 나옵니다.

그리고는 그 계보가 자연스럽게 독일로 흘러갑니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유명한 작곡가들은 모두 독일태생이지요.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하이든....

한번 독일인이 아닌 작곡가를 손으로 꼽아보세요.

10손가락 다채우시기도 힘이 들겁니다.

왜 그런일이 발생할까요?

독일인들이 선천적으로 음악을 잘하도록 태어나는 것일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요.

서양음악을 정리한 초기 작곡가들은 대부분 이태리 태생이었으니깐요.

 

이것은 종교개혁과 매우 연관이 깊습니다.

이태리를 중심으로 가톨릭이 번성했을때 음악가들은 당연히 이태리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종교개혁이 있었지요.

칼빈은 프랑스로 루터는 독일로...

그런데 이 칼빈은 음악에 대해 무식한 사람이어서 (심지어는 오르간을 모두 불살랐다 합니다.) 프랑스에서 음악가들은 참 먹고살기가 힘들었습니다.

반면에 루터는 매우 음악을 사랑한 사람입니다. 자신이 음악을 작곡하기까지 한 사람이니까요.

당연히 독일의 음악은 매우 번성했습니다.

이후로 서양음악의 주도권은 매우 오랜기간 독일이 갖게 된 것입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의도는 빤합니다.

음악의 발전은 종교를 떠나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옛날이야기가 아니냐? 요즘이 어떤시대인데 하고 반박하시고 싶으신 분들이 계실것 입니다.

그러면 한번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클래식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일주일에 몇번이나 됩니까?

만약 성가대를 하시고 계시다면 성가대에서 그리고 미사시간에 접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종교의 역할은 오히려 예전보다 더욱 커졌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교회에서의 적극적인 음악의 지원은 국가 문화상품의 발전에도 큰 몫을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파리에서 나무십자가 합창단이 오고, 비인 소년 합창단이 오고, 루치아노 파발로티가 오고...

우리는 이럴때마다 열광하고 엄청난 금액을 그들에게 바칩니다.

 

그들은 모두 교회를 근간으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입니다.

한국의 가톨릭은 매우 빠른 발전을 가졌고 또 발전하고 있습니다.

요즘 주교님 께서는 작은 공동체의 활성화등을 주창하시며 교회가 비대해 지는 것을 막고자 계속해서

많은 성당들을 분당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당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은 성가대 입니다.

분당이 될때마다 성가대의 인원은 빠져나갑니다.

제정적으로 어려워진 본당에서는 성가대의 지원을 꺼리게 됩니다.

실제로 제가 예전에 지휘하던 성가대에서 본당이 분당과 새성전건립등을 추진하게 되자 제정적인 어려움때문에

지휘자의 월급(얼마되지도 않았지만)을 당분간 못드리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지휘자의 월급뿐 아니라 대부분 단체의 제정지원도 끊어 버리더군요.

저는 과감히 그 성가대를 그만 두었습니다.

돈을 받느냐 않받느냐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성가대의 중요성, 지휘자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성당에서는 지휘자만 고생할 뿐입니다.

어쩔수 없겠지요.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니 말입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곳곳에 멋진 새로운 성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일산 신도시가 있는 고양시거든요.)

외관으로 보기만 해도 반할 정도의 웅장하고 화려한 성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전을 지으면서 성가대에 관해, 또는 음악에 관해 배려해서 지어진 성당은 찾아보기가 힘이듭니다.

너무나 멋진 외관에 반해 들어가보면 형편없는 공명과 싸구려 앰프시설,

거기다가 환상적인(?) 성가대의 실력등에 실망해 버리기 일수 입니다.

급속하게 많아진 성당에서는 지휘자를 구하지 못해 안달입니다.

그래서 급기야는 성가대 오래하신 분들이면 아무나 지휘를 맡아서 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분들을 욕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하고 냉정하게 이야기해 봅시다.

제가 아는 분 중에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성가대 지휘를 하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너무 열성적이시고 열심히 공부하는 분이시죠.

그분이 지휘하는 성가대에 한번 참여해 본적이 있습니다.

우선 반주가 지휘 싸인 없이 적당히 시작되더군요.

그리고 지휘는 반주를 따라 템포를 잡습니다.(반주자는 전공자니깐)

지휘의 비트가 따라서 노래하기 너무 힘이 들더군요.

정확히 떨어지는 곳이 어디인지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더욱 큰 문제는 정확하지가 않다는 거지요.

느려졌다, 빨라졌다.

도저히 지휘를 보면서 노래를 하기가 어려워 쩔쩔맸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성가대들은 참으로 잘 노래 하시더군요.

그래도 그 지휘자님은 자신의 부족한 면을 매우고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시고 있습니다.

그래도 시간적, 경제적여건상 공부를 꾸준히 계속하기는 너무 어렵다고 하더군요.

 

교회에서는 신부님, 수도자님들을 정기적으로 피정을 갖게 하며 재교육 시킵니다.

주일학교, 구역장등 여러 분들의 재교육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미사의 일부분을 함께 담당하고 있는 성가대 지휘자, 반주자, 성가대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어떻습니까?

물론 가톨릭 음악원등 여러 종교 음악 단체들에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저도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보려 했는데 매우 힘들더군요.

도저히 시간이 맞지를 않습니다. (대부분 낮시간이니깐), 그리고 너무 비쌉니다.

적어도 교회에서 지원하고 본인부담을 줄이고 그대신 강제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연 2회는 실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예전에 지휘하던 성가대에서 신부님께 우겨 성당지원으로 반주자를 명동성당 오르간 교육을 받게 한적이 있습니다.

(비록 주임 신부님이 바뀌면서 없었던 일로 되어 버렸지만)

대부분의 성당 반주자들은 피아노를 전공했기 때문에 오르간에는 약합니다.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많은 반주자들이 자비로 오르간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오르간 반주자들은 무료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자비로 오르간 공부를 해야 하다니, 너무 한것 아닙니까?

 

지휘를 하다 보면 가장 화가 날때가 성직자들이나 수도자들에 곡에 대해서 참견을 할때 입니다.

오늘 00번 성가는 너무 느렸다. 00번 성가는 빨리 불러야 한다. 이번 미사때는 특송으로 00을 불러야 한다.

적어도 지휘자라면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전문가 입니다.

또 어느때 어느곡을 부르며 그 곡의 해석은 어떻해야 한다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다시 저의 이야기를 해보죠.

예전에 두군데의 성당을 동시에 지휘한 적이 있습니다.

한 성당에서는 주일 미사 성가 까지 제가 모두 정했고 특송, 발표회등 모든 성가의 계획을 제가 정해야 했습니다.

물론 저에게는 정신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많은 부담이 되었죠.

그리고 다른 한 성당에서는 주일 미사 성가는 수녀님이 모두 정해 주셨고 미사때 특송은 하고 싶으면 하고

특별한 날의 특송역시 수녀님이 정해 주셨죠.

지휘자는 미사시간에 신자들과 개창할 성가의 지도나 잘해주면 그만이었죠.

만일 여러분이 성가대 지휘자라면 어느성당의 지휘를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까?

답은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참 성가에 관해서 문외한에 가까운 성직자들이 많습니다.

라틴어로만 되어있으면 그레고리오 성가인줄 아시는 분들까지도 계시더군요.

한번은 "오늘 미사성가중 00번은 빠르게 불러야 하는데 너무 느렸다."라고 말씀 하신 수녀님께

너무화가나서 음악적인 해석의 일례를 들어가며 (코드배치, 작곡가의 의도등)꼬치꼬치 반박한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곡의 작곡가는 예전 대학시절 저의 은사님이 셨기 때문에 그분의 작곡의도 만큼은 제가 확실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이제 오늘 이야기의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 저것 욕을 많이 늘어놓다 보니까 이야기 구성이 엉망이 되어 결론 짓기가 어렵내요^^!)

 

1. 가톨릭 성가대 지휘자는 자격증 제도가 있어야 합니다.

   - 복잡한 전례, 중세부터 현제까지의 폭넓은 음악을 다루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교육이 필요하고 그 교육을 이수하거나 그와 동등한 시험에

     통과한 자들에게는 자격증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자격증이 있는 자만이 성가대 지휘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지휘자에게 음악에 관한한 전권이 이임되어야 합니다.

   물론 전례를 위하여 사전에 성직자나 수도자와 이야기되고 조정되어야 하겠지만 어쨌든 성가에 관한한은 지휘자의
   전권을 인정해야 합니다.

3. 자격증을 가진 교회의 지휘자는 그것이 직업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에는 직원이 있습니다. 사무장, 사무원, 기타... 그들은 교구청에서 인정한 직책입니다.

   그러나 지휘자를 직원으로 두고 있는 교회는 없습니다. 그냥 아르바이트정도 지요.

   하지만 적어도 자격증을 가지고있는 지휘자에 관해서는 그것으로 생활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개신교인이나 비종교인인 음악 전공자중에 가톨릭을 공부하고 지휘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개종하는 인원도 늘어날 것입니다.

4. 물론 모든 성당이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신자수 얼마 이상의 성당에서는
   교회권한으로 필수적으로 자격증을 가진 지휘자를 두도록 해야 합니다.

5. 꿈같은 이야기 일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단언하건데 이러한 제도는 획기적인 교회음악의 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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