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톨릭 성가 421번: 나는 세상의 빛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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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1-06-22 | 조회수5,588 | 추천수0 | |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421번 "나는 세상의 빛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여러 가지에 비유하시며, 그리스도의 본질과 사명을 세상에 드러내셨습니다. 특히, 당신 자신을 “세상의 빛”에 비유하시며, 하느님의 빛으로서 세상에 파견된 당신의 신원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이는 불의가 세상을 덮고 불신이 만연해도 빛 자체이신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을 하느님께 인도한다는 복음이라 생각합니다. 하느님을 향한 여정에서 든든한 동반자로서 우리를 이끌어 주시는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을 묵상하고자 421번 “나는 세상의 빛입니다”를 이달의 성가로 선정하였습니다.
요한 복음 8장 12절의 말씀을 선율에 담은 이 성가는 이탈리아 출신의 Vincenzo Donati 신부님의 곡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35번 “나는 포도나무요”의 작곡자이기도 한 신부님은 한국 이름 “원선오”로 더욱 유명한 분입니다. 사제이며 음악가인 신부님은 1962년 살레시오 수도회 선교사로서 한국에 파견되어 광주 살레시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1981년 아프리카 선교사로 파견되어 지금은 수단의 톤즈에서 하느님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음악적 감성과 선교사로서의 소명을 함께 겸비한 신부님은 영화 “미션”의 가브리엘 신부처럼 이 세상을 향해 하느님의 사랑을 노래하는 행복한 선교사라 생각합니다.
라장조, 4/4박자인 이 성가는 크게 A, B 두 부분으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멜로디에 비해 제법 풍부한 화음을 갖고 있기에 멜로디의 진행과 더불어 베이스 진행도 의식하면서 노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특히, A부분에서는 멜로디와 베이스가 돌림 노래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단순한 곡의 구성을 유쾌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각 성부를 독립적인 멜로디로 의식하며 노래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세상의 빛, 진리의 샘, 구원의 길이라는 굳은 믿음을 고백하듯 위풍당당하게 리듬을 살려 노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빛은 하느님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것입니다. 곧, 빛은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며, 빛을 받았다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았다는 것, 하느님을 진정으로 알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세례성사를 받은 우리는 빛을 받은 사람이며, 빛의 자녀입니다. 무엇보다 하느님과의 만남은 빛 가운데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첫 사람 아담은 빛으로 창조되었지만 죄 때문에 그 영광의 빛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영광의 빛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써 회복되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미, 예수님을 받아들였고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였으며, 하느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하느님의 살아있는 빛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온전히 빛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담이 죄 때문에 빛을 잃어버렸던 것처럼 우리 역시, 죄의 굴레에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빛이신 예수님을 따르고 당당하게 죄를 거부한다면 이 세상을 더욱 환하게 비출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이 어둡고 혼탁하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작은 빛을 모으고 모아서 더욱 찬란한 빛을 발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세상이 그 빛을 보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우리의 스승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빛의 자녀입니다.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1년 7/8월호, 황인환 신부(서울대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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