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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 반포성당 전례성가실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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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1-02-04 조회수3,468 추천수8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연중 제 5주일입니다. 물과 뭍...비슷한 발음이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는

물리적 환경이지요. 베드로가 물에 빠져서 죽게 되었을 때에 주님이 건져주셨지요

(빠뜨리시오가 제 세례명인데 외우기 어려워 하는  사람에겐 건지시오의 반대입니다 하면 쉽게 외운답니다. 공식용어는 파트리치오 인데 오래 쓴 이름이라...)

그런데 물고기는 물에서 살아야지, 뭍으로 나오면 죽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작년 한해 여러 본당을 주마간산식으로 한 번씩 참례하고 글을 쓰다보니 깊이가

덜한 것 같고 표면적이어서  오늘은 제가 전례성가가 활발하다고 정평이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성당을 모델로 하여 약 한달간 관찰한 성가 전례 소감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반포성당은 1976년에 설립된 서울 강남의 전형적 아파트 촌 성당이다.

이 때만해도 이 동네 아파트는 중산층 이상이 사는 부촌이었고(지금도...)

신자들 연령층도 고르고 학력 수준도 높다고 본다. 신자 수 약 1만명에 주임신부와

보좌신부 두 분(모두 3명)이 사목한다.

성당은 특이한 건축이라서 비슷한 성당이 없을 것 같다.

본당은 6각형 꼭지형이고 건축 자재(인테리어)가 목재라서 울림은 좋지 않다.

게다가 2층 성가대석은 갑갑하게 되어있다. 천장이 낮고 뒤에 선 사람은 제대가 안 보일 정도 이다. 좁혀 앉으면 약 40석 된다. 본당은 약 600석 정도에 유아방이 있다.

미사 전 30분 전에 반드시 성서 읽기를 함께한다. 이것도 흔치 않다고 본다.

 

반포성당은 서울에서 유명한 성가대를 두 개 보유하고 있다.

라우다떼 성가대는 장년 혼성성가대로 11시 교중미사를 맡고 있고 약 40명에

남성이 12명 정도로 센 편이다. 관록이 있는 단원들이라 보통단원 두 몫을 한다고 보면 된다. 지구 행사때 주도적 역할을 한다.

 

까네레 성가대는 청년성가대인데 주일 오후 5시 미사를 맡고 있다.발표회도 거의

매 년 하고 단원은 약 30명...

그리고 두 성가대와 해설자들은 모두 예복을 입는다.

 

특히 까네레는 실력이 탁월한 명성이 있었다. 90년대 초반에는 명성이 드 높았고

요즘도 지구별 성가 경연대회를 하면 거의 우승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포 성당 성가대는 왜 이렇게 성가를 잘하고 신자들도 성가를 잘한다고 할까??

 

전통을 무시할 수 없고 역대 주임 사제의 성가대 인식이 투철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휘자들은, 내가 과문한 탓인지 모르나 음대 출신을 유급으로 영입해 운용하고 있다.

그 보다는 과감한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성가대에 뭔 투자? 자기들 취미로 하는거

아냐? -이런 말씀하는 분이 요즘은 없겠지요?)

 

지하 연습실에 가 보니 양쪽 벽에 케비넷이 즐비하다. 모두 악보라고 한다.

라우다떼 성가대용이 있고 까네레 성가대용이 따로 있다.  이게 바로 재산이다.

군인에겐 총칼이, 성가대엔 악보가 무기이다.[악보값을 아껴서야...찬미가 잘 되나요...옛날 처럼 마구 복사해서 쓰는 시대도 아니고...]

라우다떼 성가대는 교중미사 후 남성들은 연습실에 모인다. 김밥을 먹고 연습에 들어간다.

잘하는 성가대는 뭔가 남다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본론에 들어가 보자.

반포성당에는 다섯 번을 가 보았다. 교중미사 한 번, 청년미사 한 번, 평일 미사 세 번..

이 다섯 번을 종합하여 분석해 보기로 한다.

 

일반 성가는 주보에 입당, 봉헌, 성체, 파견성가 번호를 적어 놓았고 환호노래, 즉

신앙의 신비여, 아멘, 주님의 기도, 주님께 나라와, 미사곡 번호도 차례대로 적어 놓았다.

이렇게 해 놓으면 자신 없는 신자들은 미리 악보를 펴서 잘 따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반성가 이외의 환호 성가를 주보에 매 주 인쇄하는 곳은 흔치 않다. 성가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뜻으로 봐도 된다.

 

미사곡은 공통적으로 가톨릭 성가책에 있는 미사곡 셋, 즉   이문근 작곡,

최병철 개사(315-319장)을 성가대와 신자가 교창한다. 이 미사곡은 아주 쉬운 성가이다.

시편성가 비슷하고 반복이 많아 악보 없이도 쉬 배울 수 있는 곡이다.

이 미사곡은 원래 고 이문근 신부님이 어린이 창미사곡으로 작곡한 것이다.

그런데 미사 통상문이 바뀌면서 대폭 성형수술을 받은 곡이기도 하다.

.

자비송을 보면

원곡(45개 마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개사(30개 마디): 주님 자비를 자비를 베푸소서. ..

 

아무튼 이 미사곡을 교중미사때는 교창이 잘 되는데 청년미사때는 잘 안된다.

왜 그럴까? 청년미사라고 청년이 많은 것이 아니다. 신자 연령층은 비슷하다.

모두 반포성당 신자들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교중미사때는 성가대가 힘차게, 자신있게! 선창으로 이끈다.청년미사때는 첫 소절 선창부터 웬지 미약하다. 그 영향이 있는것이 아닐까?

[장기 둘 때 장군! 하고 소리치면 상대방도 이에 질세라 멍군!! 하고 소리친다]

 

반포 성당은 공동체의 제창, 교창을 위하여 아주 쉬운 미사곡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성가대가 잘 끌어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신자들의 참여도와 수준이 달라진다

 

복음환호송으로 알렐루야(성가책 365장)는 칭찬할 만 하다. 주일은 당연하고

 

평일미사(아침)에도 알렐루야를 노래하고 시편 부분(독송)을 공동체가

노래로 한다. 노래로!

어렵다고 안하는 본당이 있으면 반포성당에 가서 견학을 하라고 외치고 싶다.

 

(주일 교중미사에도 낭송으로, 알렐루야를 외우는 본당을 나는 보았다. 성가대가 있는데도...).

 

화답송은 애석(?)하게도 모두 낭송이었다.

영성체를  마칠 무렵 특송이 있다.

 

라우다떼 성가대는 폴리포니 곡으로 아베 베룸을 합창했다.  역시....하는 감탄이 나온다.

오르간은 나즈막히 저음을 쳐준다. 장년특유의 중후한 음성의 브랜딩은 좋은 찬미이고

성체 묵상에 좋은 곡이라고 느꼈다.

 

까네레 성가대는 복음성가 같은 노래를 불렀다. Without love, We are nothing!

이라는 혼성곡이다.(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2성부로 나오다가 부분적으로 4성부로 맺는다. 이 성가대는 너무 고요한 것을 선호하여 환호가 없다 미사중 "아멘" 조차도 너무 미약하여 안하는 줄 알 정도 였다. 왜 그럴까?. 노래 자체는 는 잘하는데

전례의 의미는 모르는 것일까?

발표회나 경연대회 같은 무대에는 강해도 미사 전례에는 약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보아 반포성당은 그래도 전례성가를 잘하는 성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주일  두 미사에, 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것도 전통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는데...두 성가대가 봉헌, 성체때

앉아서 찬미노래를 부른다. 집에서도  어른 공경을 하려면 일어나야 하거늘,

주님을 찬미하면서 왜 앉아서 부르는지.....단순히 신자들의 행열에 심심치 않게?

신자들이 앉아서 노래하는 것과 성가대에서 앉아서 노래하는것은  다르다고 본다.

 

다른 하나는 주님의 기도 노래이다.

성가책 388장 (최병철 곡)인데 두 성가대는 잘 부르겠지만 내 귀에는 미사 때

거의 전 신자가. 틀리게 부른다. 이 노래는 다른 주님의 기도 보다는 약간 어렵지만

음악적으로는 잘 된 곡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데 악보 후반부 셋째 마디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부분을 레-미미파-쏠라  가 아닌 레-미파쏠-라라 로 부른다.

두 미사 모두 미사 전에 다른 노래는 안 가르치더라도 올 바른 교육이 필요하다.

 

노래란 참으로 이상해서 처음 잘 못 배워두면 평생 (혼자서는) 못 고친다.

본인은 맞게 부른다고 철석같이 믿고 나름대로 찬미하게 된다.

(마치 게가 횡보하면서 자기는 똑 바로 걷는다고 믿듯이......)   

 

서울 반포동성당은 수준 높은 성가대와 신자들로 긍지를 가질만 하다.

(그러나 쓴 소리 두가지를 속히 고치면 1등 성가대, 1등 성당이 되겠다).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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