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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주 중앙(주교좌)성당 미사참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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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1-02-12 조회수2,279 추천수6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오랫 만에 2001년 2월 11일 주일 교중 미사 참례기를 올립니다.

 

해외에 위치한 제주교구 주교좌 제주 중앙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한 기쁨이 큽니다. 작년 전례성가 순례때 먼 미국엔 가도 가까운 제주도엔 못가서

 늘 아쉬웠습니다.

 

[저는 70년대 신혼 여행 이후로 은혼식 여행도 제주도로 다녀 왔고

이 번이 다섯 번 째입니다만 주일 교중미사 참례는  처음입니다.

제주에 가도 늘 평일에 관광과 한라산 산행을 하고는 토요일에 상경하든가

주일 첫 비행기(아침 7시)로 올라와 성가대 지휘자 책임을 다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 외고집스런 남편을 이해해 준 아내가 고맙지요 뭐.....^_^]

 

참, 우리나라에 "중앙" 이란 이름을 가진 성당이 몇 군데 인지 아시나요?

정확히 아시는 분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제가 이 기회에 소개하지요.

 

1.부산교구 (공동 주교좌) 중앙성당

2.전주교구 전주 중앙(주교좌)성당

3.제주교구 중앙(주교좌)성당

4.수원교구 안양 중앙성당

5.마산교구 진해 중앙성당

6.국군중앙성당(서울 삼각지, 군종교구 주교좌)

7.해군 중앙성당 (서울 대방동)

8.공군 중앙성당 (서울 대방동)

 

많지요?  이 중 5번, 6번, 7번은 제가 지휘를 좀 했었습니다. 어쩐지 잘 안다...했지요?

 

제주시 중앙성당은 아주 역사가 오랩니다. 조선 경성교구 시절인 1899년 5월에

설립되었고 1930년에 고딕식 성전을 지었다가 노후 되어 헐고 드디어 2000년 7월에

"지극히 화려하고 영화로운 성전"을 봉헌 했습니다.

총 건평 1,440평이고 옛 뽀죽탑 모양을 살리고 내부 인테리어는 현대식으로 꾸며서

아주 아름답습니다. 성전 천장도 높고,밝은 색상의 모양이 서울 목5동과 비슷하여 울림이 좋습니다.   

 

회합실도 많고 강당, 수녀원 등도 한 건물 안에 있어요. 본당 올라가는 계단 벽에는

제주 교구 전체 21개 성당의 예쁜 사진과 역사가 설립 순으로 액자로 게시 되어 있고

본당 좌석은 1층 1천석, 2층 성가대석 300석, 총 1,300석 정도로 매우 큽니다.

아마 성가대석으로 말한다면 국내 최대가 아닌가...합니다.

신자 수는 약 2,700명으로 많지는 않지요. 그래도 미사 참례자 수는 많습니다.

 

(전자 오르간은 2단 건반인데 처음 보는 메이커이고 32’ 스톱이 없어요, 또한 큰 스피커가

뒤 중앙에 있는데 반주자 왼쪽 옆에 붙어 있어서 아마 반주자는 오래 연주하면 난청

이 오지 않을 까...걱정됩니다. 제 기우이기 빕니다.(오르가니스트는 지휘자와 약 15미터

떨어져 있고 옆으로 앉아 있습니다.)  

     

이제부터 미사 시작! 입니다.

 

오전 11시에 연중 제6주일 교중미사가 봉헌되었다.

미사 전에 레지오 까떼나(기도)를 함께 바치고,

 

입당성가 37장(행복한 사람들)을 3절까지 제창/합창한다.

제의실이 본당 입구(성가대석 아래)에 있어서 입당 행렬이 길기도 하지만

주례 사제가 성가 2절이 끝날 무렵부터 천-천히, 거룩히 입장하고 제대에 선 다음 성가를 함께

부르니 얼마나 보기에도 좋은지 ...

노래는 천천히...잔잔히...불리었다.

[어떤 본당은 제대 바로 옆에 제의실이 있고 주례사제가 총총 걸음으로 나와서

제대에 선 다음 마치 성가를 빨리 끝내라는 듯이 성가대를 주시하고 해설자도

덩다라 성가대를 압박하듯 쳐다보고...그러면 눈치가 보여 1절만 노래하고는 끝! 이 된다]

 

성가대는 여성 지휘자(부 지휘자인듯?)이고 여성 19명에 남성 5명의 보통 규모이다.

성가대용 예복을 갖춰 입었다.

 

자비송부터 나오는 미사곡은 나를 또 분심들게 한다.

우리 교회 음악의 원조인 고 이문근 신부님의 가톨릭 성가책 325-328장인데..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에서

주님---(즉 8분음표+점 4분음표)를 주우 니임(4분음표+4분음표)로 부른다.

성가대가 그러니 신자도 그게 맞으려니..하고 따라한다.

 

대영광송도 주님을- ....을, 주우님을(4분+8분+8분음표) 로 틀리게 부른다.

이문근 신부님이 살아 계시다면 슬퍼하시겠다는 생각이다.

[제가 다녀 본 경험상 약 30%의 본당이 이렇게 부르고 있음. 물론 원인은 악보 인쇄 미쓰에서 비롯 된것임])

 

화답송은 독서자가 낭송을 시작하여 다  마치고 내려왔다.

해설자가 하는 것 보다는 전례적이나 후렴만이라도 노래로 하면 더 좋은데...

 

알렐루야는 성가책 366장으로 힘차고 신나는 곡을 합창하고 시편(독송)부분도

전 공동체가 함께 노래한다. 특이한 예인데 전례적으로도 좋다고 본다.

맺고 끊는 것이 잘 맞는 것을 보니 오래 그렇게 해 온것 같고 또 잘한다.

신자들의 기도 응답은 웬일인지 낭송..

봉헌성가는 210장(나의 생명 드리니)를 제창...5절까지 있으므로 한 곡으로 충분.

 

신앙의 신비여! 하는 선창은 노래 잘하는 부제가 불렀고 이어 공동체가 화답(환호).

주님의 기도를 (387장) 부르는 중에 문제가 발생했다.

 

주례사제가 2층 성가대를 향해 마이크를 가까이 하시더니..."성가 좀 빨리!" 하고

주문을 하셨다. 순간 나는 "아이쿠! 저 지휘자가 얼마나 기겁을 할까?"...걱정했다.

 

이 노래가 그렇게 느린 것은 아니었다. MM으로 재 본 것은 아니나 약 60-65

정도로 제창하기엔 쉬운, 약간 느린 듯한 속도였다. 그 순간부터 속도가 현저히 빨라질 수 밖에...

아마 모든 성가가 알레그로로 간 것 같다.

 

성체성가는 성가책  500장과 497장을 제창했다.

497장은 "우리를 위하여"  가사인데 "천주의 고양이며...." 하는 옛 가사로 된 곡이다.

똑 같은 악보가 160장 "하느님의 어린양" 인데 왜 이 곡을 고르는지....

요즘 젊은이들이 "고양" 이란 말을 알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밋밋한 성가를 5절까지 다 부르고 끝났다. 성가대 특송은 없었다.

퇴장성가는 56장"목자를 따라서"를 2까지 부르고 마쳤다.

 

오늘 제주 중앙성당의 성가 전례는, 주임신부님이 성가에 관심이 많은 분이고....하여

(내가 늘 주장하듯이 성가는 빨리, 기도는 천-천-히...와 맞고)

미사 중에 (잘 하신 것은 아닐지라도) 성가에 코멘트 하신 것은 경종이 되었겠다는 느낌이

든다. 오르간 반주는 둔탁한 소리, 변화 없는 음색, 즉 거의 모노였다.  지방이니 그저 그려려니...하고 지나갈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솔직히 제주 교구에서 이 글을 읽는 분도 별로 없을 듯 하다].

 

오늘 성가대의 역할이 무엇이었든가? 자문하며 나왔다.

성주간 전례와 부활대축일은 훨씬 잘 할것으로 믿으며....

(제주 교구는 대축일 때에는 의례히  라틴어 미사곡을 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다행한 일이다.)

 

 

아름다운 남쪽 제주도의 제주 중앙성당, 주임신부님 관심이 지대하시니

앞으로 발전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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