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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문근신부님, 최민순신부님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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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12 조회수2,871 추천수9

이문근 신부님과 최민순 신부님을 기리며

 

성음악을 아끼는 사람으로 우리나라 성음악 공로자로 저는 고 이문근신부와 최민순신부를 듭니다.

이 두 신부님을 뵌 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예전의 "정선 가톨릭 성가집"을 마르고 닳도록

애용하여 지금은 손을 대면 종이가 부숴질(산화되어) 상태라 악보를 넘길 때 마다 조바심이 납니다.

 

8월 12일, 연중 제19주일에 두 신부님을 뵈러 용산 성당(성직자 묘지)에 갔습니다.

서울 사람이 남산에 한 번 도 안 올라가본 사람이 많다더니 저야말로 서울사람이고 지금 살면서도 성지인 용산성당에 못 가본 것이 뭇네 마음에 걸려서 겸사겸사 가게된 것입니다.

말이 용산이지 지금은 용산구 산천동...그러니까 공덕동 뒤 산 꼭대기에 있어서 전망이 좋습니다.

 

가톨릭성가집 283번 "순교자 찬가"는 원래 정선 가톨릭 성가집 127번 "복자찬가" 였는데 우리 복자들이 성인이 되셨으므로 가사 제목이 바뀐것이지요. 이곡을 보면 최민순 작사, 이문근 작곡 으로 되어있는데  청년시절에 이 노래를 부르며 최민순 이라는 여자가 가사를 쓴 줄 알고 있었지 뭡니까? 아무튼 곡과 가사가 잘 어울리고 여의도광장에서 교황님을 모시고 "선교 200주년 기념식 및 103위 시성식" (1984.5.6)을 할 때 이 성가를 성가대석에서 부르며 가슴 뭉클하고 눈물이 솟구치는 감격을 한 적이 있어서 이 곡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장 하다 복자여! 주님의 용사여.....참으로 장엄한 노래이지요...] 글을 쓰신 최민순 신부(사도요한)님은 1912년에 전북 진안에서 출생하시어 대구 성 유스티노 신학교를 졸업 후 1935년에 사제가 된 분입니다. 1975년에 선종하시기 전 까지 사제이며 교육자, 문필가로 이름을 떨친 듯합니다. 그 옛날에 일찍이 스페인 유학도 하셨고 1960년 단테의 신곡을  번역한 공으로 제2회 한국 펜클럽 번역상을 수상하시기도 했습니다. 또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구약의 시편도 완역하셨고 가톨릭 공용어 위원으로도 일하셨으니 이런 분이 쓴 노랫말이야 말로 최고의 전례용, 찬미용 성가가 되지 않을 수 없지요. 오늘날, 이러한 분이 없는 현실이 ...서글프지요.

 

곡을 쓰신 이문근 신부(요한)님은 1918년에  충북 단양에서 출생하시어 서울 예수 성심대학을 졸업후 1944년에 사제가 되셨으니 최신부님보다는 9년 후배가 됩니다. 이 신부님은 신학교 시절부터 풍금에 능하였고 작곡(성가 292번 성녀 소화 데레사)도 하셨지요. 수품후 명동성당 보좌신부로 계시며 반주자를 자청하시어 가톨릭 합창단 반주자로 활동 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로마 교황청 음대에서 그레고리오 성가와 오르간을 공부 후 귀국하시어  당시 시공관(명동 연주홀)에서 해군 군악대와 귀국 발표회(오르간 연주회)를 한 사실이 있습니다. 전례음악을 제대로 배운 음악 사제와 성서학 권위인 문학 사제의 환상적인 콤비는 순교자 찬가(성가집 283번),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성가 287번),병인 순교자 노래(성가 289번)등 주옥같은 성가를 낳았지요. 미사곡은 4곡을 쓰셨는데 우리가 애창하는 성가 325-328번은 세 번째로 그레고리오 성가 기법에 한국  정서를 가미하여 작곡한 명곡이지요. 다만 혼성4부라기 보다는 단선율에 풍금화음을 넣은 것 같습니다.(현 곡은 많이 개작, 단축된 곡).

 

이 신부님은 신학교에 상주하시며 신학생들에게 성음악 미사를 몸소 생활 속에서 가르치셨다고 합니다.

또한 많은 후배를 양성했다지요?  제가 알기로도 박대종신부, 차인현신부, 또한 서울대학교에 출강하시며 최병철,

이장호, 김대붕, 신수정교수 등.....

 

오늘날, 이시대에는 왜 이 신부님같은 후배 사제, 후배 음악가가 없을까?

하는 것이 아마추어인 저의 궁금증입니다. 왜 주옥같은, 영원히, 전국적으로 애창할 고급스런  성가가 안 나오는가?...음악계의, 음악인들의 속성을 제가 몰라서 하는 걱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까지 특송으로 라틴어 성가를 부를것인가?  통일 가톨릭성가집에 대한 비판이 많아서만이 아니라, 아직도 때가 안되었는지....대가급 음악인들이 범 교구적으로 할 일이 많은것 같은데.....

 

 

오늘 용산 성직자 묘지에 가니 뮈텔 대주교님을 비롯하여 72위의 성직자, 신학생, 치명자가 잠들고 계시는데 저는 고 최민순 신부님과 이문근 신부님 묘를 찾아 그 분들의 공로를 감사하고 추모하였습니다. 그 아래에 프랑스 신부인 보댕(R.J. Bodin) 신부님 묘가 있어서 순례했습니다. 성인찬미가(성가집 288번)를 작곡한 사제로 이문근 신부께 성음악를 가르친 교수신부입니다.

 

한국에 음악인은 많으나 성음악에 정진하는 이는 드믈고 그나마 독야청청하는 것은 아닌지..... 전례음악은 그레샴의 법칙이 딱 들어 맞는 요즘...위 최신부님과 이신부님이 더 생각나기에 글을 씁니다. 용산성당에서 교중미사에 참례했는데 2층 장년 혼성 성가대가 노래는 잘 합니다. 그러나 이문근 신부 미사곡(성가 325이후)를 부르는데 리듬이 다른 성당과 마찬가지로 악보 따로. 노래 따로 부릅니다. 바로 곁에 작곡자이신 이신부님이 묻혀 계시는데......안타까와하는 것은 저 한 사람으로 족한 것인지....

 

성가 봉사자 여러분! 입추가 지나더니 정말 좋은 계절이 옵니다. 용산 성직자 묘지에 가셔서 신부님들, 특히 성음악을 사랑하셨던 신부님 묘소에 한 번 가 보심이 어떠할른지요?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작성자료

1.이문근 신부의 생애와 음악-차인현신부 (1983. 최석우 신부 화갑기념 한국 교회사논총)

2.한국 가톨릭 대사전(부록)-(1985. 한국 교회사 연구소)

3.교회전례음악 -김건정 (1987,가톨릭 출판사)

4.정선 가톨릭 성가집 (1972, 가톨릭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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