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축일미사곡...]씨디를 추천하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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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1-11-17 | 조회수2,742 | 추천수12 | |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밤이 점점 빨리 찾아오는 초 겨울입니다. 노래로 주님을 찬미하고 봉사하는 여러분들은 감기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저도 목에 염증이 생겨서 병원에 다니며 고생중입니다).
오늘은 좋은 씨디를 감상한 소감을 피력하고자 합니다. 혼자 듣고 즐길일이 아닌 듯 해서요.... 우리 게시판과 몇 음악 사이트, 그리고 가톨릭신문과 평화신문에도 짧막히 소개되었으나 일반인용이고 우리들에게는 좀 더 분석적인 접근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축일 미사곡과 거룩한 노래" 라는 제목이 붙은 이 씨디(테이프)는 부산 가톨릭대학교 성음악 연구소에서 만든 우리나라의 고급 창작성가 모음입니다.(성바오로 미디어에서 출시)
먼저 작곡자인 부산 교구 성음악 감독 윤용선 신부님을 소개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부산 가톨릭 음악원과 성음악 연구소를 맡고 계신 윤신부님은 로마 교황청 음대를 졸업하신 분입니다. 정통 가톨릭 음악, 특히 그레고리오 성가와 다성음악을 기초부터 다진 분 이지요 . 그러니까 우리나라 최초의 졸업생인 고 이문근 신부로부터 시작하여 차인현신부(서울), 박대종신부(베네딕도 수도원), 윤용선신부 (부산), 김한승신부(대전)로 사제의 대가 이어짐니다. 이 외에 수도자로 송난순 수녀(한국 복자수녀회)가 있고 평신도로 이대성( 재 로마 작곡가)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 수업 중이거나 파악되지 않은 분이 더 있을 것으로 봅니다.(아시는 분은 힌트를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윤신부님은 이미 5년 전에 "교우들과 함게 드리는 미사곡 1"을 발간하여 많은 본당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저도 국군 중앙성당 지휘자 시절에 성가대 용으로 40부를 구매하고 300부는 복사하여 전 신자가 함께 애용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사 고백컨데 무단 복사한 잘못을 참회? 합니다 그 때는 가난한 군종 성당이었기 때문에 병사와 수병들에게 구입하여 배부할 처지가 못되어 그리하였으니 용서하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그 후로 "미사 곡 2"와 "거룩한 노래"가 씨리즈를 잇다라 출간 하여 신선한 바람을 불어온 것을 기억합니다. 요즘 많이 불리는 부르크너의 곡인 Locus Iste( 하느님 말씀이 이루어 지셨기에) 도 이 중 한 곡이며 전례용으로 검증된 곡을 원문과 번역본을 수록하여 유용하게 쓰고 있는 터 였습니다.
이 번에 나온 CD는 "미사 곡 2"와 "기도로 드리는 거룩한 노래"를 취입한 것입니다. 노래는 부산 가톨릭 합창단과 부산 성음악 합창단 연합성가대(약 70명/지휘 이성훈)가 주로 부르고 그레고리오 성가 부분은 부산 그레고리오 합창단, 여성 그레고리오 성가단, 안젤리카 합창단, 그리고 베아따 성가단(울산)팀, 약 60명이 연합하여 불렀습니다. 합창단이 이렇게 많이 참여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미사곡과 전례곡에 그레고리오 선법을 응용한 한국적 선율이 많고 다성음악, 그리고 국악 풍이 많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곡에 따라 합창단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듯 합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사람들은 지방 교구(지방 합창단)에 대하여 그 수준을 잘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부산의 성음악계의 분위기와 실력은 서울의 대표적 합창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년 이맘 때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여러 교구의 가톨릭합창단 연주를 비교 감상할 좋은 기회를 가진 바 있습니다 (저의 작년 pbc 합창제 참관기 참조). 사실 부산 그레고리오 합창단(지휘 배승택)은 1980년대 부터 한국 대표로 프랑스에 가서 세계 그레고리오 성가 경연대회에 참가하여 호평을 받은 관록도 있습니다.
이런 실력을 가진 합창단들이 윤신부님의 한국 미사곡과 전례곡을 취입하였으니 그 이상은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겨도 좋을 듯 합니다. 녹음 장소는 부산 가톨릭대학교 대성전이라는데 울림이 괜찮게 들립니다. 잔향이 좋아요... 많은 지휘자들은 대축일 때의 미사곡이나 연주회 선곡에 신경을 씁니다. 좀 더 좋은 곡, 더 좋은 곡 ....그러다 보니 자연히 16세기-18세기의 유럽 곡(라틴어 곡)을 선택하게 되지요.
빨레스뜨리나,부르크너, 베토벤, 하이든, 모차르트, 포레, 헨델, 바하, 멘델스죤, 가브리엘리, 죤 루터 등등
그러나 이 번에 이 씨디를 들어 보고는 이제 우리나라 성음악가가 작곡한 미사 곡도 대축일 때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제까지 우리가 불러온 라틴어 미사곡들은 대영광송의 사제 선창(글로리아 인엑스 첼시스 데오!) 이외에는 100% 성가대 만의 축제였기에 신자 입장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미사 통상문인 미사곡을 왜 성가대만 독점하느냐?... 사실 전례정신에 따르면 그 주장이 맞습니다. 그런데 윤신부님의 곡은 "교우와 함께" 라는 대 전제하에 성가대가 한 구절을 선창하고 신자들이 똑같은 선율로 따라하기 쉽게 작곡하였다는 데 효용이 드러납니다. 전체는 아니고 주요 구절 몇 곳에서 함께하도록 배열되었지요. 귀가 밝은 사람은 악보가 없어도 복창이 가능할 정도 입니다. 이 미사곡 중 독창(최금화,최선희,이칠성,이해원)도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화답송 두 곡을 들어 보니 기가 막힙니다. 독송 부분을 성악가 4명(박기영, 윤매숙, 안창섭, 이해원)이 혼성 4중창으로 부르는데 가사 전달이 또렸하고 환상적인 소리입니다.(저는 개인적으로 화답송 구절은 가사 전달의 중요성과 어려움때문에 독창을 해야한다고 믿어왔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특히 소프라노와 앨토도 잘 하지만 테너와 베이스는 곡을 살리는데 공신입니다.
반주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오르가니스트 최유정님의 깊고 잔잔한 간주와 반주가 있고 특히 그레고리오 성가 부분은 합창과 오르간의 조화를 이룹니다. 직접 들어보셔야...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레고리오 성가와 화답송 반주는 어떤 음색으로, 어떤 볼룸으로 해야 하는 지 모범 답안처럼 나와 있지요. .
게다가 미사곡은 오르간 반주로 연주한 곡 이외에 국악 반주로도 또 한번 연주하여 국악의 세계로 이끕니다. 아하! 국악은 이런 맛이 있구나...하고 감탄하게 될 것입니다. 미사곡 곡중 독창에 어린이(윤석원)를 기용하여 나이 구분 없이 모두 함께 주님 찬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암시도 한 것이 다른 음악과 차별화 된 듯 합니다.
이번에 나온 "축일 미사곡과 거룩한 노래" 씨디는 클래식 성음악 감상용으로도 좋고 이 곡을 정확히 해석하여 대축일 미사때 봉헌 하려는 성가대에게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양음악을 연주하며 옛 작곡자의 해석을 모르고 지냅니다. 이런면에서 작곡자의 혼이 밴 템포와 악상 해석은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악보와 대조해 가며 들어 보니 보통 성가대는 소화가 어렵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상당한 노력을 해야 가능하므로 금년 성탄대축일때 부르려면 서둘러 연습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독창자가 없는 경우에는 3-4명이 함께 파트를 맡아도 좋을 것 같고....
이 좋은 씨디를 만들어낸 부산교구 음악인 모두에게 감사와 찬사를 드리며! 다른 교구에서도 특화된 작품이 나오기 기대합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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