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파이프 오르간연주곡집 2]출간에 부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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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1-11-19 | 조회수1,985 | 추천수7 | |
전옥찬 오르간 연주곡집 출간을 축하하며
라틴교회에서 (파이프)오르간은 전통적인 악기로서 크게 존중해야한다. 그 음향은 교회의식의 장관을 놀랍게 하고 정신을 하느님과 천상에로 힘차게 들어 올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성음악 훈령 제62조)
그렇습니다. 위 규정은 어느 한 자라도 뺄만한 단어가 없습니다.
최근 어떤 교구에서는 청소년 미사에 드럼과 기타를 허용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그리 결정하셨을까...하고 이해를 하려 노력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얼마 전 어느 성당에서 옛 양아치 같은 복장에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엘비스 프레스리 흉내를 내듯, 전기기타를 연주하던 청년의 모습이 떠 오릅니다....하기사 음식에도 최상급 재료를 쓰고 정성을 다하여 임금님께 올리는 신선로 찌개가 있고 식사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재료 출처 불문! 함께 끓여내는 국적불명의 부대찌개도 있음이니.....]
저는 지난 주에 "축일미사곡과 거룩한 노래" 씨디를 추천한 바 있습니다. 주로 성가대 지휘자와 임원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글입니다. 오늘은 반주자들이 관심을 가져야할 "전옥찬의 오르간 연주곡 집(2)"에 대하여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잠시 저의 코메디 같은 실화(Non Fiction) 한토막 들으시고....
[반주자] 지휘자님, 무슨 곡을 연주할까요? [지휘자] 글세....반주자가 알아서 해요....바하의 토카타를 치든지?.... [반주자] 악보가 갑자기 어디있어요?...어떻게 한다?..... [지휘자] 아, 생각났네! "성가책 401번, 주를 찬미하여라" 를 크고 빠른 템포로 쳐 봐요!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반주자와 아마추어 지휘자가 성목요일 대영광송 간주 때 연주할 곡에 대한 대화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오르간 곡에 대하여 몽매한 반주자나 바하의 토카타 이름밖에 들어 본 적이 없는 지휘자의 실력이었으니.......요즘은 이런 지휘자나 반주자가 없으리라 믿습니다.
(전자)오르간 의자 밑에 오르간 연주곡집이 없는 성당은 위 실화를 재연할 가능성이 언제든지 있습니다. 저는 이 번에 오르가니스트를 위한 보배같은 악보가 나왔음을 기뻐합니다. 낸 이는 학구적인 오르가니스트인 전옥찬님인데 두 번 째 파이프 오르간 연주곡집(2)을 상지원에서 냈습니다.
전옥찬님은 이화여대 졸업 후 독일에서 디프로마(석사)와 교회음악 국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서울 목5동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파이프)오르가니스트가 1천여명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이는 약 2천여명 이라고도 합니다. 이 분들이 대학 때, 유학 때 쓰던 악보가 엄청나게 있을 텐데 이렇게 내놓고 공유하고자 노력하는 분이 많지는 않지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거늘......
사실 2년 전에 오르간 연주곡집 (1)을 낼 때만 해도, 저도 사서 보았지만, 크게 주목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개신교에만 있던 오르간 연주곡집이 이제 가톨릭에도 나왔구나....하는 반가움과 기존 악보를 정리하여 펴 낸 것으로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이번에 파이프 오르간 연주곡집(2)를 보고는 무심결에 제 무릅을 탁! 쳤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우선 눈에 띠는 것은 제본 형태입니다. 피아노나 오르간을 쳐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악보를 펼쳐 놓으면 꾹꾸 눌러놔도 자꾸 페이지가 넘어갑니다. 한 손으로 붙들고 있어야하니 연주가 어렵지요. 어떤 연주자는 음악회에서 페이지를 두 장 넘기는 바람에 망친 일도 있고 보조자(일명 넘순이)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번 악보는 플라스틱 클립으로 묶어서 그런일이 없고 넘기기 좋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한것이냐고 물으실 분이 있겠으나 컬럼버스의 달걀과도 같은 비유입니다. 인쇄용지도 두꺼워서 좋습니다.
내용면으로 보아도 발전된 부분이 많습니다. 제 1집에서는 96곡이 수록되었으나 주로 전주곡과 후주곡 위주였고 전례 시기에 따른 곡은 형식상 두 서너 곡씩 넣었는데 이번에는 81곡이지만 대림시기부터 성탄과 주님 공현 까지 필요한 믁상곡과 특송 곡을 많이 수록 했습니다.
이 정도면 본당 반주자는 평생 연주해도 될겁니다. 게다기 전에는 제목부터 원어 표기를 먼저하고 우리말은 쬐끄맣게 번역해 놓았는데 이번에는 한글 제목을 크게 달고 원어는 작게 밑에 붙였습니다. 가톨릭성가집과 개신교 찬송가 번호도 가능한 것은 모두 적어 놓았고 가사도 있어서 편리합니다.
오르간 연주자는 이 악보만 있으면 언제 어느때나(애니콜) 자신있게 연주할 수 있을것입니다. 매 곡마다 스톱 레지스트레이션(음전 사용법)을 적어놔서 그대로 스톱을 빼고 넣고 하면 이상적인 음색이 나오게 되니 얼마나 좋게 되었습니까? 제가 돌아다녀 보니 입당 성가부터 퇴장 성가까지 음색이 똑 같은 경우도 있더군요...
이 번 성탄 때, 고요한 밤(연주곡집 158쪽 / 성가책 99번)을 연주하더라도 스톱을 평소와 달리 쓰고 성가책에 없는 아름다운 전주곡을 치면 더욱 빛날 것입니다. [아마 성가대원들이 반주자를 존경스러운 눈으로 다시 바라 볼겁니다.....우리 반주자가 갑자기 실력이 늘었네? ...웬일이지??]
[본당 반주자에게 더 없는 선물이 될 듯 합니다. 사실 좋은 전자오르간 들여 놓았다고 안도할 일이 아닙니다. 좋은 연주자에, 좋은 악보가 있어야하지요...성가 반주 뿐 아니라 미사 전, 후에 독주도 자주 해 보아야 합니다]
이 좋은 악보를 펴 내신 전옥찬님께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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