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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임석수신부 미사곡] 성음악미사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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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2-01-20 조회수3,363 추천수14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시편33:3>

 

겨울날씨답지 않게 포근하니 행여 개구리가 제 철인줄 알고 깨어날까 걱정됩니다.

올 해는 부활시기가 예년보다 약 3주 정도 빨라서 자꾸 달력을 보게 됩니다.

 

저는 2002년 1월12일(토) 서울 잠원동 성당 성음악 미사에 참례하고 이어서 오늘 (19일 저녁7시) 불광동 성당 성음악 미사에 또 참례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성가 게시판에 공지되다시피 두 성당에서 연주되는 미사곡이 임석수 신부의 새 미사곡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성음악 미사는 라틴어 그레고리오 성가나 다성음악 미사곡이  연주되곤 하지요.

 

제1부 작곡자와 미사곡

 

작곡자 임석수 신부는 누구인가?

임신부는 부산교구 출신으로 교구 사목활동 후 해군 군종신부로도 복무한 중견 사제이다.

약 8년 전, 해병대 제1사단 군종신부시절에 그 부대를 방문했던 필자와 만난 인연이 있기도 하다. 일찍이 성가 작곡에 취미와 소질이 있어 여러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방부 발행, 가톨릭 군인성가집에 "가난함을 주소서"외에 3곡이 수록되어 있다. 교우들과 함께 부르는 미사곡도 있다)

 

그 후 뜻한 바 있어서 대구 가톨릭대학교 종교음악과에 학사편입하여 우리 교회음악의

뿌리인 그레고리오 성가를 비롯한 다성음악과 관련된 작곡을 공부하는 의욕을 보였고 이 번에 성음악미사로 봉헌한 "축일 미사곡"은 2002년 2월에 졸업하는 그의 졸업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곡가인 고승익 교수가 지도하였다.

 

잠원동 성당에서는 뜨리니따스 합창단과 뜨리니따스 성음악 연구회가 합동으로 연주했고 불광동 성당에서는 아마뚜스 합창단이 불렀는데 두 합창단이 잇다라 연주한 것은 실로 우연이다.

 

우리나라 미사곡의 작곡 실태

우리나라에는 전례음악의 선구자였던 고 이문근 신부님의 미사곡 작곡 이후에 이렇다 할 미사곡 작곡 활동이 미미하였다. 몇 몇 사제와 수도자, 음악인들에 의하여 "경건한 제전", "교우들과 함께 드리는 미사" 곡과 "국악미사"곡 등이 출시되고 있으나 노랫말 원문(라틴어) 미사곡은 이종철 신부님의 "감사미사" 이외에는 알려진 곡이 거의 없다.

이런 형편이다 보니 지휘자들은 새 노래를 찾다가 지쳐서 몇 백년, 몇 십년 된 외국의 헌(?) 미사곡을 대축일 때 봉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하는 시편의 말씀은 달성하기 어려운 숙제였다.

 

어떤 미사곡인가?

발상의 전환을 가져온 획기적인 작품이다.

이 미사곡은 라틴어본(MISSA) 곡이 있고 한글본(축일미사곡)이 따로 되어 있다. 같은 악보이면서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른 악보이다.

즉 가락과 화성은 같은데 가장 중요한 장단(리듬)이 다르다. 라틴어의 억양과 장단이 한국어와 다르기 때문에 따로 작곡한 소이이다(한글 `주님 자비를...’ 과  라틴어 `Kyrie’ 가 딕션이 같을 수는 없지요.... )

이를 보면 라틴어 미사곡을 함부로 번역하여 부르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알게된다.

 

아무튼 본당 분위기에 따라 라틴어 미사곡이든 우리말 미사곡이든 선택하여 부르게 되어있다. 혼성4부와 곡 중 독창을 넣고 오르간 간주도 넣어서 대축일 미사 분위기에 맞도록 작곡되었으면서도 그리 어렵지 않다. 음의 급격한 도약도 없고 고음이라야 "파" 음 높이이고 독창자가 없으면 중창이나 파트 제창도 가능하다. 외국 고전 곡들은 전문가 그룹인 성가대를 위한 곡이므로 기교를 넣고 보통 성가대는 내기 힘든 높은 "솔, 라, 시" 음을 내게 작곡했지만 사목 경험이 있는 임신부의 곡은 이런 면에서 친근감이 간다.

 

곡의 길이도 자비송, 대영광송, 거룩하시도다, 하느님의 어린양  4곡을 모두 다 부르는데 약 8분 남짓 걸린다(잠원동 성당에서는 8분40초, 불광동 성당에서는 8분 30초 걸림). 이 정도면 매우 짧은 미사곡(미사 브레비스)이다. 외국 미사곡은 전례용이라도 20분 이상 걸리는 곡이 많다. 미사곡이 너무 길다고 라틴어 미사곡을 멀리하셨던 신부님들이 이런 곡을 계기로 다시 돌아오지 않겠나....하는 소박한 소망도 가져본다. 무엇보다도 화성음악(전체가 A장조)이면서도 선법음악인 다성음악기법을 도입했고 향토색이 풍긴다는 것이다.     

 

제2부 성음악 미사

 

1. 주님 세례 주일 특전 미사-잠원동 성당

 

지휘자는 대구 가톨릭 대학 출신 이호중(라파엘)이다. 반주자는 실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는 김연수. 합창은 뜨리니따스 합창단(전문합창단)단원과 뜨리니따스 성음악 연구회(여러 본당 지휘자급 장년 그룹)의 연합합창단인데 약 25명 규모이다. 본당이 공명에 이상적인 구조라서 노래에 날개를 달아준다.

 

오늘 성음악 미사의 의미는 임신부의 미사곡을 임신부님이 단독집전하는 미사에서 첫 봉헌하는데 있다. 잠원동 성당 주임신부님의 각별한 배려가 돋 보인다.

 

미사곡과 일반 성가이외의 노래를 살펴보면,

 

화답송------교회선법 제2선법에 맞춰 후렴을 테너 독창(테너)/합창하고 독송부분은 독창.

알렐루야----성가 365번, 선창자가 시작하고 모두가 제창으로....

주님의 기도-그레고리오 성가(Pater nostre)를 우리말로 바꾸어 성가대/교우 제창.

            잘 맞지는 않지만 교회의 세계 공통의 곡을 부른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송-------임석수 신부 곡 "하느님께 찬미노래 불러라(Jubilate Deo)"우리말 가사...

 

뜨리니따스 연합성가대의 합창은 언제 들어도 늘 기분이 좋다.(뒷 끝이 없는 샴페인 맛이다)

악상 표현도 깔끔하고 곡 중 독창도 기본이 되어있고......다만 오늘 합창은 전체적으로 성량이 남성> 여성 이다.

즉 남성쪽으로 좀 기울었다.

 

2. 연중 제2주- 불광동 성당 특전 미사

 

지휘자는 박재광 교수이다. 대구 가톨릭대학 교수이고 코리아 필 지휘자도 맡고 있다. 반주자는 중견 오상숙.  합창단은 작년 이맘때 33명이더니 오늘 보니 근 50 명으로 늘었다. 특히 남자가 늘어서 2차가 재미있겠다.

아마뚜스 합창단은 사회 봉사활동이 많은 편이다. 단원 연령 분포는 좀 높은 편이나 노래 부를 때는 (소리만 듣고는....)나이를 짐작하기 어렵다. 노래하면 젊어진다는 말은 진리이다!

 

화답송-----지휘자의 곡을 전례정신에 따라 남성 독창자(바리톤)선창/ 성가대 합창 후

           독창자가 독송부분 노래.  4절까지 엄청 긴 가사인데 뱃 힘이 좋은지

           흔들림이 없다.

 

알렐루야-- 성가 366번을 선창자가 시작하고 제창에 이어 독창.

주님의 기도-성가 387번으로 가장 많이 부리는 기도 노래이다. 성가대와 신자 중에

옛 가사로 부르는 사람이 더러 있다.(끝 부분,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빠지지 않게 가 맞음).

특송------임석수 신부 곡 Jubilate Deo   라틴어로 부름. 우리말 가사보다 듣기 좋음.

           오르간 묵상 후 성가 173번 Veni Jesu를 한 곡 더 부름.

 

불광동 성당은 볼룸이 큰데 비해서 조명이 어둡고 울림이 너무 좋아서 빠른 곡 연주에는

적합치 않은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신자들의 기도와 낭송은 매우 느리다)

 

오늘 아마뚜스 합창단의 성음악 미사는 임석수 신부의 미사곡의 보편성 검증과 함께 질적 양적(Quality & Quantity) 양면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본 기쁨이 크다. 술로 치면 잘~ 익은 오래된 포도주!

 

      

  맺으며......

 

작곡자 임석수 신부님은 부산교구 홍보실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부산 교구 성음악 활동은 더욱 힘을 얻으리라고 본다. 첫 작품의 데뷔에 만족해 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좋은 우리말 미사곡과 라틴어 미사곡, 모테트 등을 많이 작곡하시기 바라는 마음이다. 작은 시골 본당의 열 댓 명 규모의 장년 성가대도 부를 수 있는 쉬운 곡도....

 

좋은 연주로 성음악 미사를 봉헌한 드리니따스 합창단과 연구회, 아마뚜스 합창단 지휘자와 단장, 단원 모두에게 감사말씀 올리며......

 

서울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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