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가대와 유급단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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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평식 | 작성일2003-08-12 | 조회수2,295 | 추천수13 | |
성가대에 유급단원이 들어오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만, 각 교회마다 상황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많은 교회 성가 지휘자님들이 비전공자란 점에서 쉽게 적용될 수는 없을 것 같군요. 성악을 아니 음악을 전공하신 분과 비전공자인 지휘자와의 관계에서 자칫 잘해오던 좋은 단체정신에 불협화음이 생길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부전공자의 입장에서는 전공자인 유급단원에게 주눅이 들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단원들이 지휘자보다는 유급단원에게 더욱 의지하게 되는 경우는 생기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천주교 성가대의 체질개선이 우선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온 이후 줄 곧 느끼는 것이지만(모든 성가대를 통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가대 스스로가 지나치게 인원의 부침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대축일이 지나면 성가대원 수는 반으로 줄고 말죠. 개신교는 성가대원이 대예배에 빠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가대는 성가 자체로 하느님께 봉사하는데 그봉사를 어떻게 빠질 수 있느냐?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 천주교 성가대는 개인 사정이 어찌 그리 많은지 지휘자의 입장에서 곡을 만들 수 없을 정도로 인원의 증감이 너무 현격한 실정 아닙니까? 성가대원들의 참여의식 소명의식 등이, 언제나 각파트 구성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확고할 때, 그리고 대다수의 개신교 성가 대원들처럼 자신이 성가대원이라는 사실에 소명의식과 함께 하느님께로의 긍지(개신교 본성가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심이 상당한 경우에 할 수 있지요)를 가질 때, 외부에서 유급단원이 들어와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우리 성당에서는 영성체 후에 성가대 특송을 해오다가 새로 부임하신 신부님의 전례방침에 따라 영성체 후에는 오로지 조용히 묵상을 하는 쪽으로 전례 방향이 잡혀, 성체성가를 성가대 특송으로 먼저하고, 그리고나서 신자들과 성체성가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영성체 특송을 할 수 있다는 자체로 성가대에서는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이러한 작은 변화가 성가대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했습니다. 성체분배자는 성가대 성가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긴노래는 특송으로 준비하기 힘들고, 조용한 성가를 선곡해도 신자들이 성체를 영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성당내 분위기는 성가대 노래를 듣는 분위기는 아니게 되었죠. 그렇지만 어느 신자분들도 이 변화에 대해 교회나 사목회의에 건의해 주는 분이 없었습니다. 왜?일까요?
성가대는 끊임없이 노래로 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희는 남성 4중창을 만들어서 성가대가 없는 특전이나 평일 미사에 봉사하기도 하고, 청년성가대는 미사 전에 주보를 신자들에게 나눠 드리지요. 그러나 병원 방문이나 타 단체와의 연합으로 하는 봉사활동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본당보다 못한 지방의 작은 성당에 악보를 보내 주지도 못합니다. 단체 회식은 화려하게 즐길 줄 압니다만, 그 중의 일부를 주일학교나 청년 성가대에게 나눠주는 것도 인색합니다.
성가대의 노래의 질을 높이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합니다만, 그보다 먼저 신부님을 탓하기 이전에 우리 성가대 스스로가 어떤 상태에서 성가대 활동을 하고 있는가?에 먼저 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되는군요. 교회내외에서 보기에도 참으로 어여쁜 일을 하는 성가대가 먼저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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