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과연, 부산 가톨릭합창단은 일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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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3-12-08 | 조회수1,896 | 추천수8 | |
부산가톨릭합창단 연주 참관기
1. 들어가며
2003년 12월7일(주일), 저녁 7시 ’부산 문화회관대강당’ 에서는 부산가톨릭합창단 제24회 정기연주회가 성대히 열렸다. 정기연주회에 새 음반 "합창을 할 때처럼" 출시기념을 겸하여......작년 12월 4일에도 가 보았지만 작년에 워낙 상승세를 타고 정점에 오른지라 올해에도 잘 하겠는가....하는 예단, 우려를 피력한 바 있다(이 게시판 #4326 참조).
나는 나의 이 우려가 기우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게되었다. 합창단은 지휘 이성훈, 반주 노은주, 독창자 구원모, 박기영, 조수현 그리고 교수급 객원독창자로 최선희, 최금화와 합창단원 40명(소프라노 12,앨토 13, 테너5, 베이스10명)으로 합창단은 작년 54명보다 많이 줄었지만 탄탄한 실력은 유지되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아닌 흔들릴셔..." 이다. 객석 1천3백여석이 거의 만석이었고 부산지역 교회음악인들이 모두 참석하여 가히 ’부산음악인들의 축제의 밤’이 되었다. 여느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훈훈한 모습이다. 건반악기로는 무대는 오른쪽에 전자 오르간, 왼쪽에 그랜드 피아노를 배치했다. 실 연주시간은 약 70분!
2. 합창연주
-제 1부 약 30분 정도로 제 2부 본곡을 위한 워밍 업 느낌이었다. 작년에 발표한 이해인수녀 작시, 윤용선 신부 곡인 "합창을 할 때 처럼"을 배경음악으로 시작했다. 합창은 주님기도(윤용선 신부곡), 가톨릭성가집에 있는 일반(대중)성가 3곡과 "솔로와 함께하는 성가" 라는 신조어로 3곡(Ave Maria/ Bartolucci곡, Panis Angelicus/ C. Frank곡, Laudate Dominum/W.A.Mozart곡)을 연주했다. 깔끔하고 절제된 합창이라 즐겁고 감명깊게 감상했다. 음질이 좋다. 테너 수가 적다보니 좀 무리를 한 곳이 있기는 하다. 전체적으로 40명의 혼성 합창단은 마치 출력이 좋은 엔진을 가진 승용차처럼 여유있는 볼룸과 파트 균형으로 저력을 자랑하 듯 했다. 제 1부 끝 곡으로 재미있는 합창이란 이름으로 ’호호 아줌마, 빈대떡신사’를 선 보이고 끝났다.
-제 2부 오늘의 본 곡은 유명한 안토니오 비발디 신부(1678-1741)의 "글로리아(Gloria in D Major)" 였다. 제 1곡 Gloria부터 제 12곡 Cum Sancto Spiritu 까지 12개의 모음곡 형태이다. 후술하지만 소년의집 오케스트라(2관편성)협연으로 연주했다. 2중창, 오보에 독주와 첼로 피치카토, 그리고 우렁찬 전체 합주를 들으며 역시 부산 가톨릭합창단은 실력이 대단하고 지휘자(이성훈)도 유능한 승부사 라는 생각을 했다. 합창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협연인데도 지휘자용 보면대가 없다. 즉 암보로 지휘하는 것이다. 합창단도 외워서 부른다. 이 엄청난 사실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그가 승부사 기질이 있다는 이유는, 비발디의 ’글로리아’는 대곡이면서 잘 알려진 곡이다. 잘 알려진 곡이란 지휘자에게는 리스크가 큰 곡이다. 국내 초연이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곡은 평가에서 닫혀지는 곡이지만 이런 곡은 투명한 유리상자처럼 평가 받기 좋은 곡이라는 뜻이다]. 합창단과 지휘자가 외워서 연주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고 눈으로, 표정으로 완전한 교감이 이루어져서 연주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악보와 씨름을 했을까? 게다가 정확한 라틴어 딕션, 밀고 당기는듯한 감정표현, 의미를 알고 부르는 노래는 주님영광을 드 높이는 연주로 손색이 없다.
3. 오케스트라 협연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는 미국 사제였던 소알로이시오 신부가 1973년에 설립한 연주단이다. 여학생이 없고 중2-고2 남학생들인데 연주 능력을 여러 대회에서 검증받은 바 있다. 소년의 집 학생들은 축구로도 유명한데 사회적으로도 좋은 성공사례이고 특히 비발디 신부가 약 250년 전에 연주할 때에도 베네치아의 피에타 고아원생들로 구성된 악단과 연주한것도 이 번 연주와 공통점이 있다. 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이성훈의 능력이 돋보였다. 합창 지휘와 기악 지휘는 판이하기 때문이다.
4.우정의 비평
전체적으로 훌륭한 연주였음에도 불구하고 각론에 들어가 보면 몇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이 아쉬움이란 합창단을 아끼는 나의 개인적 욕심일지도 모를일이나.....
첫째, 제 1부 합창과 함께 한 독창자 3명은 잘 불렀다. 그러나 많은 관중 때문인지, 날씨가 좀 추워서인지 비브라토가 경계선에 이른 소리(Ave Maria), 강박에서 피치가 떨어진 음(예컨데 Panis Angelicus에서 Dat panis 부분, Laudate Dominum에서 Omnes 부분)이 감지되었다. 다른음보다 확연히 높고 좀 길게 울렸으면 한다.
둘째, 교수급 객원 독창자 두 명도 수준급이었지만 2중창에서 소프라노음색과 앨토음색이 비슷하고 소리는 고우나 용솟음치는듯한, 터져 나오는 감이 약한 듯했다. 성악 독창의 묘미는 듣는이에게 감동+흥분(전율)이 있어야 하기에 그렇다.
셋째, 제 1부 말미에 ’재미있는 합창’이라는 두 곡(원곡도 아니고 패러디)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교회음악을 들으러 온 사람에게는 별로 ’재미 없는 노래’였다. 한복과 국적불명의 여러 가지 의상(썬 글라스까지)을 알룩달룩 제각기 입고는 율동인지 연기인지 모를 동작과 함께 이벤트를 연출했는데 사회복지 봉사차원에서 경로잔치에나 어울릴 노래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뮤지칼을 시도한 것 같기도 하고.....부산 가톨릭 합창단은 이런 곡도 연주할 줄 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인지, 또는 교회음악을 잘 모르는 관객을 위한 배려인지....차라리 정식 찬양율동(Choreograph)을 선 보였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소감이다.
네째, 오르간 반주와 협주가 이어졌는데 페달을 전혀 안썼다. 관객 입장에서는 궁금증이 인다. 오르간의 페달은 오르간이라는 악기의 특성이고 베이스음을 살리고 지속음을 내 주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피아노처럼 두 손만으로 피아노 치듯 하니 이상하다. 원래 페달을 안쓰는 곡들인지, 더불베이스가 있으니 대신 생략을 한 것인지, 페달이 고장 인지, 반주자가 피아니스트라서 오르간 페달에 익숙치 않아서 안 쓰는것인지.....아무튼 불필요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5. 맺으며
부산 가톨릭합창단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합창단이다. 한국에서 손꼽을수 있는 몇 안되는 합창단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이들의 노력과 애정이 있었다. 합창단은 젊다. 지도신부가 젊고, 지휘자가 젊고, 단원 평균연령이 젊고.....그러니 소리가 젊다. 그래서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더 높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대구, 김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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