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중국 북경성당 미사참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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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4-02-18 | 조회수2,061 | 추천수5 | |
1. 들어가며
거대한 나라 중국은 우리에게 애증이 함께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약 220년전에 중국 교회를 경유하여 들어왔고 공산치하에서 숨 죽이다가 1985년 성탄미사를 계기로 다시 수면위로 떠 올랐지만 로마교황청과는 아직 공식 관계가 없는 교회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중국인 신학생이 한국(대구 가톨릭대학교 둥)에서 양성되어 사제, 부제 품을 받기도 하는 등 긍정적인 발전이 있습니다.
저는 1987년 “교회전례음악”을 집필하면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인용한 바 있습니다. [책 51쪽에, ...1985년 12월 25일 중국 북경의 북당(北堂)에서는 실로 27년 만에 다시 성당문을 열고 성탄미사를 봉헌하였다. 푸티에산 북경교구 대주교는 성가대가 부르는 라틴어성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99년의 역사를 가진 성당 안에서 향을 피운후 신자들에게 성수를 뿌렸으며 대부분이 노인들인 남녀신자들은 라틴어로 기도문을 외웠다.....조선일보 및 코리아헤럴드에서 발췌].
그래서 지금은 어떤가? 하는 궁금증을 풀고자 북경에서 중국인 미사에 다녀왔습니다. 북경교구에는 5개의 성당이 있다고 하며 현지인들도 위치를 잘 모릅니다. 서울 4배의 크기에 인구가 1천3백만이니....제가 물어 물어 찾아간 곳은 동쪽 성미카엘성당(聖米危?敎堂) 또는 “북경 동당” 중국인들은 천주당(천주당/티엔 치엔 당)이라고 부릅니다. 베이징(北京)시 문화재로서 1655년에 첫 준공되고 1995년에 보수한 것으로 되어있고 외부는 옛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내부모습은 서울 명동 대성당 정도의 길이이나 폭이 절반정도로 좁고 3랑식이라하여 가운데 기둥 24개가 천장을 받치고 있는데 붉은색(적갈색)으로 칠을 한 것이 중국 냄새를 풍깁니다. 성당 벽에 14처도 있고 우리와 다른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제대를 꾸민것도 우리네와 다름없이 화려합니다.아침 7시 미사와 8시(교중미사/ 성가대 노래)에 참례했으며 10시 30분에는 한국인 미사가 있다는데 시간이 촉박하여 참례하지 못하여 서운하였습니다. 아무튼 중국교회의 아침 7시 미사와 8시 미사를 종합하여 전례음악 측면에서 정리합니다.
2. 교중미사(2월 15일 아침 8시)--우리와 마찬가지로 연중 제 6주간 주일미사
신자들 약 2백여명(주로 노인)이 참례하는 미사에 성수예절이 있고 놀랍게도 성가대가 라틴어 Asperges me를 노래한다. 성가대에 올라가 보니 4선 그레고리오 기보에 한문 발음을 적은것으로 노래한다. 신자들은 이 성가책(오래전에 발간된,색 바랜 성가집)이 없다. 사제가 성수를 뿌린후 대영광송(聖3光永頌)을 노래하는데 사제가 라틴어로 그레고리오 성가 미사곡 제 8번 Gloria in ex celsis Deo ! 를 선창하자 성가대가 중국말로 받아 교창으로 노래한다. 악보를 보니 참으로 신기하다 5선 악보가 아니고 한문 가사가 있고 위에 숫자가 있다. 1 1 3 3 5 5 이면 "도도 미미 솔솔" 로 노래하고 "0"이면 쉼표이다, 이런 기보법은 중국에만 있는것은 아니고 동남아(예컨대 마카오,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쓰는데 우리가 볼 때는 부정확하지만 이들은 모두 외운 상태로 잘 들 부른다. 제 1독서후 화답송(答唱詠)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후렴을 성가대가 부르면 교우가 복창하고 1절을 성가대원이 독창하면 후렴을 제창한다. 알렐루야(阿來路亞)도 우리와 같다.
3. 성가대 풍경
2층 성가대는 화답송이나 성가대 특송을 손으로 쓴 한 장짜리 복사한 악보(가사만 있는)로 노래하고 노래가 끝나기 무섭게 악보장이 그 때 그 때 회수해 간다( 아마 외부유출을 금지하는 모양이다. 저는 그래도 성가대원을 즉석에서 사귀어 한 부 얻어왔습니다. 짧은 중국어가 통한게 신통합니다. 이 성가대원은 2002년 부산에서 개최되었던 합창올림픽에 참가했다고 자랑입니다.).
신자들은 거의 모두 한문위에 숫자 로 표기된 성가집조차 없고 성서도 없으며 맨손으로 와서 맨손으로 가는 모양이다. 다만 거의 모두 외워서 부르는데 선율은 옛 그레고리오 성가 선율이라 쉬운면이 있는 듯 하다. 성가대석에는 남성 장년 지휘자와 남자 5명, 여자 14명인데 노인과 장년, 청년이 혼재한다. 까운은 없고 개성대로 정장이 아닌 평상복을 입어서 우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고 반주자도 장년 남자이다. 오르간은 옛날에는 파이프오르간이 있었던 흔적은 있으나 지금은 작은 경음악용 전자오르간이고 1층 맨앞(제대앞)에 더 작은 키-보드가 있어서 성가대 없는 주일미사에는 할머니가 혼자 반주하며 인도한다. 봉헌때 성모노래(가톨릭성가집 270번 로사리오 기도)를 노래하는데 가사는 중국어라 못 부르고 후렴은 아베 아베, 아베마리아....하기에 합창에 참여(?) 했다. 봉헌때 성모노래(로사리오 기도)를 부르는 것은 지금 전례에는 잘 안 맞는다고 보겠으나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는 많이 불렀다는 증언이 있다.
4. 맺으며
중국 성당 미사도 우리와 거의 같다. 순서, 내용 모두 같으며 라틴어 노래가 지금도 많이 남아 있어서 우리에겐 친숙하게 느껴진다. 어찌보면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전례를 한다. 라틴어 성가는 중국식발음(한문)으로 하니 아멘을 "아먼"으로 하는 등 중국식으로 변형되었고 성가 선곡이나 노래의 정확도는 우리 눈에는 미숙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지켜나아가는 가톨릭전례음악은 일견 눈물겹도록 고마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성가대와 신자들의 성가 수준은 논할 바 못되나 우리나라 교회보다는 세속화되지 않음을 보았다. 몇 안되는 신자임에도 신학교가 존재하며 교황청과 관계개선이 이루어지면 우리 성음악인들의 할 일이 많지 않을까 생각하며 성당을 나왔다.
이번에 느낀것 중에 하나는 "전례"란 함부로 바꾸면 안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비록 중국교회가 교회법상 공식 가톨릭교회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들은 가톨릭전례를 변형시키거나 손대지 않고 옛날 배운 그대로 행하고 있다. 입맛대로 복음성가니 생활성가니 하는 것을 도입하지 않았고 비록 출판의 자유가 제한되어 성서나 성가집 배포가 안되더라도 외운상태로 유지해 나아가는 것이다. 사제는 선창할 때 라틴어 성가를 부른다. 성가대는 이 노래를 받아 중국어로 노래하더라도 그레고리오 성가 선율로 노래한다. 그 이유를 우리는 알아야 할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언젠가 함께 합칠때 전례상 충돌이 없을것이기 때문이다. 내게 이런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5. 후기
중국에는 년간 약 60만명의 한국인들이 몰려들어서 만리장성, 자금성 등 관광지 가는 곳 마다 우리말로 호객하는 상인이 많고 한국 돈도 통용될 정도입니다. 현대차. 삼성휴대폰, 앨지 전자제품등이 많아 가까운 사이임을 느끼지만 정작 중국의 옛 성당을 찾는 이는 없는 듯 합니다. 북경외에 상해, 심천, 천진 등지엔 한인성당도 있다고 하니 기회가 있으면 찾아가 보면 좋을 듯 합니다.
참고가 되었으면....
서울, 김 건정 빠뜨리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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