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가 이야기: 미사 중에 찬송가를 불러도 되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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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2-01-16 | 조회수7,789 | 추천수2 | |
[성가 이야기] 미사 중에 찬송가를 불러도 되나요? 개신교의 찬송가를 미사 때에 불러서는 안 되는가?
본당에 계시는 어떤 수녀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주임신부님께서 우리 성가집에 실린 개신교의 찬송가는 절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시는데, 어떤 곡이 개신교 찬송가인지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은 가톨릭신문에도 한 번 실린 적이 있었죠. 제목은 ‘아직도 기분 나쁜 가톨릭성가’였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가톨릭 성가](1985년판)를 망친 몇 가지 원인을 열거하시면서 우리 성가집에서 개신교에서 들여온 찬송가(찬미가)는 아예 제외시킬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가톨릭교회 음악을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이 이런 의견을 자주 글로 쓰곤 합니다. 그러나 다음 페이지에 소개되는 가톨릭성가집에 실려 있는 노래 중 개신교의 찬송가집에 있는 노래가 최소한 60곡은 넘습니다. 과연 개신교에서 사용하는 노래를 미사 중에 불러서는 안 되는 것일까요? Hymnus(영어로 Hymn)는 우리말로 찬송가 혹은 찬미가라 번역합니다. 한 때 한국 개신교에서도 ‘찬미가’라고 했지만, 우리 가톨릭에서 ‘찬송가’라고 하기를 꺼리듯이, 개신교에서는 ‘찬미가’라고 부르기를 꺼립니다. 가톨릭과 개신교는 용어를 가지고도 서로 차별성을 두고 싶어 하지만 그 내용은 같은 것입니다. Hymn은 전례 기도문을 가사를 삼아 작곡한 노래가 아니지만 전례 때에 사용하는 노래음악을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 성가집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노래는 찬송가(찬미가)랍니다. 우리는 막연하게 ‘성가’라고 부릅니다만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우리는 축구, 야구, 배구 등 공을 가지고 하는 운동을 구기운동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고 야구 시합 구경을 가면서 구기운동 시합 보러가자고 하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미사 중에 사용하는 모든 음악을 통틀어 성가라고 지칭하지만, 음악의 형식으로 보아 정확한 표현은 찬송가(찬미가)라고 불러야 합니다. 원래 가톨릭교회 전통에서 Hymn은 시간전례(성무일도라고도 함, 사제나 수도자들이 하루 동안 바치는 공적기도)에서 아침과 저녁기도에만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중세기 성체신심이 크게 발전하면서 라틴어로 된 성체 Hymn들이 작곡되어 성체강복, 성시간, 성체거동 때에 많이 불리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가톨릭 성가]에 ‘성체’라고 분류되어 있는 라틴어 곡들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미사전례 때에는 그레고리오성가가 불리어졌고 성가대만 이를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1955년 교황 비오 12세는 미사 중에 신자들이 청중으로만 머무르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신자들이 미사의 입당 때, 예물준비 때, 영성체 때 그리고 파견 때에 모국어로 된 찬송가(찬미가)를 노래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습니다. 찬송가(찬미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는 더욱 장려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전례에서 모국어 사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전례기도문 자체를 작곡한 성가가 아닌, 그 비슷한 기분을 낼 수 있는 찬송가(찬미가)들을 자국어로 만들어 노래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교회는 찬송가(찬미가)의 작곡과 사용을 장려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개신교에서는 종교분열 때 마르틴 루터는 신자들이 예배에서 적극적으로 찬양에 참석할 수 있도록 ‘회중찬양’을 크게 강조하기 시작하였고, 자신은 물론 친구 작곡가들을 독려하여 신자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라틴말로 된 그레고리오성가보다 독일말로 된 찬송가를 많이 만들어 신자들을 가르쳤습니다. 이런 경향은 프랑스에도 전파됩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가 부르는 Hymn의 전통은 개신교에서 유래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성가집에 있는 오래된 노래들(1920년대부터 이문근 신부님의 곡이 나오기 전인 1949년까지의 성가)은 한 곡 예외 없이 독일 아니면 프랑스에서 가져온 찬송가(찬미가)들입니다. 물론 이 중에는 많은 개신교 신자 작곡가들의 곡이 실려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1920년대부터 한글 성가집에 실려 사용하여 온, 우리 성가집에 실려 있는 개신교의 찬송가들을 우리도 사용하는 데 아무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실력 있는 가톨릭신자 작곡가들이 ‘가톨릭 교의와 어긋나지 않는 가사를 사용하면서 그 음악형식이 품위 있고 순수한 기쁨을 주는’(전례헌장 제118항 참조)곡을 만드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찬송가(찬미가)의 이점과 바람직한 찬송가(찬미가)의 사용 백성들의 언어(모국어)로 불리어지는 찬송가(찬미가)들의 선율은 그리 힘들이지 않고도 가사의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외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찬송가(찬미가)를 자주 노래함으로써 신앙의 진리를 알게 되고, 이해하고, 기억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문헌은 Hymn의 폐해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음도 생각해야 합니다. 즉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위험으로 이끌고 가는 성질을 가진 멜로디나, 종종 관능적이고 외설적인 가사들과 함께 하는 멜로디는 사라져야 한다. 특별히 젊은이들의 신앙과 신심을 길러주는 품위있고 순수한 기쁨을 주는 노래를 이런 종류의 것으로 교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성음악의 원리, 62-66항)고 하시면서 “세속풍의 노래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것”이라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전례 때에 사용하는 기도문을 노래로 만든 성가(전례성가)는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지만, 찬송가(찬미가)는 개인이나 어느 단체가 자신의 개인적인 신앙을 표현하는 시(詩)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사의 내용에 대해서 크게 조심해야 합니다. 아울러 앞에서 지적한 세속음악의 형식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과 신심위주의 음악을 양산한다는 것이 또한 문제로 등장합니다. 신심은 전례에 우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성가집과 같이 성체신심, 성인공경, 성모신심 등의 노래를 너무 많이 싣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신심노래보다는 전례기도문을 노래로 만든 전례성가가 많이 필요합니다. 찬송가(찬미가) 역시 교회 전례(예배) 안에서 사용하는 교회음악의 보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그 음악을 사용함으로써 우리의 성화, 구원에 도움에 되는’(전례헌장 제112항 참조) 음악이라면 많이 사용하여야 하지 않을까요? [가톨릭 성가] 에 실려 있는 개신교의 찬송가들 : 가톨릭성가(1985년판) ↔ 개신교 찬송가(2006년판) 비교 2번 주 하느님 크시도다 ↔ 79장 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 세계 4번 찬양하라 ↔ 21장 다 찬양하여라 6번 찬미 노래 부르며 ↔ 44장 지난 이레 동안에 17번 정의의 하느님 ↔ 138장 햇빛을 받는 곳마다, 207장 귀하신 주님 계신 곳 25번 사랑의 하느님 ↔ 32장 만유의 주재 26번 이끌어주소서 ↔ 73장 내 눈을 들어 두루 살피니 29번 주 예수 따르기로 ↔ 447장 이 세상 끝날까지 44번 평화를 주옵소서 ↔ 410장 내 마음에 한 노래 있어 55번 사랑의 하느님 ↔ 288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 56번 목자를 따라서 ↔ 277장 양떼를 떠나서 59번 주께선 나의 피난처 ↔ 183장 빈들에 마른 풀같이 61번 주 예수와 바꿀 수 없네 ↔ 94장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62번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 425장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77번 주 천주의 권능과 ↔ 60장 영혼의 햇빛 예수님 78번 영광의 왕께 ↔ 67장 영광의 왕께 다 함께 경배하며 81번 영광의 주 성삼위 ↔ 10장 전능왕 오셔서 83번 주 찬미하라 ↔ 165장 주님께 영광 93번 임하소서 임마누엘 ↔ 104장 곧 오소서 임마누엘 96번 하느님 약속하신 분 ↔ 53장 성전을 떠나서 98번 이사야 말씀하신 ↔ 101장 이새의 뿌리에서 99번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109장 고요한 밤 거룩한 밤 101번 글로리아 높으신 이의 탄생 ↔ 125장 천사들의 노래가 102번 어서 가 경배하세 ↔ 122장 참 반가운 성도여 107번 천사의 찬송 ↔ 126장 천사 찬송하기를 108번 오 작은 고을 베들레헴 ↔ 102장 오 베틀레헴 작은 골 112번 구유에 누워 계시니 ↔ 106장 아기 예수 나셨네 116번 주 예수 바라보라 ↔ 145장 오 거룩하신 주님 118번 골고타 언덕 ↔ 149장 주 달려 죽은 십자가 119번 주님은 우리 위해 ↔ 460장 뜻 없이 무릎꿇는 128번 형제여 기뻐하라 알렐루야 ↔ 34장 참 놀랍도다 크신 이름 136번 예수 부활하셨도다 ↔ 164장 예수 부활했으니 137번 부활하신 주 예수 ↔ 132장 주의 영광 빛나니 138번 만왕의 왕 ↔ 1장 만복의 근원 하나님 139번 알렐루야 ↔ 163장 할렐루야 할렐루야 143번 진리의 성혈 ↔ 187장 비둘기같이 온유한 151번 주여 임하소서 ↔ 338장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195번 천주 성자 예수 흠숭합니다 ↔ 230장 우리의 참되신 구주시니 210번 나의 생명 드리니 ↔ 213장 나의 생명 드리니 214번 주께 드리네 ↔ *작곡자 나운영은 개신교 신자 227번 나는 부활이요 ↔ 479장 괴로운 인생길 가는 몸이 232번 살아서 나를 믿는 이 ↔ 404장 바다에 놀이 일 때에 268번 여인 중에 복되신 성모 ↔ 417장 주 예수 넓은 품에 286번 순교자의 믿음 ↔ 336장 환난과 핍박 중에도 299번 한 몸이 되게 ↔ 604장 완전한 사랑 364번 복음 환호송 ↔ 163장 할렐루야 할렐루야 378번 아멘 ↔ 643장 세 번 아멘 380번 아멘 ↔ 640장 아멘 401번 주를 찬미하여라 ↔ 64장 기뻐하며 경배하세, 605장 오늘 모여 찬송함은 436번 주 날개 밑 ↔ 419장 주 날개 밑 내가 편안히 쉬네 449번 부름받은 젊은이 ↔ 574장 가슴마다 파도친다 458번 주의 말씀 듣고 ↔ 85장 구주를 생각만 해도 461번 나는 주님 포도밭 ↔ 447장 이 세상 끝날까지 470번 야훼는 나의 목자 ↔ *작곡자 나운영은 개신교신자 479번 기쁜 날 ↔ 285장 주의 말씀 받은 그날 484번 기쁘다 구주 오셨네 ↔ 115장 기쁘다 구주 오셨네 487번 동방의 세 박사 ↔ 116장 동방에서 박사들 489번 보았나 십자가의 주님을 ↔ 147장 거기 너 있었는가 490번 십자가에 가까이 ↔ 144장 예수 나를 위하여, 439장 십자가로 가까이 500번 평화의 하느님 ↔ 1장 만복의 근원 하나님 517번 내가 절망 속에 ↔ 294장 하나님은 외아들을, 363장 내가 깊은 곳에서 [월간빛, 2012년 1월호, 김종헌 발다살 신부(한티순교성지 전담, 가톨릭음악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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