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시기에 따른 선곡2: 대림-성탄시기, 성모 마리아 축일, 성인 축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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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6-02-05 | 조회수2,315 | 추천수3 | |
전례시기에 따른 선곡 (2) 대림-성탄시기, 성모 마리아 축일, 성인 축일
지난 호에 예고한 대로 이번 호에서는 대림-성탄시기와 성모 마리아 축일 그리고 성인 축일을 위한 음악을 선곡하는 원칙적인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음악을 선곡하는 사람들은 소개하는 내용을 이용하여 우리 성가집의 음악들을 일일이 대조해 가며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성탄시기와 음악
우리는 성탄시기에 대해 단순히 성탄절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성탄시기는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시기와 성탄 후 주님께서 이방인들에게 당신을 드러내시는 공현시기도 함께 포함한다. 따라서 음악을 선곡하는 사람은 이 모든 시기를 한 묶음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 주기에 적합한 노래를 선택하고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하고 선곡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때 노래의 가사들이 지극히 중요하다. 이 시기의 가사들은 이 시기가 다른 전례 시기와는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야 한다. 이들 가사들은 가끔 전례기도문보다 더욱 강력하고 기억해야 할 만한 신학을 포함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림-성탄-공현시기의 신학적인 그리고 전례적인 초점은 근본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성가집에 대림시기로 분류되어 있는 노래라 하여 모든 노래가 대림시기의 모든 날이나 특별한 날에 꼭 적당하지는 않다. 이것은 성탄 노래나 주님의 공현 때 (주님 공현, 주님 세례) 부르는 여러 노래를 막론하고 적용된다.
1) 대림을 시작하는 제1주일부터 12월 16일까지의 주일은 제2의 대림과 관련하여 종말론적인 희망을 강조하고 있다. 이 주간들은 ‘베들레헴의 아기’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에 집중하는 시기가 아니기에 성탄절에 태어나실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가사는 이때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 시기에는 영광 중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는 역동성과 이미지를 표현하는 가사여야 어울린다. 이 시기 노래의 이미지는 ‘탄생’이 아니라 ‘대림’이다. 가사는 우리에게 한 아기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성인(成人) 주님의 오심을 상기시킨다. 재림, 경고, 영광, 심판, 그리스도, 이런 단어들은 종말론적인 이미지와 내용이며, 이것이 대림시기를 시작하는 주간들 그리고 마찬가지로 대림시기 직전 주간들의 내용들이다.
2) 성탄 직전의 날들(12월 17일부터 24일)은 예수님 탄생의 전례적 기념을 향하고 있다. 직접 예수님 탄생을 준비하는 이 시기에 부르는 노래에서 종말론적인 주제가 완전하게 배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엄격하게 성탄 노래들을 부를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예수님 탄생의 경축과 그리스도의 제2 내림 사이의 긴장을 훌륭하게 표현하는 노래들, 곧 선명한 종말론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면서도 예수님의 탄생을 나타내는 가사를 찾는 것이다.
3) 그날의 입당송과 영성체송의 후렴들을 참조하고 숙고해 보는 것이 대림시기에 알맞은 노래를 고르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후렴들은 가끔 그날의 전례를 특징짓는 신학적이고 전례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4) 노래들이 포함하고 있는 이미지에 대해 숙고하는 것은 가끔 대림시기 동안 어떤 특별한 노래가 적당할지를 결정짓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확고한 성탄의 이미지(예를 들면 탄생, 아기, 성모 마리아, 여물통 등등)를 가진 대림시기 노래는 성탄 직전의 날들에 어울린다. 이렇게 보면 대림시기의 마지막 두 주일(12월 17일 이후)에는 전통적인 성가 ‘임하소서 임마누엘’ (『가톨릭 성가』 93번)을 노래하기에 가장 적합한 때라고 볼 수 있다.
5) 우리 성가집에 ‘성탄시기’로 분류된 노래는 23곡이다. 그리 많지 않은 곡이지만 이 노래들을 다양하게 이용하자. 그렇지만 성탄시기 동안 매일 곡을 바꿈으로써 공동체를 혼란스럽게 하지 말아야겠다. 아마도 이 시기 동안 공동체의 주요 음악으로 사용될 노래들을 몇 가지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또 이 시기에 새로운 노래를 가르치거나 배우는 것은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성탄시기는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노래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이 시기 동안 경축하는 신비들에 대해 말하는 신선하고도 통찰력 있는 가사와 음악인지 주의해야 한다.
6) 세속적인 대중 매체는 상업주의와 다분히 연결되어 있기에 성탄절이 지나면 곧바로 성탄 노래를 그만 두는 경향이 있다. 전례는 이러한 관습을 결코 모방해서는 안 된다. 우리 교회에서는 성탄 노래를 언제까지 불러야 하는가? 성탄 노래들은 성탄시기(8일 축제)를 통해 확실하게 불려야 한다. 그리고 일단 축제가 끝나면 예수 탄생의 이미지(말구유, 건초, 천사들의 노래 등등)를 사용하는 노래들은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노래들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은 주님의 공현 축일들을 어둡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여러 가지 공현 축일을 경축하는 노래들이 전면으로 나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성가집은 공현 축일들에 더욱 적합하게 속하는 노래들을 ‘공현’ 그리고/또는 ‘주님의 세례 축일’ 부분으로 세분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성가집에는 이에 해당하는 노래가 부록에 단 두 곡(『가톨릭 성가』485. 487번)이 있을 뿐이다.
전례 음악이 언제나 신학적으로 옳아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산타’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상으로 오심’을 기다린다. 세속적인 서정시와 이미지들을 포함한 성탄 노래들은 그리스도교 전례에서 빼야 한다. White Christmas, Jingle Bells, Happy Birthdays, 그리고 Rudolf 등의 노래들은 그리스도교 전례에, 심지어 어린이들을 위한 미사 전례에도 사용하지 말아야겠다. 아울러 성탄 노래로 분류되어 있지만 ‘고요한 밤 거룩한 밤’(『가톨릭 성가』 99번) 같은 노래를 성탄시기 내내 사용할 수 있을까?
2. 성모 마리아 축일과 음악
개정된 전례력의 여러 성모 마리아 축일들의 숫자와 등급을 살펴보면 흥미 있는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마리아 축일의 등급은 특별한 신학적인 진리의 중요성에 따라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곧 성모 마리아의 모든 축일들이 똑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마리아의 생애의 중요 신비들을 경축하는 사건들에 대단한 중요성을 주고 있다. 둘째로 마리아의 생애의 사건들과 연관된 축일들에 중요성을 주고 있다. 그리고 신심의 성격을 띤 축일들은 일반적으로 마지막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모 마리아 축일 선곡 때 유의할 점
교회의 공인된 공적 기도로서의 전례는 성모 마리아를 기념하고 공경하는 평범하고도 탁월한 수단이다. 교회 초기의 어느 시점에서부터 성모 마리아는 교회의 공적인 기도로 공경받았으며, 지금도 교회에서 인준받은 모든 성찬기도는 성모 마리아를 언급하고 있다. 전례는 성모 마리아를 기념하는 가장 평범하고 탁월한 수단이기에 성모 마리아와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특별히 공경하기 위한 전례 거행을 준비하는 데는 크게 조심해야 한다. 열심한 성모 마리아 신심은 장려되지만, 이 신심에 대한 균형을 갖추고 분별 있는 접근과 이해가 유지되어야 한다.
최근의 전례적이고 신학적인 변화를 알고 있는 이러한 신심의 건강한 이해가 필요하다. 바오로 6세 교황은 교황권고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에서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을 평가하는 데 적용해야 하는 원칙들을 언급하였다. 첫째, 신심은 본래의 신학적인 의미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곧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삼위일체, 그리스도, 성령 그리고 교회의 고유한 신학 안에서 반드시 설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성서에 그 원천과 기반을 두어야 한다. 셋째로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반드시 전례와 연결되어야만 한다. 넷째,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건전한 인간학을 알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어야 한다. 다섯째,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교회 일치론적인 감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전례 거행에서 『미사 전례서』에 포함된 기도와 『미사 전례 성서』의 성서 본문을 무엇보다 중시해야 한다. 기도와 성서에 표현된 정밀하고 충실한 성모 마리아 축일의 신학은 공동체가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이념적으로 접근하는 것에서 벗어나게 도와줄 것이다.
2) 전례 안에서 성모님에 관한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는 중요하다. 이것은 가사와 음악 모두의 문제이다. 우리 성가집에는 52곡의 성모 노래가 있다. 이 곡들에 대한 신학적인 타당성과 음악적인 질 모두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문제성 있는 노래들이 전례 때에 계속해서 사용된다면 문제가 된다. 적합한 성모 마리아의 노래를 선택하는 데, 또 노래 가사를 수정하고 새로운 노래를 작곡하는 데 큰 주의와 식별력이 필요하다.
수많은 전통적인 성모 마리아를 위한 노래 가운데 그분의 인격, 영상, 신비에 대한 현대 교회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도록 노래의 가사를 수정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노래의 가사 전체를 포기해 버리든지 새로운 가사를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위에 언급한 바오로 6세 교황의 문헌에 제시된 지침이 성모 마리아께 대한 노래의 가사를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노래가 성서에 기반을 둔 것인가? (가사의 신학적인 최저 한계선은 성서와 모순되지 않는 것이다.) 노래에 신학적인 문제는 없는가? 예를 들면 노래가 주는 성모 마리아에 대한 이미지가 신학적으로 올바르며 책임질 수 있는 방법인가? 노래 가사가 성모 마리아를 건전한 인간적인 방법으로 묘사하고 있는가? 노래의 가사가 교회 일치론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가? 극단적인 성모 마리아 숭배를 암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과다하게 감상적이지도 않고 신학적으로도 오류가 없는 전통적인 마리아 노래들은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다. 또 가능한 곳에서는 문제가 되는 가사들을 바꾸자. 어쩌면 가사 전체를 바꿀 경우도 생길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성모 축일의 입당송과 영성체 후렴을 참고하라.
3. 성인 축일과 음악
성인 축일들을 위한 전례 음악의 준비는 아마도 그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는 않을 것이다. 성인 축일들은 일반적으로 의무적인 축일은 아니며 더구나 주일에는 거의 경축하지 않는다. 전례 음악을 위한 일반적인 지침을 기억하면서 아래 사항에 유의해 보자.
성인 축일 선곡 때 유의할 점
1) 주제들: 노래의 가사들을 살펴 성인 축일 거행을 위한 ‘주제 만들기(Thematizing)’를 피해야만 한다. 주제는 가끔 한 가지 종류의 관념들이거나 또 다른 관념들의 변형이다. 빈센트 드 폴 성인을 위한 축일의 거행은 적절한 예가 될 것이다. 이 성인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로 ‘애덕의 온 세상 주보’로 추앙받고 있다. 그래서 이 성인의 축일을 위해 선곡하는 사람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를 명쾌하게 말하는 노래들만을 찾으려는 함정에 빠질 수가 있다. 이런 선곡은 하느님을 찬양한다는 전례의 근본적인 초점에서 벗어나,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가 필요하다는 관점으로 초점을 바꾸어버리는 위험을 감행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부차적인 개념의 도입으로 다른 어떤 전례로 변화하는 것이다.
2) 가사들: 성인 축일을 위해 선택된 전례 노래의 가사들은 일반적으로 하느님 은총의 승리와 성인(들)의 생애 안에서 파스카 신비의 현존을 강조하여야만 한다. 전례적으로 기념하고 있는 특별한 성인의 이름을 실질적으로 언급하는 노래들이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지만 전례는 먼저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파스카 신비를 찬미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따라서 어느 특별한 성인을 공경하는, 또는 언급하는 노래들을 찾고자 애쓸 필요가 없다. 성인 축일에 사용할 모든 노래는 그 성인의 성성과 함께 생각할 필요도 없으며 더 나아가 성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 성가집에 ‘성인’이라고 분류된 일반적인 노래들을 사용하면 족하다.
3) 미사 전례 음악의 선택을 위한 일반적인 지침이 이곳에서도 적용된다. 두 가지 다른 관점을 소개하겠다. 먼저 성인 축일을 위한 입당송과 영성체 노래의 후렴들을 참조하라. 이 후렴들은 『미사 전례서』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성인들의 축일들을 위한 공통 (예를 들면 순교자들, 목자들 등등) 후렴들을 참조할 수 있다. 이런 후렴들은 일반적으로 성서에서 취해진다. 그렇지 않고 특별한 성인의 이름을 명백히 언급하는 후렴들도 있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 축일(10월 4일)의 입당 후렴이 그 예인데 이런 후렴들을 위해서는 입당 노래와 영성체 노래를 위한 가사의 성격에 어떤 통찰력을 부여하여야만 한다.
4) 전례와 신심: 일반적인 규칙으로 전례와 성인에 대한 신심은 섞이지 말아야 한다. 전례는 교회의 공인된 공적 기도이다. 그러나 신심(행위)은 비록 공동체 안에서 발생한다 하더라도 명확하게 사적 기도이다. 전례는 개별적인 성인들을 공경하기 위한 또 하나의 다른 신심행위가 아님을 명심하자.
[사목, 2005년 4월호, 김종헌(대구대교구 성 김대건 본당 주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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