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톨릭 성가 102번: 어서 가 경배하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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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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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0-04-02 | 조회수5,777 | 추천수0 | |
[계절의 성가] 가톨릭 성가 102번 “어서 가 경배하세”
까까머리 중학생 때의 일입니다. 어느 핸가 학년말 음악시험 날이었습니다. 음악선생님께서는 실기 시험곡으로 한명씩 앞으로 나와서 각자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라고 하셨습니다. 제 차례가 왔습니다. 저는 앞으로 나가서 “아데스데 피델레스 래띠 뜨리움판떼스 (Adeste fideles laeti triumphantes)”하고 라틴어 가사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디서 들은 듯 한데 잘은 모르겠고, 그러나 우렁찬 제 노래에 95점을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음악선생님의 관심권에 든 소수의 학생 중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아이들 표현을 빌린다면, 그날 ‘떴습니다’. 그 라틴어 노래는 바로 우리 가톨릭성가 ‘어서 가 경배하세’였습니다. 본당에서 복사를 하면서 성가대의 성탄 성가 연습을 훔쳐볼 기회가 많았고, 그 덕분에 뜻도 모르는 라틴어 가사를 자동적으로 외울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성가가 크리스마스 캐럴 음반마다 수록되어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도 모든 이들에게 익숙하지만, 50여 년 전에는 성당에서만 불렸습니다.
가끔씩 우리나라 개신교 문헌들에는 ‘참 반가운 신도여’라고 제목을 쓰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번역입니다. 첫 구절을 직역하면 ‘신자들이여 기뻐하고 환호하며 베들레헴으로 갑시다.’라 하겠고, 우리 성가집의 번역은 잘된 것입니다.
예전의 표준판 그레고리오 성가책이었던 Liber Usualis(통상성가책)에도 예외적으로 오선악보로 실려 있을 정도로 전통적인 가톨릭교회 성가입니다. 그 책에는 전해오는 선율이라고만 하고 특정한 작곡자의 이름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성가책에는 악보 상단에 작곡자가 John Francis Wade라고 적혀 있습니다. 아마도 편곡자라고 생각됩니다. 이 성가는 다른 성가들처럼 거룩하고 곱게 노래하는 것보다는, ‘어서 가 경배하세(Venite, adoremus)’라는 가사가 의미하듯이 활발하고 씩씩하게 부르는 편이 더 좋습니다. 합창단이 노래해도 좋지만, 대개의 캐럴 음반에서 들을 수 있듯이 독창자들이 녹음하는 것이 상례입니다. 따라서 신자들이 개창으로 노래해도 충분히 음악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가사의 내용처럼 스스로도 성탄의 기쁨에 이끌려 주님께 나아가며 이웃에게도 함께 가자고 권유하는 마음으로 노래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08년 1월호, 백남용 신부(가톨릭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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