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톨릭 성가 469번: 사랑하면 알리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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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0-04-03 | 조회수4,555 | 추천수0 | |
[이달의 성가] 가톨릭성가 469번 "사랑하면 알리라"
요새 인터넷을 보면 기독교를 경멸하는 듯한 내용의 글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는 무시무시한 표어를 내건 일부 개신교의 지나친 선교와 교회 내에도 팽배해 있는 물질주의가 젊은이들로 하여금 종교를 경원시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묻습니다. ‘사랑이라고 하는 하느님이 계시다면 왜 이 세상에 이렇게 많은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느냐?’라고 말입니다. ‘고통은 왜?’라는 책자도 이미 나와 있지만 세상의 불행과 고통 속에서 하느님을 찾기가 더욱 더 어려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런 좌절 속에서 오히려 하느님을 더욱 깊이 체험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이 만들어진 ‘젠(Gen)-New Generation(새로운 세대)의 약자-’ 혹은 ‘포콜라레(Focolare)’라 불리는 모임의 창설자인 끼아라가 그 중의 한 분입니다. 이 모임은 본당 공동체 속에 아직 깊이 자리 잡지 못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현대에 새로운 영성의 길을 만들어 낸 매우 중요한 영성운동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창설자인 끼아라 여사는 1920년에 이태리의 트렌토에 태어나서 열정적인 교회 봉사활동을 하던 중에 제2차 세계대전을 맞이하게 됩니다. 비참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 속에서 하느님은 어디 계신지, 그분의 뜻을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깊은 갈등과 고민을 하던 중에 그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성경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5,12),”와 “아버지, 아버지가 내 안에 있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처럼 이 사람들도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요한17,21).”였습니다. 이 말씀의 가르침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자신에게 계시처럼 내려진 새로운 소명을 발견하게 된 끼아라는 빗발치는 폭격 속에서도 자신을 돌보지 않고 방공호로 피신하는 노인들을 부축하는 등 다른 이를 위한 사랑에 더욱 자신을 헌신하게 되었고, 이와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모여 ‘포콜라레’라는 모임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 모임의 영성은 ‘일치(Unitas)’입니다.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시는 예수님과의 일치가 바로 그것이고, 이러한 영성은 오늘 소개해 드리는 이 성가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나는 물었다. 언제나 주께 물었다. 세상은 사랑 찾는데 왜 고통이 있냐고. 오직 한 마디 내게 주었네. 마치 물음에 답하듯이. 사랑하라 알고 싶거든. 빛이 솟음을 너 보리라. 사랑하라 말해주네. 사랑을 하면 알리라. 사랑하라. 슬픔 가고 기쁨을 찾으리.”
폭격 속에서도 자신을 돌보지 않고 더 약한 이들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진정한 사랑의 실천에서 피어난 오늘의 성가를 부르며, 고통 속에서 ‘사랑’과 ‘일치’의 의미를 다시 발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0년 4월호, 이상철 신부(가톨릭대학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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