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톨릭 성가 127번: 십자가 바라보며(Tantum Erg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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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3-02 | 조회수6,669 | 추천수0 | |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127번 “십자가 바라보며”(Tantum Ergo)
생명은 죽음을, 죽음은 생명을 동반합니다. 생명을 잉태하고 꽃을 피우는 계절인 3월은, 그리스도의 숨이 함께 살아있으며 우리의 매일 안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사순 시기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고통 받고 돌아가신 삶을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이 생명의 계절 봄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함께 준비하지만, 과연 어떠한 삶의 자세로 생명을 잉태하고자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Tantum Ergo Sacramentum’는 ‘지존하신 성체’라는 의미로, 토마스 아퀴나스가 쓴 중세 시대 라틴어 찬미가인 ‘입을 열어 찬미하세(Pange Lingua)’의 마지막 두 개 소절입니다. 보통 이 찬미가는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성체를 공경하는 신심 행사를 할 때 노래로 불리거나 엄숙하게 낭독됩니다. 가톨릭 성가에 수록된 ‘Tantum Ergo’ 중 127장 바흐 작곡의 ‘십자가 바라보며’의 원곡은 ‘주의 손길 받아들이는 자(Wer nur den lieben Gott last walten)’로 성체 찬미가와는 다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주의 손길 받아들이는 자, 희망 잃지 않으리 고난과 슬픔에서 구원 받으리 전능하신 주를 믿는 자 굳건히 서리라 기쁨의 순간을 알며 언제 부름 받을지 알고 있으리 주께 진실하며 거짓 없는 자 곧 선으로 충만한 인생 맞으리 노래하고 기도하며 신과 함께 가라 그리고 선을 행하라 천국의 장엄함을 믿는 자 거듭나리로다 주께 아무 의심 없는 자 버림받지 않으리로다 사순 시기 성가, 성체 성가로 잘 알려진 이 곡은 간절한 마음으로 십자가 상 예수님을 바라보며 그분의 삶을 따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a-a-b의 작은 세도막 형식에 못갖춘마디로 시작하여, 늘임표를 사용하며 강조를 하고, 쉼표를 사용하며 다짐을 하는 듯한 형식으로 반복 구성되는 곡입니다. 이 곡은 독일의 개신교 시인이자 작곡가 게오르그 노이마르크(Georg Neumark, 1621-1681)에 의해 작곡되었습니다. 노이마르크의 여러 찬송가는 다른 언어로 번역되어 곳곳에서 불리고 있는데, 독일어 가사의 이 곡은 영어 번역을 거쳐 가톨릭에서는 성가 127장으로, 개신교에서는 찬송가 321장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많은 작곡가들이 이 곡을 아카펠라, 오르간 곡, 칸타타 등으로 편곡하였지만, 그중에서도 바흐와 멘델스존의 편곡이 유명합니다. 또한 이곡은 영화 “신과 함께 가라(Vaya con Dios)”의 마지막 장면 음악으로 쓰여 특히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난 당하신 그리스도께서 삶을 통해 보여주신 사랑의 신비를 매일의 생활 안에서 실천할 때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길잡이, 2013년 3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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