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가이야기 : 성모성월과 성가 선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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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헌 | 작성일2013-04-18 | 조회수5,657 | 추천수2 | |
성가이야기 - 2013. 5월호 〈빛〉 성모 성월과 성가 선곡 김종헌(발다살)|신부, 한티순교성지 관장, 대구가톨릭음악원 원장 한국 가톨릭교회에서 최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굿뉴스에는 ‘성가 게시판(http://music.catholic.or.kr)’이 있습니다. 이곳의 전례음악 자료실에는 조회 수가 2,000여회를 상회할 정도로 매우 유익한 자료들이 올라오는데, 매달 그 달의 매일미사에 필요한 성가를 선곡하여 올려주는 파일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지켜보는 저는, 누군가의 그런 친절이 마냥 고맙고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이 자료들을 참고하는 분들은 아마도 본당에서 성가대를 책임지는 분들, 즉 지휘자나 반주자 아니면 적어도 매일의 성가를 선곡하는 분들일 겁니다. 이런 분들이 자신들 스스로 그날의 독서와 기도문들을 살펴보고, 그날 미사의 주제를 파악한 다음, 필요한 성가를 선곡하려 하지 않고 남들이 선곡한 것을 베껴서 사용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가끔 교회음악에 관한 질문도 올라옵니다. 어떤 질문들은 자신들이 조금만 찾아보아도 답을 찾을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질문만 던지면 다른 사람들이 대답해 주니까, 자신들은 직접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느낌입니다. 마치 동전 몇 개만 넣으면 자판기에서 음료수가 나오듯이 말입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공부해야 합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그날 주제에 맞는 곡을 선정하는 법을 스스로 배우고 익혀야 하지 않겠습니까? 1. 성모 성월과 음악 5월은 성모 성월입니다. 그래서 많은 본당에서는 성모신심을 노래하는 곡들을 입당과 파견 때에 무분별하게 배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해 전에 위와 같이 가르치는 기사가 인터넷상에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5월 중에는 주일에도 입당성가와 파견성가는 성모님께 관한 노래를 해야만 한다는 주장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올해만 해도 5월 성모 성월에는 네 번의 주일이 있으며 ‘주님 승천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 ‘삼위일체 대축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축일, 축일과 의무 기념일은 반드시 그날의 고유미사를 드리게 되어 있습니다. ‘주님 승천 대축일’과 ‘성령 강림 대축일’은 전례 등급이 1등급 최고 순위인 ‘주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성삼일’ 다음으로 높습니다. 이런 대축일에 고유미사와는 무관한 성모신심 성가를 ‘성모 성월’이라고 해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신심보다는 전례력에 적합한 성가를 선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2. 성모 마리아 신심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개정된 전례력에는 여러 성모 마리아 축일들의 숫자와 등급을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통해 성모 마리아의 모든 축일들이 똑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우선 마리아의 생애의 중요 신비들을 경축하는 사건들에 가장 큰 중요성을 주고 있으며, 마리아의 생애에 사건들과 연관된 축일들에 다음의 중요성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심의 성격을 띤 축일들은 마지막 순위의 중요성을 주고 있습니다. 교회의 공적기도로 전례는 성모 마리아를 기념하고 공경하는 평범하고도 탁월한 수단입니다. 교회 초기의 어느 시점에서부터 성모 마리아는 교회의 공적인 기도로 공경을 받았으며 지금도 미사 중에 사용하는 모든 ‘성찬기도’는 성모 마리아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와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특별히 공경하기 위한 전례 거행을 준비하는 데는 무척 조심해야 합니다. 건전한 성모 마리아 신심은 장려되지만 이 신심에 대한 균형을 맞추고 분별 있는 접근과 이해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최근의 이러한 성모 신심에 대한 건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바오로 6세 교황은 교황 권고「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에서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을 평가하는 데 적용해야 하는 원칙들을 언급하였습니다. “첫째, 신심은 본래의 신학적인 의미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곧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삼위일체, 그리스도, 성령, 그리고 교회의 고유한 신학 안에서 반드시 설명되어야 한다. 둘째,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성서에 그 원천과 기반을 두어야 한다. 셋째,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반드시 전례와 연결되어야 한다. 넷째,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건전한 인간학을 알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모 마리아께 대한 신심은 교회 일치론적인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3. 성모 마리아 축일 선곡 때의 유의점 1) 어느 미사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전례 거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고 집중할 것은 「미사 전례서」에 포함된 기도와 「미사 전례 성서」의 성서 본문입니다. 「미사 전례서」에는 경축하고자 하는 그날 축일의 ‘입당송’, ‘본기도’, ‘감사 기도의 감사송’, ‘영성체 후 기도’가 모두 포함됩니다. 이런 기도들과 함께 「미사 전례 성서」에 있는 독서와 복음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야만 그날 기도와 성서에 표현된 정밀하고 충실한 성모 마리아 축일의 신학에 맞는 음악을 고를 수 있으며 공동체로 하여금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이념적으로 접근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2) 전례 안에서 성모님께 관한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성가집에는 모두 52곡의 성모님께 대한 찬미가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성모 성월이라고 해서 성가집에 ‘성모’라고 분류된 어떤 곡이든지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성가집에 수록된 곡들에 대한 신학적인 타당성과 음악적인 질 모두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적합한 성모 마리아의 찬미가를 선택하는데, 또 노래가사를 수정하고 새로운 노래를 작곡하는데 큰 주의와 식별력이 요구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오로 6세 교황의 문헌에 제시된 지침이 성모 마리아께 대한 찬미가의 가사를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찬미가가 성서에 기반을 둔 것인가?(이 경우 가사의 신학적인 최저 한계선은 성서와 모순되지 않는 것입니다.) 찬미가에 신학적인 문제는 없는가? 예를 들면 찬미가가 주는 성모 마리아에 대한 이미지가 신학적으로 올바르며 책임질 수 있는 것인가? 찬미가의 가사가 교회 일치론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가? 극단적인 성모 마리아 숭배를 암시하고 있지 않은지 잘 살펴야 합니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성모님의 노래 중에 어떤 것이 여기에 해당되는지 공부해 봅시다. 과도하게 감상적이지 않고 신학적으로 오류가 없는 전통적인 마리아 찬미가들은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신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가사들을 바꾸어야 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지만 이 경우 우리가 개인적으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4. 결론 우리가 찬미가를 선곡할 때 전례보다 신심(행위)에 더 적합한 노래들을 피해야 합니다. 성 요셉 성월이라 하여 요셉 성인 노래, 성모 성월이라 하여 성모님 노래를 우선적으로 부를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미사 전례서」에 포함된 기도와「미사 전례 성서」의 성서 본문을 잘 살펴 경축하는 당일 미사의 메시지를 제대로 표현하는 찬미가를 찾도록 애써야겠습니다. 다음 호부터는 전례음악을 선곡하는 기준에 대해 같이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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