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께 찬미 노래를3: 가톨릭합창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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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4-20 | 조회수3,215 | 추천수0 | |
주님께 찬미 노래를 (3) 가톨릭합창단 75년 세월 속 가톨릭 음악의 중심 축으로 자리 - 가톨릭합창단원들이 지난 9일 백남용(왼쪽) 신부 지휘에 맞춰 특송곡과 함께 그레고리오 미사곡을 연습하고 있다. 막 피던 개나리꽃이 꽃샘추위로 몸을 움추리는 듯한 9일 밤 서울대교구 명동성당 문화관 3층. 백남용(서울대교구, 교회음악가) 신부 지휘에 맞춰 가톨릭합창단(단장 변태준) 남녀 단원들 40여 명이 연습에 한창이다. 부활시기 특송곡으로 펠리체 아네리오(1560~1614)의 '흰 옷의 주님 천사가'라는 제목의 노래다. 트리엔트공의회 결정에 따라 가톨릭교회음악을 재정립한 팔레스트리나(1525?~1594)의 로마 악파의 곡을 정성스럽게 연습하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이어진 연습곡은 그레고리오 미사곡이다. 부활 제2주일 사백주일을 앞둔 6일 오후 7시 미사부터 교구 명동본당(주임 여형구 신부)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특전 미사를 그레고리오 성가 미사로 봉헌키로 하면서 그레고리오 성가 연습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 3월 10일 정기연주회를 통해 하이든의 '십자가 상 일곱 말씀'을 연주한 지 한 달이 채 안됐는데도 성가 연습에 쏟아붓는 열정이 다들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고(最高)가 되고픈 국내 최고(最古)의 합창단'답다. 올해로 설립 75주년을 맞은 가톨릭합창단은 교회음악에 관한 한 국내 최고 합창단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성악 전공자는 비록 절반 가량에 그치지만 열심은 전공자나 비전공자나 똑같다. 가톨릭합창단 하면, 역시 무반주 합창곡, 아카펠라(a cappella)곡 연주가 특징이다. 오르간이나 오케스트라 협연 없이 부르는 건 그게 가톨릭교회의 정통 음악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카펠라만의 깨끗한 음정이 주는 매력도 무반주를 고집하는 이유다. 55명에서 60명을 넘나드는 단원들이 무반주로 부르는 합창을 듣다 보면 '천상의 소리'가 따로 없다. 물론 성탄이나 부활시기처럼 1년에 두세 번 오케스트라나 오르간 반주를 쓰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 아카펠라곡으로 부른다. 그래서 가톨릭교회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고 음악적 색깔도 전례음악으로 차별화돼 있지만 가톨릭합창단은 한국 합창계에서도 누구나 인정하는 내로라하는 대표 합창단이 됐다. 가톨릭합창단만이 같는 발성도 국내 타 합창단과 차별화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음악과 시가 융합된 독일식 리트(Lied) 창법이나 오라토리오(oratorio) 창법으로 노래하기에 벨칸토(bel canto) 창법을 위주로 한 일반 합창단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반 합창단이 성악 전공자들 중에서 가장 노래를 잘하는 사람을 뽑아쓰는데 비해 학생이나 직장인 가운데 전공자, 비전공자를 가리지 않고 뽑아 매주 화ㆍ토요일과 주일에 3차례나 모여 맹훈련을 한다. 그러기에 탈락자도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여성은 55살, 남성은 60살까지로 한정된 정년에도 20년 넘게 활동하는 단원이 적잖다. 1992년부터 활동한 윤희승(로베르토, 60)씨는 "하느님을 향한 기도를 노래로 부르며 산다는 것의 기쁨은 직접 체험하고 맛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며 "비록 비전공자지만 주3회 연습은 내 삶의 한 부분으로 정착이 돼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7월에 입단한 김윤정(로사, 28)ㆍ진석(라파엘, 24) 남매도 "다른 합창단에 비해 엄청난 연습량에도 꾸분히 합창단에 나오는 것은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전례음악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며 "그래서 집에 가서도 거울을 들여다보며 연습을 거듭한다"고 전했다. 스스로 음악에 미쳐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하지 않으면, 푹 빠지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게 가톨릭합창단의 엄청난 연습량과 열심이다. 그 연습량과 열심이 일제강점기이던 1938년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톨릭합창단이 가톨릭교회의 음악적 자존심을 지키고 동시에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는 최고의 원동력이 됐다. 1991년 말부터 가톨릭합창단과 함께한 백남용 신부는 "크고 작은 교회합창단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생겨나 합창의 르네상스 시기를 구가하지만 그 첫줄에 가톨릭합창단이 서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한껏 자긍심을 주고 있다"며 "가톨릭합창단과 저의 23년간에 걸친 사랑의 유대는 아마 세상 어느 합창단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어서 저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3년 4월 21일,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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