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전례 음악3: 성모송(Ave M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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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05 조회수5,354 추천수0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3) 성모송(Ave Maria)

가브리엘 · 엘리사벳 인사 합쳐진 기도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Maria)였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Ave, gratia plena, Dominus tecum)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루카 1,26-29)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아들 잉태에 관한 소식를 전하는 루카복음은 이어 마리아가 유다 산악지방의 엘리사벳을 방문하는 장면을 이야기한다.

“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Benedicta tu inter mulieres, et benedictus fructus ventris tui)”(루카 1,39-42)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말과 엘리사벳의 인사말이 합쳐서 형성된 기도문은 이미 6~7세기에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 대림 시기 수요일 그리고 대림 제4주일의 봉헌송으로 사용되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제2저녁기도의 안티폰에서는 “ … 여인 중에 복되십니다”까지만 가사가 사용되었고, 대림 제4주일 봉헌송에는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까지 노래된다.

15세기 말 경에 ‘예수’(Jesus)라는 단어가 ‘당신 태중의 아들’(fructus ventris tui) 뒤에 첨가됨으로써 성모송의 전반부가 형성되었다.

또한 1440년 시에나의 베르나르디노(1380~1444)에 의해 다음과 같은 청원기도가 덧붙여 사용되기도 하였다.

“하례하나이다. 마리아 예수여, 천주의 어머니 성 마리아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Ave Maria Jesus, Sacnta Maria, Mater Dei, Ora pro nobis)

더불어 다른 많은 수도원에서 이 기도문을 사용하는 가운데, 15 25년 프란치스코회의 시간 전례에, “이제와 우리 죽을 때”라는 표현이 첨가되었다.

마침내 교황 비오 3세(1566~1572)에 의해 1568년 개정된 성무일도(Breviarium)에 현재와 같은 성모송이 등장하였다.

- 아베 마리아(Ave Maria) 악보.


■ 빅토리아의 Ave Maria

토마스 루이스 데 빅토리아(Tom s Luis de Victoria, 1548~1611)는 스페인의 작곡가로서 1548년 아빌라에서 태어나 1611년 마드리드에서 사망하였다.

어려서부터 아빌라의 주교좌성당 어린이 합창단에서 음악 수업을 받은 그는 변성기 이후(1565년) 이탈리아 로마로 건너가 예수회 신학교인 콜레기움 제르마니쿰(Collegium Germanicum)에서 수학했으며, 또한 음악적으로는 아마도 팔레스트리나(Palestrina)의 제자가 되었을 것이다.

1569년 이후 성악가, 오르가니스트 그리고 음악 선생으로 활동하던 빅토리아는 1575년 가톨릭 사제가 되어 성 필립보 네리(Filippo Neri)의 공동체에 합류하였다.

1587년 스페인으로 돌아온 그는 황제 막시밀리안 2세의 미망인 마리아의 담당 사제로서 또한 담당 음악교사로 지냈다. 1592~1595년까지 다시 로마에 머물렀으며, 1603년 황후 마리아가 사망한 후 그녀의 딸 마르제리타를 위한 봉사직을 수행하였다.

르네상스 다성음악의 스페인 학파를 대표하는 빅토리아는 음악적으로 팔레스트리나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세계를 발전시켜, 20곡의 미사곡, 44곡의 모테트, 34곡의 찬미가, 그리고 성주간의 시간 전례(2곡의 수난곡, 9곡의 애가), 죽은 자를 위한 시간 전례 등을 작곡하였다. 빅토리아는 이탈리아어로 ‘루도비코 다 비토리아’라고 불리기도 한다.

빅토리아의 ‘아베 마리아’에서는 특히 그레고리오 성가 선율이 도입부로 제시된다. 무반주 단선율의 이 도입부는 교회 8선법 중에 제1선법으로서, 라(la)음과 레(re)음 사이의 도약을 통해 발생되는 역동성으로 인해 노래의 내적 충만성을 드러낸다.

이어지는 다성음악 속에는 모테트적 요소의 조화로움과 호모포니적인 화성이 서로 교차되면서, 르네상스 다성음악의 아름다움을 통해 표현된 성모님께 대한 신심이 음악적 기도로 표현된다.

빅토리아의 ‘아베 마리아’를 통해서 중세기 음악의 권위가 하베를(Haberl)의 말이 충분히 연상된다.

“이 작곡가 안에는 스페인 예술과 로마 예술의 모든 고귀한 성품이 다 있다. 그의 노래는 선율적 또는 화음적 명확성을 조금도 손상치 않고 엄숙하고 고상한 신비에 아로 새겨지며 진정으로 하느님에 대한 신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과 부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3년 5월 5일,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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