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가 이야기 : 전례에 필요한 음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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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헌 | 작성일2013-05-15 | 조회수3,337 | 추천수1 | |
성가 이야기 - 2013. 6월호 월간 〈빛〉 전례에 필요한 음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김종헌(발다살)|신부, 한티순교성지 관장, 대구가톨릭음악원 원장 지난 호에 말씀드린 대로 이번 호부터 몇 차례에 걸쳐 전례, 특별히 미사전례에 사용할 음악을 선곡하는 기준에 대해 함께 공부해 볼까 합니다. 우선 선곡을 위한 일반적인 기준에 대해 공부하고 난 후에 좀 더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전례음악의 선곡을 위한 일반적 기준 먼저 전례에 사용할 음악은 사제나 음악을 선곡하는 사람(혹은 지휘자)의 기호에 맞추어 뽑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하셔야겠습니다. 개인의 음악적인 취향에 따라 음악을 선택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백성들이 거룩한 전례 안에서 사용할 음악이기에 먼저 회중이 부를 수 있는 음악(물론 전례음악의 정신에 맞는)을 선택해 주어야 합니다. 1963년에 반포된 ‘전례헌장’은 “주교들과 영혼의 다른 사목자들은 노래로 거행되는 어떤 거룩한 예식에서든지 모든 신자 집단은 자기 고유 부분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힘껏 돌보아야 한다.”(헌장 114항)고 말합니다. 또 118항에서는 “신자들에 의해 불리어지는 종교적인 찬송은 적극 장려하여야 한다.”고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전례의 거행과 전례음악 행위의 주체는 바로 전례에 참석한 하느님의 백성들입니다. 따라서 이분들이 기도하고 찬미할 수 있는 음악을 선택해 주는 것이야말로 음악봉사자로서의 중요한 첫 번째 임무가 될 것입니다. 교회는 우리의 원초적인 축제일, 즉 주님의 날에 그리스도의 지체들이 파스카의 신비를 거행하는 것을 돕기 위해 음악을 선택합니다. 교회와 사목자, 그리고 전례음악봉사자의 임무는 지식과 시간, 모인 회중의 기도를 완전무결하게 실행할 것을 요구하며 또 훌륭하게 거행하기 위한 권리를 요구합니다. 1) 선곡을 위한 세 가지 기본적인 기준 우리가 미사전례를 위한 음악을 선택할 때 세 가지 중요한 기준을 생각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 중요한 요인은 전례시기입니다. 예를 들면 사순시기에 적합한 음악은 부활시기와 성탄시기를 위해 선택한 음악과는 전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여러분은 잘 알고 계십니다.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은 성모 마리아와 연관이 있는 한편, 이 대축일이 성탄시기에 위치하기 때문에 성탄시기의 음악을 함께 요구한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성가선곡자들은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전례력(사제용)을 반드시 참조하는 습관을 길러, 교회력에서 말하는 전례시기와 그 축일의 등급에 따라서 음악을 선택해야 합니다. 특별히 우리 한국교회에서 음악을 선곡하는 분들이 혼돈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신심을 고양하기 위해 지역교회가 정한 성월들(성 요셉 성월, 성모 성월, 예수 성심 성월, 순교자 성월, 묵주기도 성월, 위령 성월 등)과 전례력에서 말하는 전례시기, 즉 대림, 성탄, 사순, 부활, 연중시기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례와 신심을 혼돈하여 전례시기와 전례 등급에 맞지 않는, 신심 음악을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특별히 당부 드립니다. 성 요셉 성월이라 하여 한 달 내내 요셉 성인의 노래를, 성모 성월이라 하여 성모님 노래를 입당과 파견 때에 무조건 노래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두 번째, 어느 특별한 주일 혹은 경축하는 축일의 전례거행을 위해 배정된 성경들은 성가(찬미가)를 선택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음악봉사자들은 그날 경축할 축일을 위한 음악을 선택할 때에 그날을 위해 배치된 독서들 전체와 그 주변상황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이런 독서들의 줄거리가 적합한 찬미가의 선택을 통해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독서들이 빛이나 어둠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찬미가 역시 그 주제를 반영하는 음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사순시기 때나 ‘돌아온 아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찬미가 역시 용서나 하느님의 자비를 표현하는 것이 적합할 것입니다. 따라서 찬미가나 노래들의 가사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가사에 대한 연구는 성경에 맞는 음악인가를 결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가사들이 우리가 수용하기 가능한 감정과 신학을 표현하고 있는지 확인해 주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미사 전례서」에 있는 입당송과 ‘주례자의 기도(본기도, 예물준비기도, 감사기도문, 영성체 후 기도)’를 공부하시면 교회가 경축하는 그날 전례의 신학적인 의미를 더욱 깊이 알 수 있게 되어 선곡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독서를 통해 그날 미사의 주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만 억지로 주제를 만들려고 애쓰시지는 마십시오. 미사전례의 거행은 무엇보다 거기에 참석한 공동체의 찬미와 감사를 나타냅니다. 비록 그날 배정된 독서들이 이러한 마음가짐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하느님을 찬양하고 그분에게 감사를 드리는 찬미가들이나 노래들은 언제나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례 음악가들은 찬양하거나 감사를 드리는 찬미가를 특별히 연중시기의 미사 파견노래로 가장 적합하다고 손꼽습니다. 마지막으로 선곡된 음악은 미사 전례에서 이루어지는 전례행위와 어울리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기준은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미사전례에서 행해지는 모든 행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때에만 그 행위의 의미에 맞는 음악을 제대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은 제가 여러 곳에서 다루었으므로 이번 호에는 생략하기로 합니다. 음악을 선곡하는 분들은 위에 말한 기준들을 다른 어떤 것보다 먼저 생각해 주셔야 합니다. 이런 선택을 위한 판단은 실습과 훈련을 통해 점점 더 쉽게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안타깝게도 교구나 교회의 음악대학들이 이런 실습과 훈련의 기회를 별로 제공하지 않고 있으니만큼, 교회음악원이나 음악단체에서 제공하는 전례음악 연수회나 강좌에 참석하여 공부하는 것이, 신자들이 노래할 음악적이고도 전례적인, 다시 말해서 훌륭하고 적합한 음악을 선택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단 음악을 선곡하는 뿐만 아니라 교회음악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들, 즉 작곡가, 지휘자, 성가대원 더 나아가 신자들까지도 이런 선곡의 판단기준들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전례정신에 알맞은 성가를 만들고, 제대로 성가를 가르치고, 올바르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전례성가 봉사자들은 전례 혹은 전례음악 연수회나 강좌에 참석하여 공부를 해 나가는 것 이상으로, 개인적으로 전례와 음악분야에 관한 공부를 꾸준하게 하는 것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례거행을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으뜸가는 원칙은 ‘점진적인 장엄성(progressive solemnity)’입니다. 즉 더욱 장엄하고 특별한 전례 거행일수록 더 많은 노래가 필요하기에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 원칙은 회중들이 부를 노래를 선택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간의 평일미사와 주일의 미사전례 거행과는 그 장엄성에 있어 엄청난 차이가 나며 다릅니다. 또 본당의 주일미사 역시 부활성야의 전례거행과는 대단히 다릅니다. 예를 들면 대영광송은 부활시기, 성탄시기, 그리고 연중시기의 매 주일 미사 때 부릅니다. 대영광송을 노래하지 않는 사순 시기나 대림시기에는 자비송을 노래하도록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비송과 대영광송을 노래하는 연중시기에 자비송과 대영광송에 과도한 중요성을 줌으로써 시작예식이 너무 비대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주간의 평일미사에서는 주례자의 기도(본기도, 예물준비기도, 영성체 후 기도)를 노래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지만, 부활성야와 부활시기의 주일미사 때 주례자의 기도를 노래하는 것이야말로 축일의 중요성에 맞갖은 장엄성을 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다음 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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