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음악6: 성모 찬송가 (2) Salve Regin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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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06-17 | 조회수5,226 | 추천수0 | |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6) 성모 찬송가 ② (Salve Regina) 성모님께 당신 아들 보여주시기를 기도 몇 년 전 성 야고보 성인의 유해가 있는 성지 산티아고를 순례하였다. 프랑스 남부의 생 장 피에 드 포르(Saint Jean Pied d Port)에서 시작하여 오리송(Orisson) 산장에서 첫 날 하룻밤을 묵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 도착한 곳은 론세스바이예스(Roncesvalles)였다. 그곳에서는 매일 저녁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가 봉헌되었고, 파견 강복을 통하여 미사에 참석한 모든 순례자들이 목적지인 산티아고까지의 약 800km 순례길을 하느님의 은총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축복하였다. 집전 사제의 강복이 끝나자 누군가가 살베레지나(Salve Regina)를 부르기 시작하였고, 참석한 모든 사람과 함께 나 역시 온 마음으로 성모님을 찬송하였다. 성가가 끝나자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향해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영문도 모르고 어리둥절한 나에게 사람들이 설명하길, 동양 사람이 성모 찬송가를 함께 노래해서 고맙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레고리오 성가를 가르치는 내가 부르는 다듬어진 노래보다는, 순박한 라틴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목소리가 더욱 아름다웠으며 삶 속에 배어있는 성모님께 대한 깊은 신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날의 살베레지나는 쉽지 않은 순례 여정 중에 항상 큰 버팀목으로서의 은총이 되었다.
■ Salve Regina : 여왕이시며 살베레지나(Salve Regina)는 네 개의 성모 찬송가 중에 가장 유명한 성가이다. 성모 찬송가는 저녁기도 혹은 끝기도 후에 불려지는데, 살베레지나는 원칙적으로는 삼위일체 대축일부터 계속되는 연중시기에 사용되지만, 요즘에는 부활시기를 제외한 모든 전례 시기에 노래할 수 있다. 살베, 여왕이시여, 자비의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시여, 살베. Salve Regina, Mater misericordiae, Vita, dulcedo et spes nostra, salve. 귀양살이하는 하와의 자손들이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Ad te clamamus, exsules, filii Hevae. 울며 애원하며 이 눈물의 골짜기에서 당신께 간청하나이다. Ad te suspiramus, gementes et flentes in hac lacrimarum valle. 그러니, 우리의 변호자시여, 당신의 그 자비의 눈을 우리에게 돌리소서. Eia ergo, Advoacta nostra, illos tuos misericordes oculos ad nos converte. 당신 태중의 복되신 아들 예수님을 이 귀양살이 후에 우리에게 보이소서. Et Jesum, benedictum fructum ventris tui, nobis post hoc exsilium ostende. 오 너그러우신 분, 오 자애로우신 분, 오 부드러우신 동정 마리아여 ! O Clemens, O pia, O dulcis Virgo Maria. 성모님은 여왕, 자비의 어머니, 생명, 기쁨, 희망, 그리고 너그러우시고 자애로우시며 부드러우신 동정 마리아로서 우리의 변호자이시다. 하와의 자손으로서 원죄를 안고 태어난 우리의 삶은 주님을 온전히 뵐 수 없기에 귀양살이와 같기에,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당신 아들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여주시기를 간청하며 기도한다. - 살베레지나 그레고리오 성가의 악보. ■ 페르골레지의 Salve Regina 그중에서도 지오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 1710~1736)는 자신의 짧은 생애 중에서도 Salve Regina 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원래 소아마비 뿐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병약했던 페르골레지는 어린 나이에 이미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는데, 특히 1733년 오페라 ‘콧대 높은 죄수’(il prigionier superbo)의 막간에 삽입된 ‘마님이 된 하녀’(하녀 마님, la serva padrona)에 의해 음악사에 그의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페르골레지는 오페라 뿐 아니라, 교회음악에서도 많은 명곡을 남겼는데, 유명한 Stabat Mater 이나 미사곡 뿐 아니라 Salve Regina 에 있어서도 네 곡의 작품이 전해지고 있다. ‘두 대의 바이올린, 쳄발로, 베이스의 반주에 소프라노를 위한 작품 a-단조’와 ‘4개의 현악 반주에 소프라노를 위한 작품 c-단조’는 그의 진짜 작품으로 인정되며, ‘현악 반주의 두 명의 소프라노를 위한 작품 f-단조’는 작품의 진위성이 의심되고, ‘현악 반주의 소프라노와 베이스를 위한 작품 c-단조’는 그의 이름으로 전해지나 다른 이의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중에서 ‘4개의 현악 반주에 소프라노를 위한 작품 c-단조’(Salve Regina, c-minor per soprano con accmp. di quartetto d’archi)는 그의 Stabat Mater 처럼 말년에 작곡된 곡으로서, 6행으로 이루어진 라틴어 가사의 구조에 맞게 Salve Regina(Largo) Ad te clamamus(Andante) Ad te suspiramus(Largo) Eja ergo(Andante) Et Jesum benedictum(Andante un poco mosso) O clemens(Largo) 의 6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현악기 반주의 소프라노 음성을 통해 서정적 감성을 지닌 음향과 긴장감 있는 화성의 진행을 음악적으로 연주함으로써 비탄에 빠져 있는 현실에서 성모님께 간절히 매달리는 절실함을 기도로 표현하고 있다. 1736년 나폴리를 떠나 나폴리 근처 포추올리의 카푸친 수도원에서 요양하다 26세의 나이로 생을 마친 페르골레지는 자신의 작품 Stabat Mater과 Salve Regina를 통해서 생애의 마지막 시간을 성모님께 봉헌하였을 것이다. *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과 부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3년 6월 16일, 최호영 신부(가톨릭대학교 음악과 부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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