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가톨릭 성가 94번: 하늘은 이슬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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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03 조회수7,069 추천수0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94번 “하늘은 이슬비처럼”



교회력에 따라 2013년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대림 시기입니다. ‘도착’이라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Adventus(아드벤투스)’에서 유래한 대림은 ‘오기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시기를 기다리는 기쁨과 희망이 가득한 기다림의 때이며 회개의 시간입니다. 예수님께서 늘 우리 가운데 계시기 때문에 대림 시기는 매 순간 우리를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시기이며, 아울러 2000년 전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를 다시 맞이하기 위한 예수님의 성탄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또한 종말에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기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 가톨릭교회에서 대림 시기에 불렀던 대표적인 라틴어 그레고리오 성가로 ‘로라떼’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로마 미사곡집(Graduale Romanum)에 나타나 있듯이 대림 제4주일 입당송(Rorate caeli desuper)과 시간 전례(성무일도 Antiphonale Monasticum-Laudes et vesperas)에 대림 시기 찬미가로 불리는 곡입니다.

이 노래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전해진 것이 바로 가톨릭 성가 94번 ‘하늘은 이슬비처럼’이라는 성가입니다. 이 곡은 하늘에서 이슬비처럼 조용히 오시는 의인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을 나타내는 노래로 하느님의 분노와 우리의 죄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지만 결국 주님은 우리를 용서하러 이슬비처럼 오실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성가의 핵심은 ‘하늘은 이슬비처럼 의인을 내려다오’라고 불리는 후렴입니다. 즉 이 세상에 의인을 내려 주기를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드리는 것으로, 하늘에서 이슬비가 내리는 것처럼 이 세상을 구원할 의인들이 이 세상에 많이 오기를 기도한 것입니다. 이 성가의 1절과 2절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겪었던 고통이 드러나 있으며 3절과 4절에는 이러한 어려움에서 구해줄 자는 구원자 하느님뿐임을 확신하며 기다리는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다림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전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노래로 드리는 최고의 기도 선율입니다.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선율이나 가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노래한다면 이보다 더 아름답게 표현되는 성가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가책에서 만나는 그레고리오 성가는 전통적인 성가 악보가 아니라 5선 악보로 옮겨놓은 성가이기에 음과 가사의 맞춤이 끊어지듯 불릴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음 하나하나에 가사를 대입하기보다는 말하듯이 흐름을 따르며 노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겠습니다.

예수님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 준비되셨습니까? 이슬비처럼 내리는 예수님이 머무르실 방은 준비되었습니까? 대림 시기는 축복의 시간이며, 이 회개의 시간은 주님이 내려주신 선물입니다. 주님께서 회개와 보속으로 깨끗해진 우리 안에 내리시어 함께 머무르시고 구원하실 수 있도록 희망과 기쁨으로 거룩한 기다림의 시간을 지내야 할 것입니다

[길잡이, 2013년 12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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