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음악자료실

제목 가톨릭 성가 66번: 주의 백성 모여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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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2-09 조회수6,341 추천수1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66번 “주의 백성 모여오라”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흩어져 있던 온가족이 모여 지난 한 해 동안 감사했던 일을 나누고, 새해의 축복을 빌어주며 복주머니를 그득 채워주는 따뜻한 나눔의 정이 깃든 구정 새해. 언제부턴가 여행이라는 것에 자리를 내어주고 영상통화라는 다른 소통의 방법을 찾고 다른 시간을 이용하여 소식을 나누기도 하면서 명절의 아름다운 풍습은 조금씩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만남이라는 장을 통해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먹고 함께 웃는 그 시간 안에서 사랑이 피어나듯이 주님과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주님 앞에 나아가 그분의 말씀을 듣고 함께 한다면 그분의 사랑은 내 안에, 또 우리 안에 머무를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항상 우리를 부르고 계시고, 우리와 나누며 소통하고 싶어 하십니다.

‘덩 덩 덕 쿵덕’의 세마치장단 점음표와 셋잇단음표가 그 맛을 더해 흥겹게 우리 가락으로 노래하는 성가 66번 ‘주의 백성 모여오라’는 소통과 나눔의 장인 주님 앞에 모여와 찬미를 드리도록 초대합니다. 이 곡에 장구 장단을 곁들인다면 더욱 그 흥을 돋우어 줄 것입니다. 국악의 특징에 따라 첫 박을 센박으로 하여 구성지게 노래하는 이 성가는 두 도막 형식이며 바장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반부 8마디와 후반부의 8마디가 서로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듯합니다. 1절에서 ‘구원의 제단 앞에 모여와 주님을 찬미하라. / 그러면 축복을 받을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면, 2절에서는 ‘십자가는 큰 보배이니 십자가로의 초대에 기뻐하라. / 그리고 부활의 구원을 주신 주님께서 성삼위 영광이 되시기를 기원하라.’ 하고 이야기합니다. 후반부 시작인 9번째 마디는 4분 음표 세 개로 ‘십자가’(1절)와 ‘부활’(2절)을 강조하였는데, 특히 그 음을 세게 누르며 노래할 때 이 곡의 클라이맥스가 보다 더 잘 표현될 것입니다.

이 곡의 작곡가 김진균은 1925년 11월 8일 독립운동가 김무열(金武烈)의 5녀 1남 중 다섯째로 태어났고, 부친께서 독립운동을 하시어 1928년부터 조부 슬하에서 성장하였습니다. 조부 때부터 천주교 신자였던 김진균은 성당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서양음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1951년 대구사범대학(현 경북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1959년 오스트리아 빈 음악대학 작곡과에서 수학하였고, 1964년 ‘한국 민요의 비교음악학적 고찰’이라는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김진균은 ‘금잔디’(1947), ‘국화 옆에서’(1969), ‘모란이 피기까지는’(1972) 등의 가곡을 남겼습니다. 특히 가톨릭 성가 66번과 함께 수록되어 있는 239번 ‘거룩한 어머니’라는 곡은 1990년 6월 26일 가톨릭 국악성가 발표회 출품작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는 지금도 우리가 당신 앞에 모여 앉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주님의 말씀을 설교하실 때 사람들이 생명의 양식을 얻기 위해 모여들었듯이,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치에 머무르며 그분 말씀에 귀 기울였듯이 우리도 그분 앞에 모여 앉아야 할 것입니다. 기쁨을 더하고 슬픔을 나누며 사랑을 키우게 하는 그분의 말씀 안에서 우리의 만남도 흥겹게 어깨춤을 추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쁨의 노래를 우리의 이웃에게도 전해야 할 것입니다.

[길잡이, 2014년 2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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